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알포 제제, 치매환자에 급여 투약 유지돼야"
"콜린알포 제제, 치매환자에 급여 투약 유지돼야"
  • 김경애
  • 승인 2019.10.28 06: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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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치매학회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
"뇌 영양제로 무분별 처방되는 게 문제"
석승한 대한치매학회 회장
석승한 대한치매학회 회장

"처방하는 입장에서 치매 환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써볼 수 있지 않겠느냐."

석승한 대한치매학회 회장(원광대 산본병원)은 26일 오후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급여 재설정 논란 대상이 된 콜린알포세레이트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석 회장은 "치매 환자나 보호자들은 할 수 있는 건 다 해달라고 요청해오는 경우가 많다"며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이 되므로 이 약을 써서는 안 된다는 차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탈리아 제약사 이탈파마코(Italifamaco)가 개발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치매 전 단계의 가벼운 인지장애를 치료하는 치매예방약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8월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이 제제의 잇따른 효용성 논란에도 합리적인 급여 기준을 설정하지 않아 건강보험 재정 1조원이 낭비됐다고 주장하며 보건당국의 직무유기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이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오는 12월 말까지 콜린알포레세이트 제제를 포함한 대상약제 리스트를 작성해 내년 6월까지 급여재평가를 완료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이의경 식약처장은 이 제제의 약효를 인정하며 복지부와 엇박자를 내기도 했다. 

"산부인과·정형외과서도 처방…무방비 상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27일 기준 135개 제약사 총 261개 제네릭이 약제급여목록에 등재돼 있다.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콜린알포세레이트 건강보험 청구건수는 전년대비 매년 20% 이상 증가해 3천만건에 달하며, 누적 청구금액은 1조원을 상회한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공개한 내용을 보면, 작년 한해만 2700억원의 건강보험 청구액이 발생했고, 청구 순위는 성분 중 2위다. 대표약제는 종근당의 글리아티린과 대웅제약의 글리아타민인데, 이들 제품만 청구액이 1500억원에 달한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국내 급여 기준은 뇌혈관 결손 또는 퇴행성 뇌질환에 의한 증세, 감정·행동 변화, 노인성 가성우울증으로 크게 구분된다. 이중 2·3번째는 특정 질환에 의한 증세가 아닌 대다수 노약자에게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박기형 총괄 학술이사는 "이 제제의 부작용이 너무도 낮아 수많은 사람들이 영양제처럼 복용하는 것이 문제"라며 "산부인과나 정형외과에서도 이 제제를 쓴다. 이런 게 문제다. 이 약은 정상인이나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사람이 아닌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에게 써야 한다. 적응증을 그렇게 가진 약"이라고 했다.

복지부는 2011년 심평원에 '뇌대사개선제로 임상적 유용성이 크지 않고 약품비 비중이 높아 약제 급여 기준 설정 필요성 여부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심평원이 제시한 급여 기준 근거는 교과서(Principle of Neurology, 2009)와 임상연구 문헌(Clin Ther. 2003;25:178-193)이었다. 

해당 교과서는 치매 환자에게 '콜린 전구체'와 '아세틸 엘 카르니틴'(Acetyl L Carnitine) 2g을 병용투여했을 때 대조군 대비 기억력·인지력·언어능력에서 더 나은 효과가 입증됐다는 내용을, 임상연구 문헌은 경·중증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에게 콜린알포세레이트를 투여했을 때 인지 기능·능력이 개선됐다는 내용을 각각 포함하고 있다.

김승현 이사장은 "이 제제를 예방 목적으로 고령층에 보약처럼 주는 건 근거가 없기 때문에 반대하지만, 임상연구 데이터에서는 치매 환자에게 썼을 때 어느정도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있었다"며 "다른 뇌 문제로 이 제제를 처방한 건 우리가 말릴 수는 없는 것이며 의사가 가져야할 권한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석승한 회장은 "최근 2년 사이에 콜린알포세레이트 제네릭이 굉장히 많아지면서 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커져 이 문제가 발생했다"며 "이 제제는 일명 뇌영양제라는 이름으로 무방비 상태에 노출돼 있다. 문제는 많다. 전화상담으로 '뇌영양제라는 게 있다는데 나도 먹어 보고싶다'고 요청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기사회생한 아두카누맙 "좀 더 기다려봐야"

지난 3월 항아밀로이드 베타 항체 '아두카누맙'의 임상3상 실패를 알렸던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임상 결과를 전체 환자 대상으로 확대 분석한 결과, 1차·2차 임상충족점 지표에서 아두카누맙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저하를 늦춘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발표했다. 

앞서 바이오젠은 2015년부터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1600여명을 대상으로 효능·안전성을 평가하는 2건의 임상3상(ENGAGE·EMERGE)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올 초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MC)는 일차평가변수를 만족시킬 가능성이 낮다는 결론을 내리며 임상연구 중단을 권고했다.

박기형 총괄 학술이사는 "아두카누맙은 1상 연구부터 보면 굉장히 데이터가 좋았다"며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나는 그래도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했다. 석승한 회장도 "아두카누맙이 실패했다고 했을때 실망이 컸는데 지금은 좀 더 기다려봐야 한다"고 했다. 

박기형 이사는 또 "지금의 약들은 효과가 없는 게 아니다. 쉽게 말하자면, 당뇨병 환자에게 당뇨약을 써서 합병증이 생긴 것으로 그 약의 효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아밀로이드를 제거할 경우 움직임이 좋아질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즉, 아직도 모르는 게 너무 많기 때문에 나중에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고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찬녕 홍보이사는 "아두카누맙의 경우 개발에 50조 가량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갔다. 분명 나중에 돈을 벌 수 있는 약제인데 그걸 끝낼 때는 큰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중단을 함부로 결정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어느 정도는 비판적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언제까지 1990년대 1세대 약으로 버텨야 할지"

이찬녕 대한치매학회 홍보이사
이찬녕 대한치매학회 홍보이사

한편 유전상 100% 치매가 되는 환자에게 증상 발현 전 아밀로이드를 원천적으로 막는 치료를 시작해 그 결과를 보는 대규모 연구들이 1~2년 안에 발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이 연구에서 사용된 치료제들이 전부 실패한 약물이라는 것이다. 

이찬녕 홍보이사는 "'병이 진짜로 심한 사람도 좋아지지 못하게 만들었는데 과연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실제 다 관둔 약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프로토콜도 많이 바뀌었는데, 거기서 지적된 사항은 투여량이었다. 투여량을 높여서 약을 다시 쓰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반대 측에서는 마지막까지 생존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인데, 그렇지 않은 입장에서는 '그래도 효과적인 약 하나 정도는 개발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것"이라며 "언제까지 1990년대에 나온 1세대 약으로 버텨야 할지 모르겠다. 30년 넘게 진행됐으니 이제 2세대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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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19-10-28 09:48:01
효과가 없다고 말하는 외국의 전문가들 vs 건보재정 상관없이 뭐라도 써야한다고 말하는 한국의 의사 + 외국에 허가가 아직 남아 있으니 효과 있다고 판단하는 한국식약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