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민 의원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약사에 혈액 팔려…" 지적

헌혈을 통한 분획용 혈장이 헐값에 판매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국민의 혈액으로 적십자사가 수익사업을 벌이고 있고, 그 사업에 있어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약사에 혈액이 팔린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대한적십자사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검토하고 이같이 밝혔다.

혈액사업 수익/혈장 원가=적십자가 제출한 최근 5년간 혈액공급 자료에 따르면, 적십자사는 국민의 헌혈을 통한 혈액의 45.8%인 1633만1865unit를 의약품 원료를 만들기 위한 분획용 혈액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의약품 원료용으로 판매하는 분획용혈액 판매를 포함해 최근 5년 동안 적십자가가 혈액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총 2조 8840억원에 달하며, 5년간 잉여금(순수익)은 202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 의원은 "2017년 및 2018년 국정감사 지적에도 불구하고 올해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지적 3년째인 지난 5월, 적십자사는 보건복지부에서 원료혈장 원가계산을 포함한 혈장분획사업 개선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했다.

그러나 적십자사는 여전히 원가 대비 65~77% 수준으로 국민의 혈액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적십자사에서 제출받은 성분혈장 원가 자료에 따르면 녹십자와 SK플라즈마는 혈액제제의 원료인 성분채혈혈장을 적십자사로부터 표준원가 대비 77%(2017년 대비 6% 상승), 신선동결혈장은 70.3%(2017년 대비 동결), 동결혈장은 65.2%(2017년 대비 동결) 수준으로 납품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십자사는 지난 2015년, 성분채혈혈장은 16만7002원, 신선동결혈장은 16만8600원, 동결혈장은 17만4846원의 표준원가를 산출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표준원가 이상의 금액으로 제약사에 혈장을 공급한 사실은 없다. 적십자사는 표준원가를 염두에 두고 혈액제제 협상에 응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적십자사는 2011년부터 녹십자와 SK플라즈마에 원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동결혈장, 신선동결혈장, 성분채혈혈장을 공급해 왔다. 2011년부터 2019년 8월까지 적십자사가 녹십자 및 SK 플라즈마에 판매한 혈장은 각각 132만4146리터, 39만2304리터에 달하고 있다.

원가 개념이 도입된 2015년 이후, 녹십자에 판매된 동결혈장은 20,124리터, 신선동결혈장은 14만5833리터, 성분채혈혈장은 65만4041리터에 달한다. 같은 기간, SK 플라즈마에 판매된 동결혈장은 3만9696리터, 신선동결혈장 5만2911리터, 성분채혈혈장은 15만1625리터다.

2015년 이후 제약업체에 판매된 금액을 원가에 대비하면, 녹십자의 경우 동결혈장 12억 2446만원, 신선동결혈장 72억 8873만원, 성분채혈혈장 286억 3167만원 등 총 371억 4486만원 의 손해를 입은 결과가 나온다. 마찬가지로 SK 플라즈마에 원가를 대비하면 동결혈장 24억 1534만원, 신선동결혈장 26억 4449만원, 성분채혈혈장 68억 8만원 등 118억 5991만원의 손해를 입은 결과가 도출된다. 

원가 개념이 확립된 이후, 2019년 8월 현재까지 적십자사는 제약사에 원가 이하의 혈장을 공급하면서 최근 5년 동안 490억원 가량의 손해를 입은 셈이다. 원가 개념이 확립되지 않은 이전까지 합하면 적십자사가 손해 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기 의원은 내다봤다.

기동민 의원은 "우리 국민이 헌혈한 혈액이 원가 이하로 제약사에 팔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3년간 원가 문제를 제기해 왔고, 늦었지만 정부가 원가 계산 용역에 착수한 만큼 국민에게 납득할 수 있는 답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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