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신공장 GMP 적합 판정 받기 전 생산
식약처 "국민보건 위해·염려" 회수명령

(왼쪽부터) 디카맥스디정, 디카맥스디플러스정
(왼쪽부터) 디카맥스디정, 디카맥스디플러스정

일반약 보험급여 청구액이 100억원이 넘는 비타민D와 칼슘 복합제제 디카맥스 시리즈 중 맏형격인 '디카맥스디(디카맥스디플러스 포함)'가 돌연 약국가의 관심권에 올랐다. 

골다공증 환자, 임산부를 타깃으로 비타민D 보충제 역할을 해왔는데 식약처가 디카맥스를 '국민 보건에 위해를 주었거나 줄 염려가 있는 의약품'이라며 특정 제조번호에 대해 회수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히트뉴스 취재 결과, 다림바이오텍은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에서 강원도 원주시로 지난 9월 공장을 이전한 후 식약처에 GMP 적합판정을 받지 않은 채 일부 제품을 생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약사법에 기재된 절차를 무시한 채 생산부터 서두른 것이다.

11일 식약처 의약품관리과(당시 의약품품질과)의 2017년 '의약품 GMP 적합판정 및 적합 판정서 발급' 자료에 따르면 일반 원칙상 제조소별로 제형군에 대해 GMP 적합 판정서를 발급받아야 해당 제형군 내 약전 제형 품목을 제조·판매할 수 있다. 

다림바이오텍은 제조소(향남공장, 원주 신공장)별로 제형군 별 자사 품목(디카맥스디정, 디카맥스디플러스정)에 전주기 GMP 기준 적합함을 인증·유지·관리할 의무가 있고 GMP 상황을 평가받은 후에야 생산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런데 기존 향남공장만 완제의약품 ▶내용 고형제(정제) ▶특수 제제(성호르몬제제(내용고형제(정제)))에 한해 GMP 적합 판정서를 보유 중이었다. 원주 공장은 GMP 적합판정을 받지 않았다.

따라서 다림바이오텍은 동일 규칙 제48조 제9호(의약품 제조업자는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을 준수할 것)을 위반하게 돼 약사법 제71조(공중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할 방법으로 폐기한다)에 의해 강제 회수 명령 조치를 받았다.

디카맥스디정은 9월 4일과 16일, 17일에 제조된 제조번호 B19037, B19038, B19039, B19040, B19041, B19042, B19043, B19044, B19045, B19046 등이 회수된다. 디카맥스디플러스정도 9월 6일 제조된 B19010, B19011, B19012, B19013, B19014, B19009이 회수 대상이 됐다.

이를 지켜본 제약업계와 약국가는 "회사 측이 기본법 준수보다 제품을 빨리 만들어 내려는 안일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대한약사회는 지난 11일 시도약사회에 식약처의 '다림바이오텍의 판매중지 회수 폐기 명령 알림'을 안내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도치 않은 위반이면 모를까, 생산이 급해 의도한 것이다. 도덕적 해이"라며 "업체 스스로 안일한 자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A 개국약사는 "제조 품질 기준에 안 맞는 약이 약국에 들어온 것 자체가 황당하다. 도덕적인 것을 넘어 실정법 위반"이라며 "우리 약국에 해당 제조번호 제품이 있다. 빨리 도매에 연락해 반품하겠지만, 환자들에게 이미 처방한 약국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한약사회도 이를 전국 약국가에 알렸지만 개국가는 회수 사유(국민 보건에 위해를 주거나 줄 염려가 있는 의약품)가 납득되지 않는다며 궁금하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다림바이오텍 관계자는 히트 뉴스와의 통화에서 "의도한 일이 아니다. 생산시설이 향남에서 원주로 이전해 GMP를 품목별(현 규정상, 제형별)로 인증받아야 하는 게 맞다. 예상 시기보다 GMP 인증과정이 지연되고 있었다"며 "행정절차상 오류가 있어 인증 완료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 출하 후 판매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전성과 유효성 등 품질 자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충분히 인지한 후 오늘 자로 (도매업체와 병원 약제부에) 공문을 보내 회수하겠다고 밝혔다"고 했다. 공장 관계자는 "GMP 적합판정서 발급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림바이오텍 서울사무소 전경

향후 후속 조치에 대해선 "유통업체들에 공문을 전달했고, 출하 양은 받아봐야 알 수 있다"며 "무마시키려는 의미는 없다. 인정하고, 선제 대응에 나서기 위해 내부 조율 중"이라는 게 회사의 입장이었다.

디카맥스디는 2015년 35억, 2016년 48억, 2017년 59억, 2018년 58억 원의 청구실적을 올리며 매년 증가했다. 타 품목인 디카맥스1000과 합하면 디카맥스 시리즈로 2017년, 2018년 100억 이상의 실적을 기록해왔다. 

한편, 디카맥스디는 올 6월부터 약국가에 품절이 잦았던 품목이었다.

다림바이오텍 웹 사이트를 통해 일부 약사들은 "시중에서 약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재공급 일정 안내도 없다. 품절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회사 측은 "당사의 생산공장 이전으로 인해 일부 제품은 수탁사가 생산하고 있으며 공정이 일부 변경돼 한시적으로 공급이 지연됐다"며 "입고가 순차적으로 진행돼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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