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이 희망"...외부악재 인재경영으로 돌파

창립 60주년 국제약품의 현재와 미래

60년. 직장인으로 따지면 정년을 앞둔 나이다. 1959년 창립한 국제약품은 인생의 터닝포인트라 불리는 60년사 길목에 우뚝 서있다. 국제약품 창업주 故 남상옥 선대회장의 손자인 남태훈 대표이사는 2015년 1월 전문경영인에서 오너경영체제로 전환된 이래 현금 확보·수익성 위주 경영 전략을 바탕으로 흑자 전환을 위한 사업 다각화와 인재 양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왔다. 

특히, 오랜 기간 입지를 다져온 안과 부문에서 라이센스 인을 통해 건성황반변성·파타나토스타겟 치료제 등 점안제·개량 신약 개발을 다수 진행하고 있다. 이 외 연구개발·시설 투자 확대, 이익분배 제도 및 우수·최우수 영업사업 제도 신설, 자사 생산율·특허 출원 확대, 기업·고객 간 거래(B2C) 사업 신설 등 노력을 기울여왔다.

국제약품 전경(사진: 국제약품 기업홍보 60주년 브로셔)
국제약품 전경(사진: 국제약품 기업홍보 60주년 브로셔)

외부환경 악재에도 '사람 중심' 경영 지속

2015년은 전문의약품 일련번호 제도 실시·일괄 약가인하 등 외부 환경이 변화의 소용돌이에 직면한 시기였다. 이때 남 대표의 기업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은 인재 양성이었다. 

3세 오너인 그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인재 중심 경영문화는 기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이익중심 경영과 인재 양성에 집중했다. 2020년까지 매출 2000억원·영업이익 2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본격적인 체질 변화에 돌입했다.

2016년 국제약품이 도입한 프리미엄(FreeMium) 제도는 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에서 소비자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공짜 전쟁에서 유래됐다. 남 대표는 Free의 의미를 자유로 전환해 자사 임직원에게 최상의 자유를 주고 공정한 평가를 내리는 기업 문화를 조성했다. 제약업계 최초로 이익분배 제도(KJPS)를 도입하기도 했다. 흑자 전환에 대한 보상으로 2017년 1월 이익금 일부를 성과금으로 지급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기업 매출액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2015년 1176억원(영업이익 21억·당기순이익 -59억)에서 2016년 1207억원(영업이익 40억·당기순이익 8억), 2017년 1233억원(영업이익 26억원·당기순이익 10억)까지 치솟으며 상승 가도를 달리게 됐다. 

부패방지 경영시스템 ISO 37001 인증을 목표로 지난해에는 부패방지 법규·CP(공정거래 자율 준수 프로그램) 규정 준수·부정한 청탁금지 등을 선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도 같은 해 10월 남 대표는 수십억대 불법 리베이트 혐의에 연루돼 불구속 입건됐다. 그 영향인지 2018년 매출액은 12.7% 감소한 1077억원(영업이익 33억·당기순이익 22억)을 기록했다. 

올해 1월 남 대표는 "2018년 경영방침 키워드였던 'Keep, Eliminate and Create Together'를 선두지휘해 우리의 비전 및 사람중심 경영은 지키고, 리베이트쌍벌제 등 해마다 강화되는 규제에 어긋나는 문화는 제거했다"고 밝히고, 2019년 목표를 매출 1300억원 이상으로 설정했다.

남 대표가 제시한 100년 기업 도약을 위한 경영 전략은 '제조업의 자부심, Manufacturer’s Pride over 60 Years'다. 이를 위한 5가지 목표는 신규 동결건조기 도입을 통한 세파계항생제 주사제 생산능력 최대 211% 증가, 내용고형제 자사전화 제품 증가로 국내 영업 위수탁 수출 변화, 신제품 제조에 더 많은 관심·투자, 제약사 최초 미세먼지·메르스 마스크(KF94·KF80) 생산, 안과 점안제 라인 도입 등이 있다. 

"국제약품의 또 다른 도전은 계속 될 것"

국제약품은 안과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며 오랜 기간 입지를 다져오고 있다. 주요 제품은 당뇨병성 망막병증 치료제 '타겐에프연질캡슐', 안구건조증 치료제 '큐알론점안액'·'레스타포린점안액' 등이다.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으로는 세포괴사 타겟 실명질환에 대한 시신경보호 점안제 'KJ12002', 파타나토스 카겟 난치성 망막질환치료제 'KJ14003', 녹내장 3제 치료제 'KJ14002'(TFC-003) 등을 보유하고 있다.

국제약품은 올해 3월에는 안산공장 내 점안제 라인 증축을 위해 93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시했다. 이 투자는 미국·유럽 기준에 부합하는 점안제 제품 생산을 목표로 2021년 상반기까지 진행되며, 완공 시 연간 최대 1억관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국제약품은 "당사 주력 제형인 점안제의 생산시설 도입으로 안정적인 제품 공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당뇨병 부문도 강화했다. 올해 2월 제2형 당뇨병 복합제 '피오비스정15·850mg'을 출시하고, 기존 발매한 다이메릴정, 다이메릴엠정(복합제), 글라비스정·글라비스서방정, 베글리스정, 국제피오글리타존정 등과 함께 한층 탄탄한 당뇨병 제제 라인업을 구축했다. 아울러 로수바스타틴과 메트포르민 성분이 조합된 당뇨병 이상지질 복합 치료제 크레비스정 저용량 제품을 7월 출시하기도 했다. 

마스크 사업에도 진출해 사업다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황사마스크 'KF94'·'KF80' 2종이 '메디마스크'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국제약품은 메디마스크가 연간 생산량을 넘어설 것으로 판단해 출시 직후 마스크 생산 공장 부지를 확보한 생산시설 확대를 진행했다. 이 외 어린이용·여성친화형 등 중소형 마스크도 개발·출시할 계획이다. 

남 대표는 지난 18일 본사에서 열린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수많은 기업이 만들어지고 경쟁에서 도태돼 사라지는 격변의 시대를 이겨내고, 우리 국제약품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장기 근속자들과 지금 이 시간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임직원들의 값진 희생·빛나는 노력 덕분"이라며 "100년 기업을 향해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모두 최선을 다해 정진해 달라. 국제약품의 또 다른 도전은 계속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제약품은 지난해부터 부지런히 준비해온 ISO 37001 인증을 지난 달 획득했다. 국제약품은 "인증 전부터 내부위원회를 육성해 무기명 대내외 고발시스템 등을 운영해왔고, 작년 4월 부패방지 책임자를 중심으로 회사 각 부문에 걸쳐 내부 심사원 선임·TF 운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며 "1년의 준비 기간과 외부 컨설팅업체 도움 없이 자체적·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했다.

이와 관련 남 대표는 "투명경영은 국제약품 그룹의 문화이자 지속성장을 위한 핵심가치"라며 "사회적 기대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투명 경영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업계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남태훈 대표는 누구?

창업주 故 남상옥 선대회장의 손자이자 남영우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 보스턴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국제약품 계열사 효림산업 관리본부 인턴사원으로 입사해 기획관리팀 대리로 첫 근무했다. 2009년 4월 국제약품 마케팅부 과장으로 입사해 기획관리부 차장·영업관리부 부장·영업관리실 이사대우·판매총괄 부사장·관리본부 부사장직을 역임했다. 이어 2015년 영업사원 평사원 출신인 안재만 부사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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