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한미·보령·일동 가세...유통개혁 멀지 않아

온 세상이 '인터넷과 웹(이하 '인터넷'이라 함)'의 광풍이다. 인터넷이 우리 인간의 생활패턴과 기업의 상관행(商慣行)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을 활용한 전자상거래 시스템이 지금 유통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종래의 제품(상품) 공급자들은 특정의 물리적 장소에서 고객들과 일대일 방식으로 직접 대면해 왔으나, 전자상거래 시스템에선 '사고파는' 의사결정과 대금결제 및 판촉활동 등이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cyberspace)에서 함께 동시에 이루어진다.

생명관련 특수제품으로 구성된 규제시장의 대명사 의약품유통시장도 이 흐름을 비켜가지 않고 있다. 요즈음, 제약업계의 전자상거래 시스템인 '온라인몰(online mall)'이 이러한 시대적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더샵(대웅제약)은 2009년, HMP몰(한미약품)은 2012년, 일동샵(일동제약)과 팜스트리트(보령제약)는 2017년에 설립·운영되고 있다. JW중외제약을 비롯해 다른 제약사들도 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 제약사들의 온라인몰은 기존의 전통적 의약품 유통체제 및 사고방식 가지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고 구축할 수 없는 것들을 해주고 있다.

거리를 소멸시킴으로써 장소적 위치의 중요성과 유용성을 사라지게 하고, 시간을 동질화함으로써 개점 시간과 폐점 시간 그리고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 등과 같은 일정한 근무시간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나 어디서나' 오케이다. 필요할 때 장소·시간 불문하고 의약품과 관련 상품 등을 손쉽게 사고팔 수 있도록 해준다. 울릉도나 뉴욕에서도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약국이나 병의원 등 요양기관을 위해, 제약사의 자사 제품(도입상품)은 물론 도매유통사들을 입점 받아 이들의 상품을 통해 구색갖춤 편의를 제공하고 다품종·소량·다빈도 공급을 가능케 하며 또한 약사법령이 허용하는 금융비용 즉시할인과 무이자 할부결제 수단 등으로 금융지원을 하는 등, 도매유통 기능과 역할을 원스톱(one-stop)으로 수행해 준다.

제품(상품)의 판촉 및 광고 선전, 의약품에 관한 제반 유용한 정보 제공, 영업정책과 시장동태 알림 및 요양기관에 대한 경영정보 제공 등의 장(場)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준다. MR(Medical Representative 판촉사원)과 MS(Marketing Specialist 영업사원)의 역할을 대행해 주는 것은 물론이다. 따라서 이 기능은 기업경영 관점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노동(일자리) 관점에서는 나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다툼의 여지가 크다. 대안 마련이 필요한 온라인몰의 유일한 기능이다.

제각각이던 제약과 도매유통 및 요양기관 시장을 '의약품 공동체 시장'으로 한데 묶어 블록(bloc)화 해준다. 몰 참여업체들의 발전된 공동의 유통목표 설정과 실현으로 앞서가는 공동 성공과 발전을 가능하게 해준다.

영업장용 건물 건축과 유지관리 및 감가상각 등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과 영업·판촉 인력 인건비 등의 절약을 가능케 하여 가격 경쟁력을 높여줌으로써 참여기업체가 경쟁우위에 설 기회를 만들어 준다.

이러한 혁신적인 기능들을, 제약사들의 온라인몰이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도매유통업계가 긴장하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혹여 온라인몰에 참여하지 않는 다수의 유통사들이 패싱(passing)되는 공급루트가 활성화되면 어쩌나 우려해서 그럴 것이다. 도매유통업계와, 2013년 더샵 그리고 2015년 온라인팜과의 격렬했던 갈등사건이 아직 잊힐 시간이 아닐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아직 생각보다 의약품시장에서 전자상거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제약사 및 그 외의 온라인몰을 통한 거래액과 도매유통사들의 전자상거래 매출 등을 감안하면 약5조원대 규모의 시장으로, 전제 의약품시장(공급받은자 기준) 단순집계치인 약 57조원(2016년 완제의약품유통정보통계집 심평원)의 9% 정도로 봐진다.

그 비중이 아직 높지 않은 이유는 의약품의 특수성과 시장의 과당경쟁 상태로 인해 인간적인 대면 일대일 판촉과 영업 활동이 계속 선호돼 왔고 의약품시장 자체가 상당히 보수적이고 제약 및 유통업계가 매우 폐쇄적일 뿐만 아니라 유통 체제와 활동에 법적 규제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디지털시대의 가공할 혁신 바람이 사회 전통을 급속하게 무너뜨리고 있고, 의약품시장 구성원의 사고도 시장규제의 양대 상징적 본보기인 리베이트쌍벌제와 약가일괄인하제도 이후 예컨대 영업사원 출입이 금지되고 CP 윤리경영이 도입될 만큼 몰라볼 정도로 크게 변화하고 있으며, 제약사 온라인몰 등 전자상거래 시스템의 유용성이 전통적 유통 시스템보다 월등한데다 지금 그 바람이 일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의약품 전자상거래 시장은 매우 유망할 것으로 판단된다.

의약품 유통 개혁의 날이 이제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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