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대표 "면역항암제와 만나면 시너지 클듯"

이중항체 기반 전임상단계 5개 파이프라인

에이비엘바이오(ABL Bio)가 최근 미국 바이오벤처 트리거테라퓨틱스(TRIGR Therapeutics)와 이중항체 기반 항암제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해 주목받았다.

이번 계약으로 트리거테라퓨틱스는 에이비엘바이오가 가지고 있는 비임상단계 5개 항암제 후보물질의 글로벌 권리(한국 제외)를 양도받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계약금으로 약 430만 달러를, 향후 연구개발 등에 따른 마일스톤으로 5,000만 달러를 받게 된다.

이번 기술수출 배경은 최근 화두인 오픈이노베이션의 일환이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12일 히트뉴스와 만나 “미국 바이오기업 호프가 면역치료제에 중점을 둬 만든 회사가 트리거테라퓨틱이다. 우리는 연구기반 회사기 때문에 연구에 집중할 수 있어 신약개발 앞단을 책임진다. 트리거테라퓨틱스는 상업화에 강점이 있는만큼 약물 개발 뒷단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현 트리거테라퓨틱 대표가 중국계이면서, 로슈 중국지사 대표도 역임했기 때문에 향후 중국시장 진출에도 용이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신무기는 '4-1BB'라는 항체물질이다. 이 회사 파이프라인의 핵심 개념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4-1BB는 종양괴사인자(Tumor Necrosis Factor; TNF α)에 속하는 (super family) 물질이다. 4-1BB를 통해 면역세포 중 하나인 T 세포를 유도할 수 있다. 이 T 세포는 종양(tumor)을 공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 4-1BB 모델은 간독성(liver toxicity)이 문제였다. 간독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중항체를 이용해 4-1BB와 트라스투주맙 등 항암제를 붙여주는 전략을 취했다. 예를 들어, 종양 세포와 혈액 세포(blood cell)을 함께 배양(co-culture)한 후, 이중항체를 가하면 항체 중 한쪽은 tumor에 붙고, 한쪽은 T 세포에 붙어 종양 세포와 T 세포를 교차(cross-linking)시킨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4-1BB의 신호(signal)가 증가한다”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이런 이중항체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이 대표는 면역항암제와 시너지 효과를 꼽았다.

그는 “단순한 여러 항암제를 섞는 방식(병합요법)보다는 이중항체를 이용하면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이중항체를 이용해 종양 세포와 T 세포를 교차해 종양 미세환경(tumor environment)에서 두 세포가 상호작용하는 것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면역항암제의 항암 효과도 얻고, 이중항체를 통해 T 세포를 종양 치료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중추신경계 약물과 세포치료제 개발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그는 “4-1BB를 이용하면 약물이 혈뇌장벽(BBB)을 통과하는 비율을 높일 수 있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파킨슨병 파이프라인 외에도 초기 단계이지만 알츠하이머 치료제 파이프라인도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면역세포치료제 분야도 도전해 보고 싶다. CAR-T는 현재 경쟁이 너무 심하기 때문에 CAR-NK 세포치료제 쪽에 향후 1~2년 내 연구를 진행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에이비엘바이오는 2016년 설립됐으며, 27개월만에 1,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았다. 늘어난 투자금액으로 새로운 인력을 보충하고 다른 연구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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