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정으로 분류되는 트리아졸람 · 졸피뎀 등 '수면제'와 달라
상대적으로 안전하나 약사와 상담 · 수면 습관 개선 먼저
항히스타민 - 한미 슬리펠 · 알리코 아론 / 생약 - 광동 레돌민

"창밖을 보면 비는 오는데, 괜시리 마음만 울적해. 울적한 마음을 달랠 수가 없네, 잠도 오지 않는 밤에~" 1992년 가수 김건모씨가 발표한 '잠 못드는 밤 비는 내리고' 라는 곡 가사 일부다. 가사를 들으면 심리적 갈등을 겪으며 잠을 뒤척이는 모습이 묘사된다. 

이처럼 해야할 일, 고민,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에게 불면증은 흔한 병이 됐다. 2010년 가톨릭대 성빈센트 병원 수면역학센터에서 진행한 전국 규모 역학조사 '한국인의 불면증 실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인 인구의 12%(당시 약 350만 명)가 겪고 있다. 

(왼쪽부터) 광동제약 생약성분 수면유도제 '레돌민정', 한미약품 비습관성 수면유도제 '슬리펠정', 알리코제약 비습관성 수면유도진정제 '아론정'

이따금 소비자들은 약국을 들러 "병원에 가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잠 오는 약'이나 부작용이 적은 '수면제' 추천해주세요."라고 질문한다.

그러면 약사들은 "어느 정도로 잠을 못 이루는지, 어떤 약을 원하는지 묻고 약보다는 생활습관을 교정해보라고 권하지만, 소비자의 요구 시 수면유도제를 건넨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수면장애 치료의 시작은 생활습관"이라고 하나 고쳐지지 않으면 약물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는 전언이다. 이때 의사 처방을 받아 복용하는 향정신성 의약품인 '수면제'와 약국에서 구매해 복용할 수 있는 '수면유도제'로 나뉜다.

수면제의 대표 성분은 '트리아졸람'과 '졸피뎀'이, 수면유도제 시장의 대표 성분은 '독시라민숙신산염', '디펜히드라민염산염', '생약성분복합제' 등이 있다. 

지난해 아이큐비아 데이터 기준 수면제는 243억7000만원(급여 192억9000만원, 비급여 50억9000만원), 수면유도제 18억2000만원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격차가 큰데 환자 대부분 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 받아, 복용 중인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경기 지역의 A 개국 약사는 "수면유도제를 찾는 환자들은 줄지도, 늘지도 않았다. 그러나 수면제를 찾는 환자들은 아주 많다"고 했다.

▶ 244억 규모 '수면제'… 트리아졸람 · 졸피뎀 양분, 부작용 주의 

수면제는 병·의원에서 진료 후 처방 받아야 복용 가능하다. 크게 2가지로 '벤조디아제핀' 계열 수면제와 '졸피뎀'이 있다. 이들은 뇌의 'GABA'라는 물질이 있는데 신경을 안정시켜 수면을 유도하는 작용을 한다.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은 GABA 작용 수용체에 달라붙어 중추신경계 흥분을 억제한다. 대표적으로 트리아졸람 성분이 있다. 다만 잠을 자고도 개운한 느낌이 들지 않거나 낮에 졸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부작용이 있다. 약물의 지속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졸피뎀은 벤조디아제핀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수면을 유도하는 기전이다. 1형 수용체에만 작용해 혈중 최대 농도 도달 시간이 짧아 금방 잠들 수 있도록 돕고, 반감기도 짧다. 다만 자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이상행동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다.

▶ 매출은 작지만, 약효는 유의미… 수면유도제 한미 '슬리펠' vs 광동 '레돌민'  

수면유도제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 길초근 성분이 들어간 생약 복합제가 있다. 모두 합쳐 20억 원이 안되는 시장이다. 항히스타민제는 히스타민 작용을 억제한다. 히스타민은 중추신경계에 각성작용을 하는데 깨어있게 하는 효과도 있고 램수면을 멎게 한다. 항히스타민제는 이처럼 수면 · 진정 작용을 한다. 

항히스타민제는 1세대에서 3세대로 나뉘는데 1세대는 진정, 졸음작용이 비교적 강하다. 또한 중독성과 습관성이 없어 장기간 복용해도 안정성이 확보된다. 그래서 경도의 불면증에 효과가 있다. 감기약, 알레르기약 등 다양하게 쓰여 알려졌다.

항히스타민제는 '독실아민'과 '디펜히드라민'으로 나뉜다. 독실아민 성분 제품으로는 알리코제약 아론, 태극제약 자미슬, 조아제약 잠피아 등이 있다. 디펜히드라민 성분으로는 한미약품 슬리펠, GC녹십자 쿨드림, 코오롱제약 코니자오디 등이 있다. 두 성분 제제는 용법·용량과 반감기, 작용시간, 최고 혈중 농도가 다르다. 독실아민은 1일 1정을 취침 30분 전 25mg을 복용하는데 반감기는 10~12시간이다. 작용시간은 15~30분으로 최고 혈중 농도는 2~3시간때 오른다.

디펜히드라민은 25mg의 경우 1일 1~2정을 취침 전, 50mg이면 1일 1정 취침 전에 복용한다. 반감기는 9시간으로 작용시간은 15~60분, 최고 혈중 농도는 1~4시간 때 오른다. 반감기가 길 수록 낮 시간에 영향이 큰데 독실아민은 낮에도 멍한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 

길초근(쥐오줌풀)과 홉이 함유된 생약복합제제는 하루 1정 수면 1시간 전에 복용하면 된다. GABA 대사체 분해를 억제하는 등 흥분억제제로 알려졌다. 효과를 보려면 몇 주간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광동제약은 생약 복합제제 · 수면유도제 '레돌민'을 갖고 있다.

약사들은 수면유도제를 선택할 때 "본인에게 부작용이 적은 약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의 B 개국 약사는 '수면유도제가 향정신성의약품은 아니라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그렇다고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라며 "전문가와 올바른 수면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B 약사 말대로 항히스타민제는 졸림 외에 변비, 구강 건조증, 배뇨 장애 등의 부작용이 야기되며 고령층은 복용 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전북의 C 개국 약사도 "수면제를 복용하던 환자가 수면유도제만으로는 잠들기 힘들다. 수면제는 사용에 주의가 요구되고 의존성이 생기기 때문"이라며 수면제와 수면유도제 복용을 겸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현재 수면유도제 시장에서 리딩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한미약품과 광동제약도 '비습관성·비의존성', '복용 부담감 해소'를 키워드로 마케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냈다.

디펜히드라민 성분의 리딩제품인 '슬리펠'을 갖고 있는 한미약품은 "슬리펠은 독시라민 성분에 비해 반감기가 짧은 장점이 있다. 따라서 초기에 가벼운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타깃"이라며 "지난 여름, 폭염과 같은 이유로 단기간 밤잠을 못 이룬 환자들이 슬리펠을 찾았다"고 했다.

이어 한미약품 측은 "스트레스 등으로 잠에 들지 못하지만 향정신성 수면제 복용을 두려워하는 환자들에게 수면유도제의 장점을 알릴 계획"이라며 "개국 약사들에게 적극 홍보하며 대중적인 디자인으로 리뉴얼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생약 성분 복합제인 레돌민에 대해 광동제약은 "수면유도제로서, 장기 복용을 통해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 보조제"라며 "점진적으로 잠에 드는 시간을 줄여주며 수면 중간에 깨어나는 횟수를 감소시키는 등 인체의 밸런스를 맞춰주면서도 내성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레돌민은 길천연물 의약품으로서, 의존성, 내약성 등의 부작용이 적으며, 장기복용이 가능하다. 해외에서는 처방용으로도 사용될 정도의 유효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광동제약은 "수면 유도뿐만 아니라 수면의 질 또한 향상시킨다는 다수의 임상 자료 등 다양한 학술 자료를 갖고 있다"며 "수면의약품 복용 유경험자 중 50~60대 남녀를 타겟으로 했다. 2주이상 복용시 잠에드는 시간과 밤에 깨는 횟수를 감소시켜 숙면 시간의 증가로 삶의 질을 개선한다"고 했다.

회사는 "생약성분으로 의존성 및 부작용 걱정이 없어 장기 복용이 가능한 점도 마케팅 포인트"라고 했다. 따라서 레돌민은 다수의 임상자료를 통해 효과가 입증됐는데 약물 상호 작용이 없어 복용 부담감을 해소시킨 제품으로, 2주 이상 복용하면서 수면위생관리를 병행한다면 잠에 드는 시간과 밤에 깨는 횟수를 감소시켜 숙면 시간의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  

이어 회사 측은 "OTC시장 내 레돌민의 매출 점유율 3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레돌민의 우수성들이 약사님들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제품자료 및 최신 수면 관리 자료 등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왼쪽부터) 독실아민염산염과 디펜히드라민염산염 제제 특성과 비교점

▶ 2주 이상 사용은 무리, 스스로 수면 습관 개선해야

약사들은 수면 유도제를 먹는다면 반감기가 짧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서 디펜히드라민 성분의 수면 유도제 복용을 권한다. 디펜히드라민이 독실아민보다 반감기가 짧기 때문. 특히, 항히스타민제는 2주 이상 사용하려면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약에 의존할 수 있고 부작용으로 인해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약사들은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 수면 습관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약에 의존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잠 잘드는 방법'을 찾고 만들어야 하는게 급선무다. 수면유도제를 복용하는 것과 잠을 오랜 시간 깊게 자는 것은 다른 문제로, 잠을 푹 자고 싶으면 자연스레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서울의 D 개국 약사는 "광동제약의 레돌민 같은 생약제제도 있지만 매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며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잠이 들 수 있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자기 전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궈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우유를 미지근하게 덥혀 마시는 것이 어떨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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