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A 도입 5년, 후발약제·중증 만성질환도 적극 검토할 것"
"RSA 도입 5년, 후발약제·중증 만성질환도 적극 검토할 것"
  • 김경애
  • 승인 2019.10.1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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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약 사후평가 지속…약가 조정까지 연결돼야"
심평원 재시험 사태 논란, 현직 보좌관 겸직 도마 위

[종합] 2019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건보공단·심평원 국정감사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검토해서 적극 추진해나가겠다." 

김승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건보공단·심평원 국정감사에서 정춘숙 의원의 위험분담제(RSA) 후발약제 이슈에 대한 질의에 이 같이 답했다. 중증 만성질환·장애유발 질환까지 RSA 적용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오제세 의원 질의에는 "적극 검토할 부분"이라고 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RSA를 비롯해 면역항암제 등 고가의약품 사후평가 연구, 첩약 급여화, 노년성 황반변성 산정특례 기준, 의료정보 빅데이터 활용, 건강보험 적립금 바이오주 투자, 인플루엔자 간이검사 급여화, 공단 저임금·자금운용 지침 개정 등이 거론됐다. 

특히, 장정숙 의원은 심평원이 공개입찰로 최종 선정한 위탁채용업체에 현직 보좌관 2명이 컨설턴트로 근무했다고 폭로하며 심평원 재시험 사태에 대한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 두 보좌관은 법사위원회 3선위원인 여모 위원장과 행정안전위 간사 이모 의원의 보좌관으로, 모두 자유한국당 의원실 소속이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가 14일 개최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가 14일 개최됐다

올해 7월부터 위험분담제(RSA) 대상질환이 확대되면서 항암제·희귀질환이 아니어도 RSA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됐지만, 후발약제 이슈는 여전히 검토 단계에만 머물러있는 실정이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선발약제에 RSA가 적용되면, 기존 약제 대비 효능이 높고 환자 요구가 있는데도 후발약제라는 이유로 RSA를 적용받지 못하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꼭 필요한 약에 대한 혜택을 환자들이 받지 못하는 건 큰 문제"라며 "후발약제도 RSA를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김승택 원장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앞으로 복지부와 (함께) 검토해서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고 했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비용 문제로 국민에게 혜택이 될 수 있는 약제가 급여에서 제외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RSA 대상질환 범위를 삶의 질 저하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중증 만성질환·장애유발 질환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오 의원은 "현재 항암제 14개·희귀질환치료제 3개 등 총 17개 성분약제가 위험분담제를 적용받고 있다. 지난해 청구액은 3861억원·환자 수는 1만5천여명으로 1인당 청구액은 평균 2222만원 꼴"이라고 했다.

이어 오 의원은 "환자의 신약 접근성 확보를 위해 적용대상을 더 확대하고 제한조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삶의 질 저하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중증 만성질환자·장애유발 질환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김승택 원장에게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적극적으로 검토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춘숙 의원은 고가의약품 사후평가 연구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정 의원은 "심평원에서 지난 9월 첫 면역항암제(키투르다) 사후평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처럼 제약사에서 제출한 임상자료와 비교해 실제 의약품 사용 시 효과가 있는지 평가해서 약가와 연계까지 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심평원장에게 향후 계획을 질의했다.

정 의원은 또 "고가약의 사후평가를 위해 심평원과 건보공단이 협업해 지속될 수 있도록 해달라. 더 많은 약제가 평가돼야 하며 그 효과가 약가(조정)까지 연결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승택 원장은 "동감한다. 앞으로 복지부와 계속 협의하면서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은 첩약 급여화와 관련, 청와대와 대한한의사협회 간 '밀약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경제성·안전성·유효성 등 납득할만한 근거가 나오지 않는다면 급여화를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한의약은 현대 서양의학적 개념의 지표를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한 점이 있다"며 "첩약 급여는 최소한의 안전성 부분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한의협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고 보험당국이 합리적으로 판단할 근거자료를 제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김승택 원장도 첩약 급여화에는 안전성·유효성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동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노년성 황반변성과 다운증후군 산정특례 등록기준이 바뀌어서 환자들의 반발이 크다며 건보공단 산정특례제도와 질병관리본부 희귀질환 의료비 지원사업 기준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안과질환은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어서 초기 진료가 중요한데 등록을 위해 3개월 동안 기다리라고 하는 건 과도해 보인다. (이 기준을) 폐지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용익 이사장은 "의학적 기준을 재검토하고 거기에 맞춰서 등록기준을 재검토하려고 한다. 이미 재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결과가 나오는대로 보고하겠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은 의료정보 빅데이터 활용 연구가 실제 공익적 목적을 위해 진행됐는지 별도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용익 이사장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다. 관련 규정을 정비해서 보완하겠다. 비공익적 용도로 활용한 사례가 확인되면 적극적으로 형사고발 등 조치하겠다"고 했다. 김승택 원장도 "관련 규정을 정비하겠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건강보험 적립금 바이오주 투자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김 의원은 "김용익 이사장이 한국경제 인터뷰에서 건보 적립금을 제약바이오산업에 투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럴 경우 투자금 회수·약가결정 등에서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최근 바이오 주식을 보면 널뛰기다. 국민이 맞긴 보험료를 불안한 바이오주식에 투자해야 하나. 잘못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용익 이사장은 단기수익률이 동일하다는 걸 전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가능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인터뷰였다고 해명했다. 김 이사장은 "건보 입장에서 제약바이오와 의료기기 발전을 도모하는 게 유리하다. 수익률이 동일하다면 건설보다 바이오투가가 낫다고 말한 것이다. 만약 단기 수익률을 포기해야 한다면 당연히 제약바이오에 투자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또 "우리나라는 제약과 의료기기 국산화율이 너무 낮다. 산업발전이 뒤쳐져 있다. 중요한 위험요인 중 하나다. 병원에 가면 의료기기는 대부분 외국산이고 의약품도 다국적사 제품을 많이 쓴다. 앞으로 진료비가 앙등할텐데 외국제품은 원가 통제가 어렵다. 의료기기와 의약품 국산화 비율을 올리는 게 우리 의료제도와 건강보험의 생존을 위해서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건강보험은 제약육성이 1차가 아닌 의료보장이 우선"이라며 "수익률이 어느정도 전제되면 하나의 지원책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인플루엔자 간이검사 급여화에 대한 계획을 질의했다. 기 의원은 김승택 원장에게 "올해 7월 심평원에서 간이검사 급여화 관련 토론회를 진행했는데, 그 토론회에서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단상에 드러누웠다. '문재인이 우리 아이들의 목을 졸라 죽일 것'이라는 플랜카드도 들었다"며 "일부 단체의 격렬한 반대로 간이검사 급여화를 신중히 검토하느냐"고 물었다.

김 원장은 "심평원에서는 독감 간이검사 급여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급여화는 계획대로 시행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은 건보공단 직원의 저임금 문제를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공단 직원 임금은 2018년 기준 129개 공공기관 중 108위다. 그런데도 공단은 청렴도 평가 1위·공공기관 고객만족도 3년 연속 우수기관 달성 등 타 공공기관 대비 아주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제 건강보험 재정이 풍부해졌으면 임금을 상승해야 한다"고 했다.

김용익 이사장은 기관장으로서 직원들에게 면목이 없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이 문제를 시정하는 건 쉽지 않다. 올해 여러 문제가 중첩돼있는데 임금피크제 문제도 굉장히 심각하다. 임금 문제를 풀지 않으면 건강보험 운영체계에도 상당한 문제가 생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올해는 전과는 다르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지난 7월 건보공단 자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된 '자금운용 지침 일부개정규정(안)'을 언급하며 국민건강보험의 성격을 바꿀 수 있는 일이 김용익 이사장 의지로 이뤄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자금운용 지침 개정은 건강보험이 현재의 투자전략·자금운용 방향만으로 더 이상 좋은 실적을 기대할 수 없다고 보고, 공공성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수익성을 추구한다는 취지 아래 진행됐다. 개정 지침대로라면 부동산이나 사회간접자본·사모펀드 등에 건강보험 재정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윤 의원은 "지금까지 건강보험은 원금 손실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돼왔는데, 김용익 이사장이 수익률을 갑자기 높이겠다며 투자 방향과 운영계획을 바꿔버렸다. 이런 중차대한 문제를 마음대로 결정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건강보험 성격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국회 등과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할 수 있느냐"며 "위험투자를 중단하라. 정 하고 싶으면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국회와 먼저 논의하라"고 촉구했다.

김용익 이사장은 "내가 이사장으로 부임해 여러 업무를 파악하던 도중 기금 운영 부분을 들여다보니 쉽게 말하자면 너무 소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더라. 건강보험의 공공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건강보험의 공공성을 해칠 생각은 전혀 없다. 건강보험의 기존 틀을 바꾸자는 건 전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왼쪽)과 김승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한편, 장정숙 의원은 심평원이 올해 상반기 채용과정을 부실하게 관리·감독하고 자격 미달의 채용위탁업체를 선정해 1000명이 넘는 수험생에게 피해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4월 채용대행업체에 위탁해 치러진 심평원 상반기 신규직원 채용 필기시험에서 답안지 오배포 문제가 발생해, 심사직 5급 일반 응시자 1135명은 5월 25일 모두 재시험을 치렀다. 장 의원은 "심평원은 역대 최대 인원을 채용하면서 부족한 채용 예산 계획을 수립했다. 이 때문에 무리한 공개경쟁입찰로 자격미달 업체가 선정됐다"고 했다.

장 의원에 따르면, 공개입찰 과정에서 A·B 채용 위탁업체가 심평원에 제안서를 제출했는데, B업체는 6000만원 이상 규모의 채용대행사업 실적이 없어 자격미달이었다. 그런데 평가위원 전원은 점수를 4점으로 맞춰 B업체를 협상적격 업체로 선정했다. 게다가 이 과정을 통해 최종 선정된 A업체에는 현직 국회의원 보좌관 두 명이 컨설턴트로 재직 중이었다.

국가공무원법 제64조(영리 업무 및 겸직 금지)에 의거, 공무원은 공무 외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소속 기관장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에 따르면, 두 보좌관은 법사위원회 3선위원인 여모 위원장과 행정안전위 간사 이모 의원의 보좌관으로, 모두 자유한국당 의원실 소속이었다. 기 의원은 "현직 보좌관이 재직 중인 업체가 심평원 외주업체가 됐다는 건 해당업체의 시험 관리가 엉망이었다는 것을 뛰어 넘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기 의원은 "집권여당 실세나 집권 여당 보좌관이 로비대상이 되는 게 보통일텐데 자유한국당 보좌관이라니...자유한국당은 검찰과 친한데 심평원과도 친한 것 같다"고 했다. 기 의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일부 자유한국당 소속 보건복지위원들이 반발했고, 잠깐 언쟁이 오가기도 했다. 기 의원은 "철저히 조사해 납득할 만한 조치를 내놓으라"고 심평원장에게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은 "두 보좌관은 2017년 2월 전문면접관 교육을 수료했을 뿐인데, 해당 업체에서 당사자 동의 없이 인력풀로 등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떤 계약관계도 수립하지 않았고, 활동도 없었으며, 급여·수수료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이 사안은 현역 보좌관 두 명의 명예가 걸린 일"이라며 "내일까지 현지로 가든지 해서 확실한 자료를 서면으로 제출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승택 원장은 관련 사실을 장정숙 의원실에서 자료 요구를 하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고 부인하며,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기관장으로서 참담함을 느낀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조심하겠다. 또, 이 부분에 대해 알 수 있는 것까지 종합국감 전까지 보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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