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파마컵 야구대회 예선전 이어, 준결승서 승리

"굿 피처, 나이스 피처, 1루 견제 조심, 화이팅!!"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리던 25일 금요일 저녁 8시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산 59-1번지 에코랜드 야구장에선 'LS용산타워 더비'가 열렸다. 25층 한국얀센과 9층 한국GSK는 이날 '제4회 파마컵(Pharma CUP) 야구대회 준결승'에서 맞붙었다.
 
네비게이션을 따라 한참을 달려 산 중턱에 이르렀을 때 조명 아래 아담한 야구장이 드러났다. 경기는 열리지 않고 있었다. 소나기를 피하려 양측 선수들은 각자 더그아웃에 모여 굵어진 빗줄기를 원망스럽게 바라보았다. "지나가는 소나기야. 금방 그칠 거야."
 
그들의 소망대로 비는 잦아들었고, 심판이 경기장으로 나서자 일제히 "파이팅"을 외치며 자기 자리를 박차고 그라운드로 소년들처럼 튀어나갔다. '삽결살에 소주한잔 불금'을 버릴만 해 보였다.  
 
어웨이 팀으로 경기에 나선 GSK 선수들에게 이날 준결승은 빚을 갚아주는 날. 파마컵 예선에서 얀센에게 12대 9로 한 차례 패했기 때문이다. 예선 4위로 준결승에 진출한 GSK는 이 날도 예선 1위로 올라온 얀센의 벽을 넘지 못했다.
 
GSK는 1이닝이 끝났을 때 12대 1로 밀려 패색이 짙었지만, 2이닝 7점을 만회해 대등한 경기를 이어가나 싶었다. 그런데 이어진 2회말 얀센 공격에서 11점을 대량 실점하면서 사실상 전의를 상실했다. 3회초 2점을 뽑았지만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7이닝 경기였지만, 2시간을 넘어서 경기를 할 수 없다는 대회 규정에 따라 얀센의 3회 말 공격없이 그대로 마무리됐다.
 
승부는 치열했지만 경기는 아마추어답게, 동종 업계인들답계 인간적 풍미가 물씬 풍겼다. 던진 공이 타자를 향하면 투수는 "어이쿠 죄송합니다"라며 사과했고, 상대팀 4번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면 수비팀 포수는 "4번 4번, 잘 치시는 분이야, 집중 집중"이라고 외쳤다.
 
얀센은 28일 또다른 준결승전의 승자인 한국로슈와 다음 달 1일 오후 7시 40분 에코랜드 1구장에서 대망의 결승전을 갖는다. 우승을 하면 트로피와 60만원 상당의 야구용품을 받는다.
 
한편 10월부터 예선에 들어가 결승전을 눈 앞에 두고 있는 파마컵은 외국계 제약회사 야구 동호인들의 경기. 예선은 A조 한국로슈 사노피젠자임 한국오츠카, B조 한국얀센 한국애브비 한국GSK, C조 한국MSD 한국아스텔라스 한국에자이 9개팀이 참여했다.
 

한번 공격이 시작되면 볼넷으로 출루하고, 한두번 투수 견제가 끝나면 어김없이 2루 도루를 감행하고 이렇게 주자가 쌓여 안타가 나오면 대량실점으로 이어졌다. 홈인하는 GSK 선수의 여유와 수비를 바라보는 얀센 포수의 허탈한 표정이 엇갈린다.

상대팀 투수의 투구 리듬과 템포에 맞춰 연습스윙을 하며 홈런을 꿈꾸고 있는 얀센선수. 그는 공격이 길어진 2회 두 차례 공격에 나서 한번은 삼진 아웃, 또 한번은 내야 아웃을 당한 후 더그 아웃으로 웃으며 돌아왔다.

선수들은 플레이어이자, 관중이었고, 치어리더였다. 야구장 인근에 살고 있는 나방은 조명 따라 날아왔다가 2시간 경기내내 안전망에 붙어 선수들을 물끄러미 지켜보며 응원했다. 여운 때문인지 경기가 끝이 났을 때도 날아가지 않았다.

한번 공격이 시작되면 도무지 끝이 날 줄 몰랐다. 7이닝 경기지만 3회초 공격이 끝났을 때 이미 2시간 가까이 지났다. 얀센 선수들은 더그 아웃에서 "두번 째 등판한 (GSK) 투수의 공이 빠르고 까다롭다"고 말하며 "첫 회부터 등판했으면 고전했을 것"이라고 나름 분석하기도 했다.

경기는 경기일 뿐. 함께 뛰어줄 동호인들이 있으니 어찌 기쁘지 아니할까. 경기를 마치자 양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만나 악수하며 서로의 수고를 격려했다. 다시 1년 뒤를 약속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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