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성장 기대되나 근거기반 효과갖고 그레이존 해소해야
이승민 진흥원 연구원, 최신 동향 · 기회와 과제 발표

합성신약, 바이오의약품에 이어 3세대 치료제로 주목받는 '디지털 치료제'가 기대도 받지만 상업화 과제의 고민도 잇따를 전망이다.

근거에 기반한 치료 효과를 인정받기 위해 ▶인허가(규제기관) ▶보험적용·수가(보험자) ▶처방(의료진) ▶실사용(환자)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그레이존을 해소해야 하는 데다 실제 현장과 환자의 일상에 어떻게 쓰일지 지켜봐야 하는 숙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승민 연구원

이승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미래산업기획단 연구원은 15일 오전 KFDC 법제학회 추계학술대회 '디지털헬스 혁신의료기기의 시장 진입을 위한 규제 개선'의 '디지털치료제 현황 및 국내 도입을 위한 접근 방안'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디지털 치료제란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한 치료적 개입을 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SaMD (Software as a Medical Device)의 한 종류다.

용도별로 ▶건강관리 ▶질병의 관리/예방 ▶다른 약물과 최적화 ▶질병치료로 나뉜다. 특히 모두 근거를 기반한 치료효과(RWE, Real World Evidence)를 입증해야 한다.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중추신경계(CNS, Central Nervous System) 질환과 만성질환, 인지행동치료(CBT)를 행동 변화에 쓰인다. 

IMDRF(국제의료기기규제조화기구)는 2013년부터 SaMD 규제체계를 만들었고, 미국 FDA는 Digital Health Software Pre-Cert 프로그램으로 SaMD 특성에 맞춘 간소화된 규제 틀을 제시 중이다. 개발사 단위로 인허가하는 대신 품질 문화, 조직 우수성 등 객관적 기준을 따져 업체에 자격을 준다.

디지털 치료제 규제 _ 미 FDA 디지털 헬스 소프트웨어 Pre-Cert 프로그램
디지털 치료제 규제 _ 미 FDA 디지털 헬스 소프트웨어 Pre-Cert 프로그램

2017년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의사처방 형태 FDA 첫 디지털 치료제 페어 테라퓨틱스 (Pear Therapeutics)의 리셋(reSET)은 약물중독 온라인 치료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다. 2018년 12월에는 오피오이드 중독 치료 목적으로 혁신의료기기에 지정된 리셋-오 (reSET-O)을 선보였다. 미국 내 오피오이드 중독 문제를 고려해 부프레노르핀 복약관리 등 외래치료 효과를 인정, 허가받았다. 페어 사는 치료제 개발 파이프라인이 많은 선두업체로 꼽히고 있다.

Pear Therapeutics - reSET, reSET-O (신경정신과 질환 _ 약물중독 치료)
Pear Therapeutics - reSET, reSET-O (신경정신과 질환 _ 약물중독 치료)

다만, 국내에는 디지털 치료제로 식약처에 허가·심사 중인 사례는 없다. 원격 모니터링, 환자 상태에 따른 온라인 상담·조언은 현재 논란의 여지가 있다. 가상현실(VR) 기반 뇌손상 시야장애 치료 프로그램 '뉴냅스'는 식약처 확증 임상시험계획 승인사례로 주목받은 바 있다.

최근 건강관리서비스 · 웨어러블 기기 등 하드웨어 중심 디지털헬스케어 혁신 사례가 늘고 있는데 디지털 치료제 개발과 무관하지 않을 전망이다. 건강관리 서비스에서 의료 분야로 전환 중이다.

특히 전통적 의약품처럼 근거기반 치료효과(Evidence-based therapeutical effect)가 강조되고 있다. 미국 임상현장에선 환자가 사용하고 보험사가 비용부담한다. 리스트가 낮아 대체로 Class 2로 분류되나 치료효과 개선, 경제성(비용 효과성) 입증이 관건이다.

치료제 개발이 어렵거나 기존치료제로 해결하기 어려운 미충족 질병 분야를 타겟팅해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이 크다. 환자 중심 참여 의료 실현에 기여한다. 개인 건강데이터 수집·관리, 치료과정에 능동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

향후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20.5%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시장은 연평균 30.7%로 5배 이상 커지며 만성질환과 CNS, CVD 분야도 유망하는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디지털 치료제 개발 업체는 업계 이해를 대변하는 비영리 단체로 출발해 헬스케어 시스템과의 통합을 목적으로 활동한다. 노바티스/산도스 등 다국적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그러나 아직 미국에서도 보험 적용된 사례는 없는 데다 아직 수익창출 단계라 보기는 어려운 상황. 

이 연구원은 "의약품과 같이 '근거기반 치료 효과'를 가진 제3의 치료제로서 단계별 그레이존을 해소한다"며 "실제 의료 현장(의료진 선택과 도입), 환자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쓰일지를 봐야 한다"고 했다. 혁신 의료기기에 대한 인허가 제도와 함께 신의료기술평가 적용 방식이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이 연구원의 주장. 위험도(risk) 기반 선출시 후평가 제도를 제안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디지털 치료제 산업의 명확한 개념 정립, 혜택과 치료효과(임상시험 등) 검증, 새 규제체계 정립, 기존 업계 구성원과 인센티브 재조정이 극복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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