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노 델 프라토 교수 "약제별 임상 데이터 탐구 필요"

“(SGLT-2 억제제 효과에 대해선) 여러 각도로 살펴봐야 한다. 약제 간 안전성 프로파일링, 심부전 효과, 심혈관 질환에서 이점 등 약제 간 차이가 약간씩 있다.”

스테파노 델 프라토 이탈리아 피사대학교 의과대학 내분비내과 교수는 SGLT-2 억제제 효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아직 유보적인 입장이며, 각 약제 간 임상 데이터를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했다.

국내에선 당뇨병 치료제 DPP-4 억제제와 SGTL-2 억제제 병용 급여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병용요법 필요성을 주장했던 의료진 측은 최근 개발된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를 병용 투여하면, 두 약제 간 시너지 효과를 환자들이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에 허가된 SGLT-2 억제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다파글리플로로진), 베링거인겔항임의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아스텔라스제약의 슈글렛(이프라글리플로진), MSD의 스테글라트로(에르투글리플로진) 등이 있다.

이와 달리 국내 허가사항은 개별 임상연구에 근거해 일부 성분 간 병용만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계열과 계열 간 전체 병용요법 급여 확대를 위해서는 당뇨약제를 주로 취급하는 내분비학회와 당뇨병학회 간 의견 일치가 필요했다.

하지만 당뇨병학회 일각에서 허가초과 병용요법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계열 간 병용요법 급여 적용에 반대하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급제동이 걸렸다. 이런 가운데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는 급여 이슈보다 허가사항 변경이 먼저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스테파노 교수 역시 아직 SGLT-2 억제제 개별약제의 효과를 확정적으로 말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히트뉴스는 그를 만나 포시가를 중심으로 SGLT-2 억제제 계열 약제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스테파노 교수는 포시가의 주요 신장 연구 ‘DERIVE 임상’의 주요 저자로 참여했다.

스테파노 델 프라토 이탈리아 피사대학교 의과대학 내분비내과 교수

-SGLT-2 억제제 계열 효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특정 영역에서는 계열 효과라고 주장하고, 다른 쪽에선 약제 별 효과로 따져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다양한 각도로 바라봐야 한다. 일단 안전성 측면에서 보자. 현재 이탈리아에 허가된 SGLT-2 억제제는 다파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 카나글리플로진 등이 있다. 카나글리프로진은 나머지 두 약제와 비교해 사지절단이나 골절 등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강력한 효과만큼이나 부작용 역시 큰 약제다.

반면 다파글리플로진은 안전성이 우수한 약제다. 물론 일부 소규모의 환자에서 생식기 감염이 보고됐으나 이는 가역적 결과였다. 이를 뒷받침할 DECLARE 연구결과는 이미 발표됐다. 이 밖에 다파글로플로진은 당뇨가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심부전을 낮춘다는 임상 데이터가 있다. 그러나 엠파글리플로진과 카나글리프롤진은 (심부전 감소에 대한) 잠재적 효과를 ‘추측’해 볼 수 있으나, 아직 이를 뒷받침할 만한 데이터는 없는 상황이다.

미국당뇨병학회와 유럽당뇨병학회의 공동 가이드라인을 보면, 심혈관 질환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 환자가 죽상동맥경화증이나 다른 심혈관 질환 위험이 있는 경우 그 효과가 검증된 SGLT-2 억제제나 GLP-1 유사체를 쓰라고 권고하고 있다. 즉 심혈관 임상 결과의 근거가 있는 약제를 쓰라고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고 있다. 이를 풀어서 말하면 입증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약제를 처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 SGLT-2 억제제 등에서 심혈관 효과가 입증됐다. 기존 치료 목표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나?

“다양한 SGLT- 약제에서 심혈관 효과를 입증한 임상 데이터가 발표됐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가 현재의 처방 관행(practice)을 (심혈관 질환 예방으로 바꿀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현재 SGTL-2 억제제를 대상으로 이 약제의 기전이 실질적으로 심혈관에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지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명확한 결론이 나온다면, 임상의들이 좀 더 확신을 가지고 (심혈관 예방을 위해) 이 약제를 활발히 처방할 것이라고 본다.”

-심장 보호와 혈당 강하 효과에 어떻게 균형점을 맞출 지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있다.

“SGLT-2 억제제는 혈당강하 효과를 기반으로 다양한 부수적 혜택이 있는 약제다. 다만 부수적 혜택이 혈당강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서 이를 면밀히 따져 봐야 한다. 현재까지 발표된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자면, 일부 혈당강하 효과와 별개로 부수적 효과가 나타난다는 가설도 있다.

새로운 당뇨병 약제가 등장하며, 혈당 조절과 함께 장기 보전 혜택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임상의로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SGLT-2 억제제는 혈당강하뿐만 아니라 다양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 특히 신장과 관련해 우수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신장의 경우 그 자체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되는 만큼 환자가 초반에 혈당 조절을 잘 하고, 신장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결국은 심혈관 질환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이다.

혈당 강하와 장기보호는 구분해서 보는 변수가 아니다. 이를 위해 심장, 신장, 당뇨 전문의가 다 같이 협진해서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열렸다고 생각한다.”

-최근 발표한 DERIVE 연구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 이 연구로 포시가를 복용할 수 있는 환자군이 넓어졌다고 들었다.

“사구체여과율(eGFR) 60(ml/min/1.73m2) 이하인 환자에서 포시가를 쓸 수 없는 한계가 그간 있었다. 하지만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기존에 eGFR 60 이하로 제한했던 건 SGLT-2 억제제가 혈당강하제로 처음 도입됐기 때문이다. 혈당강하라는 효과는 몸 속에서 혈당 수치와 eGFR과 맞물려 있다. eGFR이 너무 떨어져서 혈당 수치가 낮아지면, 사실상 SGLT-2 억제제를 쓰는 게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기존에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사구체여과율이 어느 정도 떨어질 때까지 다파글리플로진이 환자에게 효과를 줄 수 있을지, 신장 기능이 좀 더 저하된 환자에서 어느 정도까지 효과를 줄 수 있을지 규명해 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으로 eGFR 60 이하로 떨어진 환자에게 다파글리플로진이 어느 정도 안전한지 알아보고자 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다파글리플로진의 허가사항에서 사구체여과율 하한선을 60에서 45까지 낮출 수 있는 결과로 이어졌다."

-다파글리플로진 허가사항이 eGFR 45로 낮아진 것에 대한 임상적 의미는 뭔가?

“결론적으로 SGLT-2 억제제로 더 많은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 사구체여과율이 정상(mild)인 환자뿐 아니라 60 이하로 떨어지는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SGLT-2 억제제를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구체여과율은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떨어지게 된다. 떨어지는 속도 역시 더욱 더 빨라지는 측면이 있다. 때문에 환자의 신장을 보호해주는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 SGLT-2 억제제는 유의미한 혜택을 줄 수 있고, 이러한 점을 규제당국(FDA)에서도 인정해 eGFR 기준을 60에서 45로 낮추게 된 것이라 본다.”

*스테파노 델 프라토 교수는 누구?

이탈리아 파도바대학교 의학박사학위 취득

이탈리아 파도바대학교 의과대학 인턴과정 이수

이탈리아 파도바대학교 의과대학 레지던시과정 이수

미국 예일대학교 내분비내과 연구원 과정 이수

현, 이탈리아 피사대학교 의과대학 내분비내과 교수

현, 텍사스대학교 휴스턴 보건과학센터 부교수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