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와 닮은 듯 다른 시험법...GC 아닌 LC 채택 유사
업계 전문가 “컬럼 온도 NDMA 검출에 영향 줄 수 있어”
식약처 “공개된 시험법 토대로 업계 피드백 받을 것”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8일 라니티딘 원료와 완제의약품(단일제)를 대상으로 한 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시험방법(LC-MS/MS)을 공개했습니다. 히트뉴스는 액체크로마토그래피(LC) 분석 업무를 맡고 있는 업계 관계자의 자문과 식약처 의견을 토대로 식약처와 FDA의 검출법을 비교해 봤습니다.(아래 첨부파일을 통해 FDA와 식약처의 검사법 참조)

GC가 아닌 LC법 채택=크로마토그래피(Chromatography)는 물질을 분리해 분석하는 방식입니다. 기체크로마토그래피(GC)와 액체크로마토그래피(LC) 방식으로 분류됩니다. 보통 GC는 휘발성 물질 등 고온으로 인한 영향을 받지 않은 시료 분석에 많이 활용됩니다. 반면 LC는 GC와 비교해 다양한 시료 물질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라니티딘은 자연적으로 NDMA를 생성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불안정한 물질입니다. 라니티딘의 화학구조식을 보면, 아질산염(NO2-)과  디메틸아민기(DMA)로 구성돼 있어 실제 보관 과정에서 외부 원인 없이 NDMA가 생성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때문에 식약처와 FDA 모두 시료(라니티딘)에 최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LC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관련해 식약처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GC는 기본적으로 기화를 하기 위해서 많은 열을 가해야 합니다. 보통 100℃ 이상의 열을 가해야 합니다. 이런 고온으로 인한 시료(라니티딘)에 영향을 줄 수 있어, GC가 아닌 LC법을 택했습니다.”

다만 두 기관 모두 LC 법을 썼지만, 분석 방식은 약간 다릅니다. 식약처는 LC-MS/MS법을 FDA는 LC-HRMS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LC-MS/MS 시험방법은 열에 약하면서 기체 크로마토그래피에서 분리하기 어려운 혼합물에 주로 이용됩니다. 이 분석법은 라니티딘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단일제)에서 NDMA 검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FDA 역시 '저온'LC-HRMS 시험법을 채택했습니다. 업계 전문가의 자문을 구해 본 결과, 두 분석 방식 모두 라니티딘에서 NDMA를 검출하는 데는 보편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합니다. 두 시험법과 관련해 업계 전문가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LC-HRMS는 분자량 결과값 정확도에 따른 차이를 보고, LC-MS/MS는 목적 물질(NDMA)의 분절체를 확인해 보는 시험법입니다. NDMA의 경우 물질 구조 확인에 대한 이슈가 특별히 없고, 단지 검출양이 쟁점이기 때문에, 두 방식 중 어떤 것을 쓰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컬럼 온도는 다른 조건으로=다만 고온을 시료에 가해야 한다는 우려로 GC법이 아닌 LC를 택한 두 기관이 LC를 분석하는 컬럼의 온도 조건은 다르게 잡았습니다. 분석 조건 중 컬럼의 온도를 FDA는 30℃, 식약처는 40℃ 로 잡았습니다. GC 방식을 채택하지 않은 식약처가 왜 FDA와는 다른 컬럼 온도 환경을 잡았을까요? 이에 대한 식약처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컬럼은 온도 10℃ 차이가 (NDMA를) 검출하는 데 있어 큰 변화는 없어 보입니다.”

FDA의 NDMA 검출 분석조건(왼쪽)과 식약처의 분석조건. 컬럼 온도 상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의 시각은 조금 달라 보입니다. 컬럼의 온도에 따라 시료(라니티딘)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한 업계 전문가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온도 차이에 따라 NDMA 검출양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라니티딘의 경우 물질 안정성 등의 문제로 분해돼 NDMA 생성 가능성이 있습니다. 컬럼 조건(온도 등)에서 온도가 높아질 경우 검출양이 증가할 수 있어 보입니다.”

이어 조심스럽게 FDA보다 굳이 높은 컬럼 온도 조건을 잡아 둘 필요가 없었다는 견해도 밝혔습니다.

“화학반응을 할 때 온도를 높이기도(가온) 하는데요. 상온에서 안정한 물질이어도 온도가 가해지면 물질의 분자구조와 외부환경에 의해서 화학 반응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분석환경 내에서 불순물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가온을 하는 것이 적절한 검사법이 아니겠지요. 특히 컬럼 조건이 단순히 온도만 가해지는 것이 아니라 용매 등이 같이 있는 상황이라 (화학반응이 일어나) 불순물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의 의견을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라니티닌은 자연 상태에서도 화학 반응으로 인해 NDMA가 생성될 가능성이 있는 물질입니다. 그런데 굳이 (FDA보다) 높은 온도 조건에서 검사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물론 단순히 컬럼 온도 하나만 가지고, 식약처의 검사법이 잘못 됐다고 볼 순 없습니다. 식약처 역시 검사법을 공개한 뒤, 검사법에 대한 업계의 피드백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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