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전문의 "순차치료 전략 완전히 배제 어려워"
아시아인 하위 데이터 분석 결과 주목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항암제 타그리소(오시머티닙)의 최종 생존율 데이터가 기존 1,2세대 치료제보다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8일(현지시간 기준) 스페인 바로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Fira Gran Via) 전시장에서 FLAURA 3상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 데이터를 살펴보면, 1차 타그리소 투여한 군의 전체 생존율(OS)는 38.6개월로, 대조군인 게파티닙, 엘로티닙 31.8개월보다 약 21.3%의 생존율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게 1차로 타그리소를 투여하고 대조군으로 다른 TKI 제제인 이레사(게피티닙), 타쎄바(엘로티닙)를 비교한 연구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타그리소의 무진행생존율(PFS) 개선 효과를 지난 2017년 ESMO에서 발표했다. 당시 임상 결과를 살펴보면, 타그리소의 PFS는 18.9개월로, 기존 1세대 TKI 제제(이레사, 타쎄바) 10.2개월보다 약 54%의 생존율 개선과 질병진행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출처=ESMO
출처=ESMO

이번에 발표된 전체생존율(OS) 데이터는 국내 의료진이 특히 주목하고 있는 평가 항목이다. 국내 보험 급여 환경에선 OS를 PFS보다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또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방식과 관련해 순차치료 전략(1차로 초기 약물 사용 후 2차로 타그리소 사용)을 택할지, 3세대 치료제인 타그리소를 처음부터 쓸 것인지는 국내 의료진 사이에 큰 논쟁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PFS에서 보여준 8개월의 차이가 주요 평가 변수인 OS에서도 유의하게 나올지가 관심이었다. 우선 타그리소는 기존 1,2세대 치료제 대비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기존 치료제보다 약 6.8개월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FLAURA 3상 결과로 순차치료 전략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는 의료진 의견도 있다.

국내 A대학병원 교수는 FLAURA 임상 결과와 관련해 히트뉴스에 “국내 후향적 연구보다 크게 개선된 데이터는 아니다”라며 “아마 타그리소 내성 문제가 극복되지 않아 당초 기대했던 결과에 못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후향적 연구이기 때문에 이번에 분석된 연구 결과와 직접 비교에 한계는 있지만, 타그리소 역시 (국내 후향적 분석) 결과보다 훨씬 길게 나와야 1차 치료제로서 순차치료 전략보다 훨씬 낫다는 입증을 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 발표된 FLAURA 결과는 국내 후향적 분석 결과를 넘지 못 했다”고 했다.

그가 언급한 국내 후향적 분석 결과는 이렇다. 한국에서 아파티닙(지오트립)의 리얼월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보니 전체 생존기간(OS)이 약 40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폐암 4기 환자들이 40개월을 넘게 생존해 있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이 연구는 이승룡 고대구로병원 암병원 교수 주도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40개월 이상의 OS 데이터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의견을 종합해 보면, 이번 타그리소 OS 데이터가 39개월에서 40개월 정도는 나왔어야 순차치료 전략보다 완전한 우위를 입증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었다는 것.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타그리소 OS는 39개월 조금 못 미치는 38.6개월이었다.

이와 관련해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기존 표준 요법 치료 이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 중 사망, 치료 포기 등 2차 치료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환자 상태가 검사에 용이하지 않은 경우, T790M 양성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등을 제외하면 약 30%만이 2차에서 타그리소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이승룡 고대구로병원 암병원 호흡기 알레르기 내과 교수도 이번 임상 결과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한계점도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교수는 “기존의 1세대 EGFR TKI 에 비교해서 3세대 오시머티닙(타그리소)이 약 7개월의 생존율 개선을 보인점과 오시머티닙이 갖고 있는 장점인 적은 부작용 발생율과 뇌전이 환자들에서도 치료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내 급여 환경에서 이번 임상 결과를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시머티닙 약제 투여후 내성이 생겼을때는 세포독성 항암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점과 아직 1차치료제로 국내에서는 보험 급여가 되지 않아 약제비 부담이 크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했다.

또 2세대 치료제 지오트립(아파티닙), 비짐프로(다코마티닙)와 비교는 이번 임상을 통해 입증할 수 없다는 의견도 밝혔다.

그는 “이번 자료는 1세대 EGFR TKI와의 비교임상”이라며 “2세대 EGFR TKI (아파티닙, 다코마티닙)와 비교는 또 다른 얘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2세대 EGFR TKI가 생각보다 긴 PFS 자료를 보여 주고 있다”며 “2세대 EGFR TKI를 사용한 경우 내성이 생겼을때 약 반수에서 T790M 변이가 발생하면 오시머티닙으로 치료함으로써 생존율이 더 길어 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에서도 1차 약제로 오시머니팁이 급여화된다면 오시머티닙이 갖고 있는 장점인 적은 부작용과 중추신경계(CNS) 치료 효과로 인해 1차 치료약제의 가장 우선적인 치료약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정부에서는 약제비 부담이 문제이겠지만 폐선암 환자들에게는 아주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에 빠른 시기에 국내에서도 타그리소가 1차 치료 약제로 급여화 되기 위해 정부와 제약사 간에 잘 협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에서 이번 임상을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아시아인의 하위분석 데이터다. 이번 임상에서 아시안인의 비중은 약 62%다. 2017년 ESMO에서 발표된 타그리소 임상연구 하위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동양인의 PFS는 16개월로, 서양인의 18.9개월보다 짧게 나타났다. 때문에 이와 같은 PFS의 데이터 경향성이 OS에서도 나타났을 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OS와 관련된 하위 분석결과는 다음달 중순 경 논문으로 출판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