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 약국 경영 활성화 강조… 팜엑스포서 캠페인 · 설문
약국 "도움될 것 같지만 지명구매는? 환자와 신뢰쌓기 숙제"

"약국 경영하기 힘들다, 일반의약품(OTC) 판매가 안 된다"고 약국가가 한숨을 내쉬는 가운데, 고객의 니즈를 찾아보자며 일부 제약사들이 개국 약사들을 독려하고 나섰다.

OTC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질환의 개선과 관리를 위해 상호보완될 수 있는 또 다른 OTC를 약사가 복약 상담을 통해 제안하자는 것이다. 약국은 경영이 활성화되고 소비자는 치료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제약도 매출을 높일 수 있는 '1석 3조'라는 취지다.

지난 3일 코엑스에서 열린 '팜엑스포'에서 동국제약은 일반약 보완제품 연계판매 독려 캠페인을 진행했다.
지난 3일 코엑스에서 열린 '팜엑스포'에서 동국제약은 일반약 보완제품 연계판매 독려 캠페인을 진행했다.

동국제약은 지난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7회 팜 엑스포에서 '약국경영 활성화를 위한 일반의약품 보완제품의 연계 판매' 캠페인을 홍보하기 위해 전시 부스를 운영했다. 회사 부스는 '가장 선호하는 연계 판매 유형에 스티커를 붙여달라'며 선호 유형을 설문조사로 진행했다. 

박혁 동국제약 마케팅부장

박혁 동국제약 마케팅부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보완제품 연계 판매 캠페인을 진행했다. 약국에 긍정적 효과를 알리려는 차원"이라고 했다.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구내염연고/액/가글제와 기능성비타민제'와 '상처연고와 상처분말' 사례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보였다.

이 캠페인은 2년 전부터 진행됐고 약국을 찾는 소비자들이 평균적으로 1만 원 미만으로 1.1품목을 구매하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제품이 인기를 끌어도 약국 경영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혁 부장은 지난 9월 IQVIA(아이큐비아) 주최 'Adapting to Rapidly Evolving CH landscape (빠르게 변화하는 컨슈머헬스 환경에 대한 적응 방안은)' 행사에서도 "조제 환자에게 보완될 일반약을 연계 판매하고, 일반 약 구입 평균금액이 1만 원 정도인 소비자에게는 구입 객단가를 높일 보완 약을 제안해보자"고 말한 바 있다.

약국은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고 환자들에게 약사 직능을 발휘해, 질환의 빠른 개선을 도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OTC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타 제약사들도 '보완제품 연계 판매' 전략을 쓰거나 동국제약의 캠페인을 주목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OTC 마케팅에 몸담아 온 제약사 고위 관계자는 "약사 대상 연수 교육에선 보완제품 연계 판매 교육이 많이 이뤄졌고 각사 영업사원들도 디테일 하고 있었다"며 "이를 동국제약이 공개 캠페인으로 추진한 셈이다. 약사들이 믿을 수 있도록 근거 중심 · 보완 효과를 강조해야 하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또 다른 제약사의 OTC PM은 "치약도 칫솔과 함께 판매해야 흐름과 호응이 오른다. 우리 회사도 제품 특색에 맞춘 연계 판매를 약사들에게 알려 왔다. 활용한 결과 약국 경영이 활발해졌고,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했다.

약국가는 "좋은 아이디어로 보이지만 지명구매 소비자들에겐 어떻게 상담해 연계 판매를 이끌어 내야 할까"와 "약사의 성향에 따라 다를 것으로 보인다"는 반응이었다. 지명구매를 하는 소비자는 '그 제품'만 구매하고 약국을 나가려 하는데, 복약 상담으로 연계판매가 가능하겠냐는 의문이다.

황은경 약사

개국 약사들을 대상으로 일반 약 보완제품 연계 판매에 대한 강의를 1년여간 진행한 황은경 약사(부산 오거리약국)는 히트뉴스와의 통화에서 "약사로서 환자들에게 부가적인 이익을 줄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특정 회사 제품으로 한정 짓지 않더라도 일반 약은 그 자체로 소비자가 약국에 오게 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황 약사는 '1+1 (일 더 하기 일)'이 2가 아닌 3과 4를 얻도록 돕게 하는 게 '연계 판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약국은 제품 배열과 보완 · 연계에 대한 설명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잇몸이 좋지 않아 잇몸 약을 복용하고 있으니 관리 가능한 잇몸 치약 등을 같이 쓰는 건 어떻겠냐"고 언급하는 것.

황 약사는 "환자와 만나 복약지도로서 대화할 때 활용하면 된다. 복용 후 효과를 본다면 신뢰 관계를 쌓을 수 있다. '이 약사는 이번엔 어떤 약의 이야기를 할까'라며 단골로 만들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황 약사는 이런 설명을 지명구매 소비자들에게는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이들은 가격을 묻는 구매자일 뿐, 우리 약국에 단골이 되려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에게는 가격과 제품 이야기보다 증상을 먼저 물어야 한다"고 했다. 증상과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듣고, 특장점과 보완해야 할 점을 설명한 뒤 연계 판매로 이뤄지는 과정이다.

황 약사는 "소비자가 약사 말을 귀 기울여 듣고 구매하는 제품을 '약'으로 본다. 따라서 이들을 위해 자세히 상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혁 부장도 보완제품 연계판매가 소비자의 언멧니즈(미충족 수요)를 찾고 인식을 전환할 방법이라고 전했다. 

또, 박 부장은 "OTC 시장 성장이 약국과 제약의 성장과도 같다. OTC라는 배를 약국과 제약이 함께 탔다. 소비자가 관심을 두고 스스로 건강관리 하는 '셀프메디케이션' 시대를 찾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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