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ST 트로이·한독 디넥스·휴온스 전자약 등
"단순 수입·유통 구조 탈피…차별적인 경쟁력 강화"

국내 제약사의 의료기기 사업이 기존 수입·유통에서 '직접 개발'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미세 관절내시경 트로이. 트로이는 독일어로 신의를 의미한다(사진: 동아에스티)
미세 관절내시경 트로이. 트로이는 독일어로 신의를 의미한다(사진: 동아에스티)

지난 달 25일 동아에스티(대표이사 회장 엄대식)는 해성옵틱스와 공동 개발한 미세 관절내시경 '트로이'(Treu)를 선보였다. 트로이는 무릎·어깨·턱 관절에서 늘어나거나 파열된 인대·손상된 연골 등 환부에 초소형 카메라가 장착된 관절경을 삽입해 진단하는 의료기기다.

트로이의 관절경 직경은 1.4mm로, 일반 관절경보다 얇아 최소한의 절개로 진단이 가능하다. 환부에 삽입해 영상을 전달하는 스코프 길이는 60mm·95mm·120mm로, 환자에게 알맞은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다.

앞서 2016년 10월 동아에스티는 광학렌즈 전문기업인 해성옵틱스와 의료용 내시경 개발·판매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었다. 당시 양사는 트로이를 시작으로 각종 검사·수술용 내시경, 일회용 내시경까지 다양한 국내외 의료용 내시경을 함께 개발하기로 뜻을 모았다.

함태인 동아에스티 의료기기사업부장 상무는 "앞으로도 각 분야의 전문성을 지닌 의료기기 제조업체와 다양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의료기기를 개발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업체 경쟁과 강화되는 의료기기 인허가 장벽, 해외의 저가 의료기기 공세에서 사업부만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지니스 모델로 기대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함 상무는 "자사의 우수한 영업·마케팅 능력을 통해 치열한 의료기기 시장에서의 입지와 차별적인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단순 의료기기 수입·유통에서 탈피해 종합 헬스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 구조를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한독(회장 김영진)은 난치성 고혈압 치료용 의료기기 '디넥스'(Denex)를 개발하고 있다. 2012년부터 한독에서 개발하다가 2015년 설립된 자회사 한독칼로스메디칼(대표이사 김철준)이 디넥스를 맡게 되면서 글로벌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난치성 고혈압은 3제 이상의 혈압강하제를 병용 투여해도 수축기 혈압이 140/90mmHg 미만으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다. 디넥스는 고주파 카테터를 신장 동맥에 삽입해 신장 동맥 주변의 신경세포를 파괴하고 신경다발을 절제해, 표준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다.

디넥스는 2016년 국내 임상1상에 착수했으며,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에도 선정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3년간 9억원가량의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2017년 1월 유럽연합 의료기기 지침(MDD)에 의거한 CE 마크를 획득하기도 했다. 

한독 관계자는 "디넥스는 국내에는 없는 개념의 혁신적 의료기기로, 약물로 치료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되고 있다"며 "현재 국내 임상 마무리 단계이며 다국가 임상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 외에도 한독은 스트립 코드 자동인식시스템이 탑재된 혈당측정기 '바로잰'을 아이센스와 개발해 2009년 12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엔비포스텍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RST키트'도 개발하고 있다. 나노콘 기술을 적용한 RST키트는 심혈관계·감염성 질환을 적응증으로 개발되며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다. 

휴온스(대표이사 엄기안)는 수술·약물로 치유하기 힘든 질병을 전기자극으로 완화·치료하는 전자약(Electroceuticals)을 개발하고 있다. 전자약은 국내는 아직 생소하지만,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새로운 의료 기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7월 휴온스는 전자약 개발 전문 스타트업 기업 뉴아인과 전자약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했었다. 당시 양사는 1차 공동연구 과제인 '수면 보조 의료기기' 개발을 연내 구체화하고, 추후 중추신경계 치료 보조용 전자약·대사질환 치료 보조용 전자약·항암 보조용 전자약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수립하기로 협의했다. 이를 위해 휴온스의 제약 산업 노하우와 뉴아인이 보유한 의료 IT 기술을 결합하는 데 뜻을 모았다. 

휴온스 관계자는 "우리는 성장을 위해 새로운 분야를 계속해서 외부에서 수혈받고 있다. 전자약의 경우 오픈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추진됐는데, 이제 막 시작 단계이지만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여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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