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케어 인한 환자 증가, 1~2%라도 상급종합은 심각"

박종훈 고대안암병원장
박종훈 고대안암병원장

"국내 수혈 가이드라인은 수십년 전부터 선진국 수준이었다. 다만 이를 지키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은 단 한 번도 하고 있지 않았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종훈 고대안암병원장은 우리나라 수혈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박 원장은 "국내 수혈 문제의 심각성을 다룬 구체적인 데이터는 얼마 없는 것으로 안다. 다만, 외국 통계를 보면, 동일 수술에서도 의사에 따라 5~10배까지 차이가 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박 원장은 "2000년 이후부터 모든 나라에서 자국의 수혈 정책이 굉장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수혈을 안 해도 의료 기자재·약품 발달에 의해 수혈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알려져서, 2010년에는 WHO에서도 과다수혈 문제를 지적했다"며 "유럽·미국은 2010년을 기점으로 정부 차원에서 수혈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 수혈량을 40% 줄이는 성과를 이뤘다"고 했다.

미국 유수 병원들은 적정수혈·최소수혈을 내걸고 있으나 이는 아시아 국가에 거의 안 알려진 실정이다. 박 원장은 "재밌는 건 국내 수혈 가이드라인은 수십년 전부터 선진국 수준이었다. 다만 그걸 지키는지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는 않았다. 내년부터 심평원에서 준비하는 관련 적정성 평가는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시행에 있어 바람직한 일로 생각한다"고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체게적인 혈액 관리로 수혈량을 줄여야 한다는 건 정부·보건당국에서도 깊이 인지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헌혈량이 급격히 줄어드는데, 국민 건강을 위해 혈액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이 방향을 논의하고 구체화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박 원장은 문재인 케어로 인해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이 더 심화됐다고 했다. 박 원장은 "비급여를 급여화해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는 나쁘지 않고 바람직한 부분이다. 그런데 작년 10월 이후로 상급종합병원 환자쏠림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어느정도 예상은 했다. 의료비가 줄어드니 당연히 의료이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주목할 점은 우리나라 의료제도 전반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의료전달체계 붕괴라는 것"이라고 했다.

박 원장은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쫓아가는데, 의료전달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 때 의료비가 줄어드는 문케어를 추진하면 상급종합병원 환자쏠림이 일어난다는건 예측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데이터상으로 보면, 환자 수는 1~2% 늘어났지만, 이미 상급종합병원은 포화상태였다. 1~2% 증가는 현장에서 더욱 와닿는다. 데이터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이견 차이는 있을 거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능후 장관은 "현장의 환자쏠림은 실제 문케어 전에 거의 포화상태였다. 상급종합병원 환자쏠림 위험요인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게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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