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오메프라졸 "언제든 괜찮아" 한미 에소메졸, 약국가에 안내

라니티딘 제제가 시장에서 사라진 지 한 달째, 동일한 계열의 H2 수용체-길항제와 PPI(프로톤펌프억제제) 계열 약물들 간의 '스위치 마케팅'이 치열하다. 의사전용 지식·정보 공유서비스 인터엠디가 1000여명의 의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화성 궤양 등 소화기질환 치료 시 어떤 계열 약으로 대체 처방하는가"에 대한 질문제 PPI 제제가 44%로 1위 였다.

PPI 계열은 오메프라졸과 에스오메프라졸, 라베프라졸, 란소프라졸, 판토프라졸, 덱슬란프라졸, 일라프라졸 등 7개 성분이 있다.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원외 처방 규모는 4175억원이었는데, 최근 라니티딘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PPI는 그동안 위산분비 효소인 프로톤 펌프를 억제해 위염,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 등 위장관 치료에 적극 쓰여왔다. 특히 PPI는 "아침 식전 30분~1시간에 먹어야만 효과가 있다"는 의·약사들의 견해와 달리 "반드시 식전에 복용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낸 곳이 있다. 

지난 29일 HMP몰에는 '에소메졸'이
"식전-식후 관계없이 복용" 가능하다는
안내 메시지가 게재됐다.

PPI를 1~2주 가량 복용하면 대부분의 위식도 역류질환자들의 증상은 줄어드는데, 증상이 완화되면 환자들은 복약을 잊거나 시간을 잘 맞추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아침 식전 복용에 적응하는 일도 쉽지 않다. 복용 시간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면, 환자들은 필요할 때 바로 복용이 가능하다는 매리트를 갖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품목허가현황에 따르면 PPI 제제 7개 성분 중 하나의 적응증이라도 "아침식전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한다"는 용법용량이 명시된 성분은 ▶란소프라졸 ▶판토프라졸 ▶일라프라졸 등이다. 

나머지 4개 성분 ▶에스오메프라졸 ▶ 라베프라졸 ▶ 오메프라졸 ▶ 덱스란소프라졸 은 용법·용량에 '식전·식후' 복용에 대한 언급이 없다. 식전·식후 관계없이 복용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한미약품 관계사 온라인팜은 지난 29일 의약품 약국 유통 채널(온라인몰) HMP몰 팝업창을 통해 에소메졸 복용법을 일시적으로 안내했다.

PPI 제제의 통상적인 복용법인 '최소 식전 1시간 전 복용'이 아니라 에소메졸은 '식전·식후 관계없이 복용'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라니티딘 제제가 시장에서 사라진 이후 PPI 제제가 대체처방 중인 것과 관련해 HMP몰을 통해 약사님들의 문의가 있었다"며 "(연구 데이터를) 확인해본 결과 에스오메프라졸 제제 자체는 식전 · 식후 관계없이 복용이 가능했다. '식전 복용'이라는 기존 처방패턴 외에 약사님들의 복약지도를 편리하게 돕고 싶어 이같은 메시지를 알리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부 약사들은 "성분이나 기전이 바뀐 게 아닌데 복용법이 변경됐는지에 대해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
(에스오메프라졸 계열 오리지널 약물)

한미약품 관계자는 "원래 식전 · 식후 관계없이 가능했던 약물을 알리기 위해 이같은 복용법을 안내하려는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에스오메프라졸 계열 약물 오리지널인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도 국내 허가를 받을 당시 식전·식후 복용을 구분짓지 않았다. 

미 FDA에 허가받은 넥시움정의 인서트 페이퍼에도 'Taking this medicine'(이 약을 복용할 때) ▶ You can take your tablets at any time of the day(하루 중 언제든지 태블릿을 휴대할 수 있다) ▶ You can take your tablets with food or on an empty stomach (정제를 음식과 함께 복용하거나 공복에 복용할 수 있다)고 기재됐다.

넥시움은 '넥시움주'와 '넥시움정' 등 2가지 제형이 국내 허가를 받고 시판 중이다.

한미약품은 이스라엘의 Rabin Medical Center의 소화기 내과 Boltin D. 박사가 지난해 발표한 'Effect of Postprandial Administration of Esomeprazole on Reflux Symptoms in 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위식도 역류 질환에서 에소메졸의 식후 역류 관리의 효과) 임상결과를 현장에 안내 중이다. 

연구 대상은 최소 1달 이상 에소메프라졸 40mg을 복용 중이고 GERD를 진단받은 18~75세 환자 44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단일기관, 무작위배정, 대조, 오픈라벨 연구로 2주동안 40mg 에소메프라졸을 식사 30분 전 매일 복용하게 한 후, 환자들을 식전복용군 또는 식후복용군으로 무작위배정했다. 이후 환자들을 4주동안 관찰했고 GERD 증상의 발생빈도와 심각성, GERD-HRQL 설문지를 작성했다.

에스오메프라졸 식전·식후 투여군의 GERD 발생빈도, 심각성, 건강 관련 삶의 질을 비교한 결과, 식전 복용군과 식후 복용군 두 군의 유의미한 차이가 없음이 입증됐다.

지난 2012년 당시 한국다케다제약과 제일약품은
음식물 섭취와도 무관한 '덱실란트'(성분명: 덱스란소프라졸)
캡슐의 국내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PPI 제제의 단점으로 꼽혔던 '식전 복용'과 무관하다고 밝힌 약물은 2010년 한국다케다제약에서 제일약품이 'PPI 신약' 도입할 당시에 알려진 덱실란트(덱스란소프라졸)과 에소메졸까지 두 품목이다.

PPI 시장은 물론, 라니티딘 대체재로서의 경쟁까지 펼치는 제산제 시장에서 '식전·식후' 복용 편의성을 강조하는 약물들의 향방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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