바이오제네틱스 지원 · 이인재 사장 경험 · OTC 품목 특화 필요
제약사 OTC 마케터 vs 개국 약사 "레모나 광고 두고 입장 달라"

우여곡절을 겪던 경남제약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재도약을 위해 간판 제품 '레모나'의 광고 모델을 방탄소년단(BTS)으로 발탁 · 집행해 "그동안 했던 일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 다음이 일반의약품(OTC) 품목 추가 확보다.

경남제약을 인수한 바이오제네틱스는 의약품 수입업을 허가받는 등 사업을 확장해 '모회사' 역할을 한다. 소비재 · 유통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광동제약 영업 부사장 출신 이인재 사장도 영입했다.

내달 집행될 경남제약 의약외품 '레모나'의 광고 모델 방탄소년단
내달 집행될 경남제약 의약외품 '레모나'의 광고 모델 방탄소년단

경남제약의 주매출은 OTC와 레모나 등 의약외품 유통 비중이 대부분이다. 올 3분기 기준 매출 구성은 일반약 40.5%, 레모나 등 의약외품 32.1%, 건강기능식품 20.3%인 것에 비해 전문약은 1%에 불과하다. 2017년과 2018년 매출액은 각각 401억원, 414억원이었고 올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325억원이다. 2017년 영업익이 37억이었던 이후 2018년 8억, 올 3분기 16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왼쪽부터) 안주훈 경남제약 대표 · 이인재 경남제약 사장

업계 관계자 · 개국 약사들은 "최근 대표이사 변경과 내부 변화가 있었던 경남제약은 기존 브랜드 투자와 유통 매출 확대에 집중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유통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경남제약은 광동제약 유통 부사장 출신인 이인재 사장을 지난 7월 영입했다. 그는 33년간 광동에서 유통영업을 총괄하며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의 판매신장에 기여했고, 현재 경남제약의 유통영업 전략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제약은 M&A가 수차례 이뤄졌지만 최대주주 투명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거래정지가 계속된 회사였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에서 '상장폐지'로 심의된 후 올 1월 코스닥시장위에서 최대주주변경을 약속하고 거래정지 · 개선기간 1년을 확보했었다. 

따라서 경남제약은 개선계획 이행, 영업 지속성, 재무 건정성, 경영 투명성 확보라는 숙제를 안게 됐고 지난 5월 21일 라텍스 기반 의료기기 기업 '바이오제네틱스(이하 제네틱스)'는 420억원을 들여 회사를 인수했다. 열흘 지난 5월 30일, 안주훈 · 하관호 바이오제네틱스 대표는 경남제약 임시총회 · 이사회에서 각자 대표로 선임됐다.

안주훈 대표는 광동제약 개발본부장을 역임했던 R&D 전문가다. 경남제약의 대표이사와 사장 모두 공교롭게 '광동제약' 출신 인사다.

경남제약을 안고 제약·바이오산업에 뛰어든 제네틱스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지난 6월 의약품 수입업 허가 획득이다. OTC 및 헬스케어 제품을 들여와 경남제약의 유통 판매망을 활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이 경우, 경남제약은 수수료를 얻을 수 있다.

9월 제네틱스는 대만 제약사 신모사(SYNMOSA)와 OTC인 경구용 사전피임약(성분명 데소게스트렐, 에티닐에스트라디올)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제네틱스 관계자는 히트뉴스와의 통화에서 "경남제약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고 한다. 유럽 제약사의 OTC도 올해 안에 독점 판매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며 "계획한 것들은 모두 진행했고 시너지 효과가 날 부분은 더 찾고 있다"고 했다.

'아이유'와 '김수현', '아이린' 등 국내 인기가수와 탤런트를 광고 · 홍보 모델로 발탁해 인지도를 높여온 레모나에 대해선 올 10월 방탄소년단과 계약을 맺고 내달 TV광고 집행을 앞뒀다. 레모나는 연간 200억원의 매출고를 올리고 있다. 약국 전용 한정 제품인 '레모나 방탄소년단 패키지'는 출시 전이지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해졌다.

이달 5일과 15일에는 경남우황청심원액(사향대체물질L-무스콘함유)와 경남우황청심원현탁액 두 품목을 각각 허가받으며 시판할 채비를 보였다. 유사 품목을 2007년 허가받았지만 시판한 적 없이 취하했는데 최근에 재허가를 받은 셈.

경남제약 관계자는 "시판할 예정이지만 한방·한약 제제만 특화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방면으로 제품 추가하고, 유통망을 확장 중"이라고 했다.

한 제약사 OTC 마케팅 관계자는 "경남제약의 주요 경영진이 광동제약에 오래 있었던 만큼 자신이 몸 담았던 조직을 벤치마킹하지 않을까 싶다"며 "경남제약의 기존 브랜드를 확대 · 강화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뒀다고 본다"고 했다.

또 다른 제약사의 OTC 마케팅 임원은 "방탄소년단을 레모나 모델로 기용하며 일반약 · 소비재 헬스케어 중심 기업으로 재강조하려는 것 같다"며 "약국가에 경남제약을 알리려는 활동이다. 방탄소년단 팬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과감히 투자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개국 약사들은 경남제약이 '레모나' 알리기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도 냈다.

부산의 A 약국장은 "레모나에만 의존해 온 데다 가격 변동도 심했다. 일반약으로 보감탕, 피엠, 자하생력이 있지만 좀 더 일반약 다양화에 투자했으면 싶다"며 "레모나도 방탄소년단을 새로 모델로 하던데 알려진 품목에 먼저 투자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의 B 약국장도 "소비자들은 '레모나'만 안다. 레모나가 의약품에서 의약외품으로 전환할 때도 더 큰 시장을 보려 했겠지만, 약국 입장에선 아쉬웠다. 경남제약은 특화된 OTC 시판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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