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박사 "1차 평가변수 충족 실패...홍보에 활용해선 안돼"

캐롤 해치 위샴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임상교수

“CONCLUDE 연구에 환자 모집단을 살펴 봤을 때, 임상적으로 유의미하다고 볼 수 없다.”

캐롤 해치 위샴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임상교수의 입장은 단호했다. 경쟁 회사의 비교임상연구(Head to Head)에 대해 비교적 조심스러운 의견을 밝힐 것으로 봤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사노피아벤티스는 '투제오(인슐린글라진)'와 '트레시바(인슐린 데글루덱)'를 직접비교한 임상 연구 ‘BRIGHT’를, 노보노디스크 역시 두 약제의 직접비교 임상인 ‘CONCLUDE’ 연구를 각각 발표했다.

두 회사 모두 자사 제품이 우수한 약제라고 말한다. 캐롤 박사는 왜 CONCLUDE 결과가 임상적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을까? 히트뉴스는 국제 당뇨병 학술대회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캐롤 해치 위샴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임상교수를 만나 BRIGHT와 CONCLUDE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캐롤 박사는 BRIGHT의 책임 연구자는 아니다.

-BRIGHT 연구는 ‘저혈당 발생 사건이 낮다’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다. 임상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나?

“저혈당 발생은 환자의 치료 중단과 연관이 깊다. 다시 말해 환자가 용량 조절 기간 중 저혈당을 경험하면, 환자는 (인슐린 주사 치료에 있어) 용량 적정(환자마다 적당한 용량을 조절하는 과정)을 중단하게 될 것이다. 저혈당 발생 사건을 낮아지면, 자연스럽게 환자들의 적정 용량을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인슐린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감소하루것이다.

투제오의 경우 (저혈당 발생 사건이 낮기 때문에) 적정한 용량을 도출해 내는 기간이 짧아질 것이다. 때문에 (저혈당 발생이 비교적 낮은 투제오 치료를 통해) 환자들이 빠르게 (혈당 강하)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본다.”

-BRIGHT 연구 기간은 24주다. 장기적으로 이 결과가 유지될 것으로 보나? 아니면 추가적인 장기 임상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보나?

“장기적으로 같은 결과가 유지될 것이라고 본다. 리얼월드데이터(RWD)를 살펴보면, 당화혈색소 강하 효과는 대부분 3개월 동안만 발생한다. 6개월 이후에선 거의 차이가 없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6개월이 지나면, 환자들이 어느 정도 인슐린 치료에 적응해 나간다는 걸 의미한다. 물론 환자 상태와 진료 환경에 따라 저혈당 발생률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CONCLUDE 임상 연구보다는 실제 임상에서 적용성이 확실히 높다고 본다.”

-노보노디스크가 주도한 CONCLUDE 연구는 트레시바가 장기적으로 저혈당 사건에서 유리하다는 결론을 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CONCLUDE 연구의 환자 모집단을 살펴봤을 때, 임상적으로 유의미하다고 볼 수 없다. 일단 두 임상(BRIGTH, CONCLUDE)의 환자군과 연구 디자인을 잘 살펴봐야 한다.

환자 모집단부터 보자. CONCLUDE 연구는 이미 기저 인슐린을 치료를 받고 있으며, 저혈당 위험이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반면 BRIGHT 연구는 인슐린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CONCLUDE 임상은 저혈당 기준도 56mg/dL 이하로 임의로 정의했다.(통상 임상현장에서 저혈당은 70mg/dL로 정의한다.) 또 저혈당 사건이 발생했지만, (환자가) 인지하지 못한 경우는 임상 데이터에 배제됐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CONCLUDE의) 기저점(Baseline) 당화혈색소가 7.6%였다는 사실이다.(vs BRIGHT 연구 8.64%) 내가 진료를 본다면, 이미 인슐린 치료를 받고 있으면서 당화혈색소가 7.6%라면 혈당 위험이 높은 60대 환자에게 굳이 다른 치료를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CONCLUDE 연구가 실제 임상현장에서 잘 볼 수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것인가?

“그렇다. 더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CONCLUDE 임상은 연구 참여자 중 약 20%가 스스로 저혈당을 인지하지 못했다. 실제 혈당기로 측정하면, 저혈당으로 진단될 수 있는 환자가 임상 결과에 배제된 것이다. 반면 BRIGHT 연구는 (CONCLUDE 임상에서 제외한) 환자 군까지 모두 저혈당으로 포함시켰다.”

-BRIGHT와 CONCLUDE, 모두 각 제약사가 결론이 정해진 방향으로 연구를 설계한 것 아닌가?

“CONCLUDE 연구는 (자신들이 정해 놓은) 일차평가변수인 ‘저혈당 발생률 감소’를 입증하지 못 했다. 반면 BRIGHT는 비열등성 비교로 설계됐고, 평가변수를 충족시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한 연구의 경우 어떤 홍보성 메시지도 전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규정에 따라 이번 CONCLUDE 연구는 홍보에 활용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노보노디스크 측은 본사 보도자료를 통해 1차 평가변수는 달성하지 못 했지만, 장기적 저혈당 위험은 줄였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런 보도자료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과학적으로 유효하다고 볼 수 없다.(It is not scientifically correct.)”

-인슐린 주사제 처방 필요성은 의료진 사이에서 많이 대두된다. 반면 환자들의 인슐린 주사제를 최후의 치료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당뇨병 치료에 있어 인슐린 치료를 어떻게 바라보나?

“인슐린 치료를 늦추라는 가이드라인 권고는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환자가 빠르게 목표 혈당에 도달할 수 있도록 치료를 변경하지 않고, 무작정 기다리는 태도는 큰 실수라고 본다. 환자가 2~3개의 비인슐린 치료제로도 혈당 조절에 실패했다면, 인슐린이 사용돼야 한다. 병원 방문 당시 개인에 맞는 목표치가 7% 미만이 될 수 있고, 8% 미만이 될 수도 있다. 환자의 당화혈색소가 목표치보다 높다면 바로 인슐린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항상 환자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애초부터 우리 몸에 있어야 할 인슐린이 당신에게는 부족하다. 따라서 부족한 인슐린을 다시 보충하는 것뿐이다.”"

-앞으로 기저 인슐린과 관련해 추가적으로 진행돼야 할 연구는 어떤게 있을까?

“인슐린 처방을 늘리는 방법에 적용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BRIGHT 연구는?

사노피아벤티스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 방법을 통해 24주 시점에서 투제오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트레시바(인슐린 데글루덱)와 비교한 연구다. 929명의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가 투제오 또는 인슐린 데글루덱 100 Units/mL를 1일1회 투약하도록 무작위 배정됐다. 무작위 배정에 앞서 참가자들은 경구혈당강하제 단독 또는 GLP-1 RA와의 병용을 통해서도 제대로 혈당 조절이 되지 않았고, 인슐린 치료 경험이 없었다.

이번 연구는 24주 시점에서 투제오와 트레시바(인슐린 데글루덱)가 유사하게 기저치(Baseline) 대비 당화혈색소(HbA1c) 수치를 감소시키면서 일차 평가변수를 충족시켰다(non-inferiority margin은 0.3%, 치료제 간의 차이: -0.05% [95% CI −0.15 -0.05%]).

24주 기간 동안에 하루 중 시간대에 상관 없이 확인된 저혈당 발생률(≤70 mg/dL 및 ≤54 mg/dL)이 투제오와 트레시바(인슐린 데글루덱) 간에 유사했다. 용량 적정 기간(0-12주) 동안에 확인된 저혈당 사건(event rate)은 각각 23%(≤70 mg/dL), 43%(≤54 mg/dL) 감소했다. 이 기간 동안 확인된 저혈당 발생률(incidence)도 각각 26%(≤70 mg/dL), 37%(≤54 mg/dL) 감소했다. 유지 기간(13-24주)동안에 확인된 저혈당 사건과 저혈당 발생률은 투제오와 트레시바(인슐린 데글루덱) 간에 유사했다.

CONCLUDE 연구는?

노보노디스크가 기저 인슐린 또는 기저 인슐린과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OAD)의 병용에도 목표 혈당에 도달하지 못하는 제2형 당뇨병 성인 1609명을 대상으로 트레시바와 투제오(인슐린 글라진 U300)의 저혈당 발생 위험을 비교한 시험이다. 연구 결과 트레시바는 투제오(인슐린 글라진 U300) 대비 당화혈색소(HbA1c) 수치를 유의하게 낮추었을 뿐만 아니라, 전체 저혈당 발생 위험도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레시바는 투제오(인슐린 글라진 U300) 대비 유지기간 동안 중증 저혈당 발생률은 80%, 증상이 있는 야간 저혈당 발생률은 37%로 유의미하게 감소된 결과를 보였다. 또한 전체 치료기간 동안의 중증 저혈당 발생률은 62%, 증상이 있는 야간 저혈당 발생률은 43% 감소했다.

연구의 1차 평가 변수인 36주의 용량 유지기간에 발생한 증상이 있는 저혈당 발생 비율의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최대 88주에 이르는 전체 치료기간 동안 발생한 증상성 저혈당 비율에서는 트레시바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낮았다.

*캐롤 해치 위샴는 누구?

현, 워싱턴 록우드 클리닉 임상내분비학자

현,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임상 교수

전, 워싱턴대 의과대학 부교수

전, 워싱턴 주립대학교 약학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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