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약회사 의약품 품질관리, 더 엄격해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8일 '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적격 인증을 받지 않은 생산시설에서 제조 생산한 다림바이오텍 '디카멕스디정'과 '디카맥스디플러스정'에 대해 '국민보건에 위해를 주었거나 줄 염려가 있는 의약품'이라는 이유로 의약품 판매중지, 회수 폐기 명령을 내렸다. GMP 적격 인증을 받지 않은 생산시설은 법적으로 무면허 공장과 같은 의미여서 이 공장에서 나온 의약품도 소비자가 복용해서는 안되는, 자격없는 의약품이다. 식약처 행정명령은 논쟁의 여지가 없는 매우 정당한 조치다.

다림바이오텍의 상황 인식은 안일하다. "너무나도 죄송스럽다"면서도 이 회사는 "품질에 이상이 없는 제품이기에 혹시 해당제품이 사용이 되었다 하더라도 안전성 유효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기존에 이 의약품을 복용했던 소비자를 안심시키기 위한 발언이겠지만, 엄밀히 말해 법을 지키지 않은 채 생산된 의약품은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 거론할 필요조차 없는 폐품이다. 소비자들이 어떤 의약품이 안전하고, 약효가 있다고 신뢰하는 것은 제약회사가 허가 당국이 제시한 안전성 및 유효성과 관련한 법 규정을 100% 지킨 것으로 믿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GMP 적격 인증을 받으려는 제약회사는 '(새로운 생산시설의) 특정한 공정, 방법, 기계설비 또는 미리 설정되어 있는 판정기준에 맞게 결과를 일관되게 도출한다는 것을 검증하고 이를 문서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제약회사들은 3배치(배치당 10만정) 분량의 의약품을 시험 생산하며 '일관된 결과의 반복'을 위해 밸리데이션 확보에 혼신을 다바친다. 예전 TV 화면조정시간과 유사한 개념이지만, 의약품 생산은 이 보다 수십만배 복잡하고 훨씬 엄격하게 진행된다. 그래야만, 이물질 혼입은 물론, 오염방지, 모든 정마다 균질한 주 약효성분 분포 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림바이오텍 홈페이지 캡처
다림바이오텍 홈페이지 캡처

언제부터인지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라고 궤변을 늘어놓는 사회 현상들처럼 법 위반은 했지만 안전성 유효성엔 문제가 없다는 식의 무책임한 변명을 일삼는 제약회사들이 나타나고 있다. 애초 허가 사항과 다르게 주성분이 바뀌었는데도,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는 제약사까지 있는 상황이면 무언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다림바이오텍도 마찬가지다. GMP와 관련한 약사법 규정을 얼마나 만만히 보았기에 무허가 공장에서 의약품을 생산해 유통시킬 생각을 했을까.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진 제약회사가 결국 '국민건강을 위한 법 준수보다 회사를 위한 돈'을 택하고 말았다는 점에서 다림바이오텍 경영진은 반성해야 할것이다.

이 참에 다림바이오텍은 물론 다른 제약회사들도 GMP는 시설의 현대화라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우수한 의약품을 만들어내겠다는 사람들의 의지와 열정이라는 점을 상기하고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좋은 장비와 현대화 시설을 했다고 미국 GMP처럼 대우 받는 것이 아니다. 법과 규정을 지켰을 때 제약회사 생산시설이지 이를 위반하면 더이상 제약회사 공장이 아니다. 식약처도 의약품상호실사기구(PIC/s) 정식 회원국가라는 나르시시즘에 깨어나 그 명성에 걸맞게 매우 엄격히 GMP 관리를 해야 한다. 톡톡히 망신을 당했던 베트남 치욕은 딱 한번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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