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역~보건의료행정타운 순환버스가 드디어...

제약바이오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둥지를 튼 곳은 충청북도 오송입니다. 이곳에는 식약처 뿐만 아니라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보건산업진흥원, 보건복지인력개발원도 내려와 있습니다. 2010년 11~12월 사이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있던 이 기관들이 내려오면서 이곳은 오송보건의료행정타운이라는 명칭을 얻었습니다. 이쯤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왜 이 곳까지 내려와 ‘바이오헬스산업’ 육성 의지를 밝혔는지, 그 상징성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런데 제약바이오 행정의 메카로 자리잡은 충북오송에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좀 어려운 말로 하자면 ‘정주(定住)여건’, 자리잡고 살만한 주거나 편의시설이 변변하지 못하다는 불만입니다. 보건의료행정타운 같은 배후의 행정여건을 덤으로 알고 자리잡은 지역기업들은 이런 문제들로 인력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입니다.

지난 8월 충청북도 바이오산업국 주관으로 열린 ‘바이오헬스 제2도약 추진협의회’에 참가한 기업들의 기본 요구도 바로 이런 문제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KTX(SRT) 오송역에서 보건행정타운을 한바퀴 “휘” 돌아주는 순환버스 도입은 이구동성이었습니다. 물론 오송역 순환버스는 청주시 관할이라 충북도 공무원입장에선 ‘머쓱’한 일이긴 합니다.

꼭 한 달 남짓 지나 오송역에서 515-1, 515-2 순환버스를 목격했습니다. 알아보니 청주시가 10월 12일에 오송역에서 보건의료행정타운을 순환하는 시내버스 노선을 신설했다고 합니다. 누구의 노력이 통한 것인지 헤아릴 길은 없지만 지역 기업인들이 이구동성했던 불만 중 하나가 이제라도 해결됐으니 기분 좋은 일입니다. 오송역에서 식약처가 있는 보건의료행정타운까지 선뜻 가겠다고 하는 택시기사를 만나기도 쉽지 않습니다. 생계 문제라 식약처까지 가는 5천원짜리 손님을 반갑게 태우는 택시가 없다고 타박할 일도 사실 아닙니다.

새로 생긴 515-1, 2버스는 2019년식 현대 뉴 슈퍼에어로시티 F/L 개선형 디젤차량이라고 합니다. 충북대약대, 보건의료행정타운, 충북화장품임상연구지원센터, 대웅제약, 충북보건환경연구원,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을 515-1번과 2번이 각각 역순으로 하루 14~15회 운행합니다. 강내면 가는 515번 버스를 혼동하면 보건의료행정 서비스와는 영 멀어지게 된다는 점은 주의하세요.

“순환버스가 없어 차를 샀다”는 푸념도 있지만 정주여건은 일정부분 경제논리를 따라간다는 점에서 여유를 갖고 바이오헬스 메카 오송의 봄날을 515-1, 2번 속에서 상상해보고 싶습니다. 한 걸음을 떼야 두 번째 걸음이 가능한 법이니까요.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