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눈높이는 식약처가 좀 더 책임져 주길 원해"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는 7일 국정감사 시작부터 진땀을 흘려야 했다.

식의약품 안전관리 컨트롤타워로서 식약처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데다가 과거 교수 재직시절 인보사케이주 경제성평가를 수행했던 이력이 종일 이 처장을 난감하게 했다.

이런 가운데 식약청장을 지냈던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질책대신 뜻밖에 애정어린 충고의 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된 강아지 구충제 '펜벤다졸' 이야기를 꺼냈다. 언급 자체는 지적사항이었지만 높지 않은 목소리 톤에 억양도 부드러웠다.

그는 "펜벤다졸은 동물용의약품이어서 농림부가 관리한다. 그런데 최근 폐암환자들이 복용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식약처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되지 않아서 사람이 먹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런데 이런 권고만 하는 게 식약처가 역할을 다했다고 보지 않는다. 국민 눈높이는 식약처가 좀 더 책임 져 주길 원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말을 더 이어갔다.

그는 "농림부에 자료를 요청했더니 최근 판매량이 급증했더라. 동물용의약품은 톤 단위로 계산하는 데 판매량이 21% 늘었고 가격도 상승했다고 한다"면서 "증가한 이유는 다 알듯이 사람이 복용했기 때문인데, 이게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펜벤다졸 성분 약제는 42개 품목이 허가돼 있다. 식약처가 펜벤다졸과 관련해 설명자료를 뿌린 건 알고 있지만 이렇게 손 놓고 있다가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청와대 게시판에 청원글이 두 건 올라와 있는데 알고 있느냐. 하나는 펜벤다졸 판매를 중지하지 말라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임상시험을 시작해 달라는 내용"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식약처가 더 이상 팔짱만 끼고 있으면 안된다. 농림부와 합의하든,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처장은 "좋은 지적 감사하다. 미처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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