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숙기자가 직접 체험하는 CSR| 화이자업존의 'R.E.D 캠페인' 현장에서

“엄마, 저기 그려진 빨간줄과 파란줄은 뭐에요? 저기 왜 벌레가 그려진 거에요?”

일요일 낮 12시 여의도 IFC몰.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의 시선은 윤다인 작가의 바디페인팅 퍼포먼스에 쏠렸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즈음으로 보이는 어린 아이들은 연신 핸드폰 카메라 플래쉬를 터뜨리며 이렇게 물어봅니다.

10일 여의도 IFC몰. 윤다인 작가의 바디페이팅 퍼포먼스를 통해 '통증'을 접하는 가족단위 관람객이 많았다. 

그 옆에선 ‘통증’이라는 단어도 모를법한 두세살 쯤 돼 보이는 아이가 엄마 품에 푹 안겨서 눈만 빼꼼히 내밀고 봅니다. ‘통증’의 무서움을 윤 작가의 작품에서 처음 느껴봤을까요?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누구나 공통의 정서를 불러오는 예술의 힘을 새삼 느낍니다.

'통증' 뜻도 모를 아이가 엄마 품에 안겨 무섭다며 귀엽게 찡그리고 있다.  

화이자업존이 신경병증성 통증 인식 개선을 위해 시작한 ‘R.E.D 캠페인’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인식(Recognize)하고, 적극적으로 표현(Express)함으로써 조기 진단(Diagnose)까지 이끌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19일 여의도 IFC 몰에서 신경병증성 통증을 시각화해 표현하는 ‘Pain Is Not an Illusion’ 바디페인팅 퍼포먼스가 진행됐습니다.

이날 바디페인팅 퍼포먼스를 맡은 윤다인 작가는 착시효과를 일으키는 독특한 일루전 아트로 미국 토크쇼인 NBC 엘렌쇼(The Ellen DeGeneres Show)에 출연하는 등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예술가입니다.

윤 작가는 자신의 얼굴과 몸을 캔버스 삼아 일루전 아트 기법으로 신경병증성 통증을 표현했습니다. 신경병성 통증의 대표 증상인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화끈거림 ▲전기가 오는 느낌 등을 각각 세 예술가들이 바디페이팅 퍼포먼스를 통해 대중들에게 전달했습니다. 단순히 바디페인팅뿐만 아니라 통증을 연상케 하는 배경음악, 병원을 형상화 한 무대 디자인까지 윤 작가의 세심함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화끈거림, 전기가 오는 느낌, 작열감 등을 바디페인팅 퍼포먼스로 표현하고 있는 윤다인 작가와 아티스트.

이후 아트 토크 콘서트를 통해 캠페인을 참여하게 된 취지와 작품이 의미하는 바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개인적으로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했지만, 단순히 제품 홍보가 아닌 ‘질환’을 알리는 공익적 캠페인이어서 망설이지 않고 참여할 수 있었다”며 “보통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쉽게 인식하기 어렵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통증을 시각화하려고 노력했다. 사람들이 쉽게 인식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주말 쇼핑이나 외식을 위해 IFC몰은 찾은 시민들은 윤 작가의 퍼포먼스에 매료돼 행사 스태프에게 캠페인 취지를 묻기도 했습니다. 특히 가족단위로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아이들과 예술 공연을 즐기면서 동시에 ‘통증’이라는 질환을 ‘바디페인팅’을 매개로 좀 더 친숙하게 느끼는 듯 보였습니다.

글로벌 제약회사의 질환 알리기 캠페인은 매년 이뤄지는 행사입니다. 자신들이 보유한 품목의 적응증을 알리는 것 역시 그들에겐 ‘마케팅’의 일환입니다. 대중에게 질환을 알려 ‘질병 예방’을 도모할 수 있는 공익적 특성도 있습니다. 이처럼 마케팅과 ‘질환 알리기’라는 두 가지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제약사가 대중을 상대로 하는 질환인식 캠페인을 기획하는 게 쉽지만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최현범 한국유씨비제약 부장은 히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중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펼쳤을 때 규율하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때문에 회사가 자체적으로 파악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광고가 아니더라도 자칫 광고로 비춰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회사가 (이런 측면까지) 감수하긴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화이자업존 관계자 역시 “회사 컴플라이언스(CP) 등을 모두 준수하면서 이번 행사를 기획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귀띔해 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이자업존은 다른 회사가 선택하지 않는 독특한 방식으로 대중에게 보다 친숙하게 질환 알리기에 나섰습니다. 한가로운 주말 오전 IFC 몰을 찾은 사람들은 윤 작가의 바디페인팅을 통해 ‘통증’을 한 시간동안 집중할 수 있었으니깐요. '통증'이라는 단어도 모르는 아이가 통증이 무서운 것이란 걸 느꼈습니다. 아이들에겐 교과서에 나온 따분한 몇 줄의 글이 아닌, 흥미로운 바디페인팅을 통해 한결 쉽고 친숙하게 다가갔을 것입니다.  

단순히 자신들의 사옥에서 임직원 몇 명과 ‘OO환우를 응원한다는 팻말’이 적힌 사진 몇 장과 사내행사 보도자료를 언론에 뿌리는 행위보단 이번 화이자업존의 캠페인은 훨씬 ‘질환 인식’이라는 본질에 가까운 행사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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