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석 · 최진혜가 보여주는 대한약사회판 '봄밤'

"저는 원래 부끄러움이 없어요." (최진혜 대한약사회 기획이사)

"저는 되게 부끄러웠어요. 엄청 땀 났어요. 처음 촬영 땐 경직됐고, 지금도 그래요. 하지만 제 연기보다, 저희가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봐요. 우리가 연기자가 아니어서 잘 할 수는 없지만 어떤 내용·메시지를 전할지 집중하고 있어요." (오인석 대한약사회 학술이사)

대한약사회가 공식 유튜브채널을 최근 활발히 운영하기 시작했다. 약사직능·정책을 국민에게 유용하고 재미있게, 또 시의적절하게 알리기 위해서다. 3분 내외로 드라마 '봄밤'의 장면들을 패러디한 영상은 두달 간 매주 한 편씩 게재됐다. 각각 남자 약사 '정해인'과 도서관 사서 '한지민'을 연기한 오인석 학술이사와 최진혜 기획이사는 카메라 앞에서 "떨리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들은 "앞으로 약사회 유튜브에 계속 출연해 약국 상황극을 통한 현안·정책 홍보, 라니티딘 사안 등 긴급 이슈에 발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히트뉴스는 지난 2일 오전 약사회관에서 오인석 학술이사와 최진혜 기획이사를 만났다.

(왼쪽부터) 대한약사회 오인석 학술이사 · 최진혜 기획이사

- 유튜브 방송은 어떻게 출범하게 됐죠?

"(오인석 이사, 이하 오) 김대업 집행부는 출범초기부터 홍보방식을 고민했어요. 이전에 라디오 홍보를 했지만 미진하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한창 고민중일때 약사가 주인공인 드라마가 시작하더라고요. 드라마를 활용하자고 결정한 후 '전문의약품은 공공재입니다' 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와 스티커를 노출시켰죠. 

다만, 약업계 관계자 눈에만 띄고 일반 대중의 눈에는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약사회는 2차 홍보를 시작하게 됐죠. 약업계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집행부의 정책 모토를 알리기 위해서요. 첫 단추가 '전문의약품은 공공재입니다' 메시지였습니다."

"(최진혜 이사, 이하 최) 요즘은 검색을 유튜브로 하는 시대죠. 홍보위원회 회의를 하다가 "누가 할까" 이야기가 나왔고 저와 오 이사님이 도전하게 됐어요."

- 영상을 보니 두 분 대사가 재밌던데요. 각본에 의한 건가요?

"(최) 애드리브에요. 대본은 세 네줄 정도에요. 현장에서 만들어집니다."

"(오) 대한약사회가 만드는 유튜브라고 딱딱하면, 의미가 없을 것 같았어요. 어느 정도는 웃기자는 생각이에요. 우리 둘이 사적으로는 되게 웃기거든요. 오히려 약사회 마크가 들어가니 자제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웃음) 약국서 경험한 대로 손님들의 모습, 약사로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어요. 새로 하거나, 어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 출연 영상을 본 지인들, 구독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최) 주변에서 '1초 한지민'이라는 이야기 해주셨어요. '왜 닮았지'라는 이야기죠. 처음 맡는 주연 연기라 저는 어깨가 무거웠어요."

"(오) 주연배우(최 이사)가 이끌어주는 대로 따라갔을 뿐이에요. 홍보위원회가 차려준 밥상에 저는 젓가락만 놨습니다."

지난 7월 방영된 드라마 '봄밤'을 패러디해 대한약사회는 유튜브 콘텐츠를 8주 간 매주 1편씩 업로드했다.
채널 링크 : https://www.youtube.com/channel/UCNDcVjrx39d-vgIA1CnHeXw
오인석 학술이사와 최진혜 기획이사가 남녀주인공으로 출연, 이지현 약사가 해설을 맡았다. 

- 현재 약사회 임원으로 어떤 역할을 하시나요? 유튜브 촬영 뒤 애로사항은 없나요?

"(최) 기획이사로서 기획위원회 일을 해요. 약사회 홈페이지로 신상신고를 할 수 있게 돕고, 젊은 약사들에게 약사·약국 관련 정책·제도를 만들어 전달하고 있습니다. 약사회 홍보 일도 해보고 싶은 게 많아요. 

약사가 하는 일을 인포그래픽으로 전달할 콘텐츠도 만들고 싶어요. 다만, 현재 보건대학원을 다니고 있어서 학업과 약국, 약사회 업무 등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더 하고 싶은데 못해서 아쉬워요."

"(오) 저는 가정이 있고, 약국이 있고, OTC(일반의약품) 학술 연구하는 OTC연구모임을 하며 약사회 활동도 하고 있어요. 잘 하려는 마음도 들지만 다른 분들께 폐 끼치고 싶지 않아 활발하게 학술위원회 활동을 하고 있어요. 일이 재밌어서 하고 있어요." 

- "전문의약품은 공공재입니다"를 맨 처음 다루셨던데요. 앞으로는 어떻게 운영될까요?

"(오) 그동안 전문의약품에 대한 공공재적 성격을 알리는데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있었어요. 그 문장을 떼어 '전문약', '공공재'에 대한 후속 설명을 하게 됐죠. 앞으로 이슈와 정책에 집중하려고요. '약사회'와 '약사 직능'을 대국민에게 알릴 방안을 고민 중이에요. 학술적인 요소가 필요하다면 제가 더 발언을 하겠죠."

"(최) 첫 주제로 전문약은 공공재입니다를 다뤘고요. 앞으로 콘텐츠를 계속 기획하며 약사직능 · 제도를 알리는 큰 틀 에서 고민하려고 합니다."

영상은 ▲라니티딘을 복용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https://www.youtube.co
m/watch?v=Rpcb0ZyZzCA) ▲라니티딘? 잔탁? 라니티딘 위장약 왜 이렇게 많을까?(https://www.youtube.com/watch?v=-Mu9w4_qwfc) 등 2편으로 제작됐다.

- 최근 라니티딘에 국민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소개하는 영상을 올리셨던데요.

"(오) 라니티딘 대처에 대해 약사회 내부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왔어요. 최 이사님이 라니티딘 관련해 영상을 찍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죠. 전날 오후에 논의한 후 바로 그 다음날 찍었습니다."

"(최) 약국에서 일하며 질문을 많이 받을 것 같았어요. 약사회에 있어서 정부방침을 먼저 알게됐는데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특히 오 이사님이 '국제일반명(INN) 제도였으면 좋았겠다'는 말을 해서 거기서 착안했죠. 라니티딘 대처방안과 국제일반명 제도 소개를 연이어 하게 됐어요. 

유튜브를 찾아보니 관련 내용이 많이 없더라고요. 다들 유튜브로 검색하는데, 제가 글로 봐도 라니티딘 대처방안은 어려웠어요. 환자나 약사 입장으로도요. 여러 분의 도움을 받아 하루 만에 게재할 수 있었어요. 이번 기회를 통해 시의성 있는 이슈를 콘텐츠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오) 최 이사님 말씀대로, 긴급상황 · 핫이슈 대응 매뉴얼도 필요할 것 같네요. 우리가 미리 대응해볼 수 있을 정도로요."

"(최) 그러게요. 이슈가 제기됐을 때 콘텐츠 제작 여부를 결정할 만큼으로요."

2일 오후 2시에 열린 2019년도 제2차 이사회 회의록을 두고 대화하는 오인석 이사와 최진혜 이사

- 바빠지시겠네요. 유튜브 출연, 재미있고 보람있으신가요?

"(오) 유튜브는 지속적으로 콘텐츠가 나와야 보는 분들도 늘어나요. 확산되고 정기 구독자가 늘어나면 국민들에게 일정 홍보가 될 텐데요. 아직은 시작단계라고 생각하고, 콘텐츠 자료를 더 쌓아가야 할 것 같아요. 홍보위원회와 상의해보려고요."

- 약사 유튜버분들도 요즘 많은데, 이들을 섭외할 생각있으신가요? 기존 약사 유튜버들의 콘텐츠와 약사회 유튜브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오) 네, 그렇죠. 약사 유튜버분들은 약을 구독자에게 알려주시죠. 약국에서 쓰이는 제제 · 제품군에 대한 일정한 홍보 · 정보전달이에요. 약사회 유튜브는 약사회 정책 · 약사 직능을 알리고 있습니다. 다르죠. 저희도 이슈가 되는 약은 언급하겠지만, 기본적인 약의 설명을 다루지는 않을 것 같아요. 약사회 유튜브는 큰 틀에서 정책 홍보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 다음 주제는 무엇인가요?

"(최) 함께 유튜브에 출연해 해설을 하시는 이지현 약사님께서 아이디어가 많으세요. 회의를 하면 서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와요. 정기적으로는 직능을 알리겠지만 시의성 있는 이슈도 다루겠죠."

"(오) '우리는 이런 일을 해요. 약사를 활용하세요, 물어보세요.' 라는 내용을 알릴 건데 어떻게 재밌게 만들 수 있을까. 대중들이 볼까 고민해요. 곧 '독감 주의보'가 내려진다면 국민 대응방안, 독감과 감기의 차이점, 예방접종 등을 소개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질병관리본부나 식약처도 하겠지만, 약사회도 전달자 역할로서 알릴 수 있죠."

"(최) 기존 드라마나 예능 등 트렌드를 빨리 접목해 스토리를 만들려고요."

- 일반국민과 약사에게 대한약사회 유튜브가 어떻게 비춰지기를 바라시나요? "이렇게 보셨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은요?

"(최) 대중에게 유용하고 재밌었으면 좋겠어요. 약사들에게는 시의적절하다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앞으로 약국에서 일어나는 상황극을 통한 현안·정책 홍보, 라니티딘 등 약업계 이슈에 관련 대한약사회의 입장 전달을 병행할 것 같아요. 

"(오) '대한약사회가 홍보 활동을 하고 있네. 잘하는구만' 하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어요. 집행부의 모토는 '국민과 함께, 국민을 위한 약사회가 되자'입니다. 약사들 잘 살자는 것이 아니라 다같이 잘 살자고요. 이 점을 국민들께 조금이라도 어필됐으면 좋겠어요. 국민건강과 함께 하는 정보를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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