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초대석] 프라사나 피탈레 총괄(아이큐비아 글로벌 컨슈머헬스)
소비자 니즈 맞추는 게 컨슈머헬스 성패 갈라

"컨슈머헬스 시장에서 소비자는 왕이고, 여왕이다. 시장은 소비자가 주도한다. 다양한 제품을 천편일률적으로 제공해도 되는 시대는 끝났다. 하나의 브랜드도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할 만큼 세분화하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이다."

프라사나 피탈레 아이큐비아(IQVIA) 글로벌 컨슈머헬스(Consumer Health) 총괄은 컨슈머헬스 기업이 취해야 할 기본적인 전략이 무엇인지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지난 19일에 열린 IQVIA의 'Client Day : Adapting to Rapidly Evolving CH landscape (빠르게 변화하는 컨슈머헬스 환경에 대한 적응 방안은)' 세미나에서도 "컨슈머헬스 시장에서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강조한 그는 "소비자의 질환·질병 예방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자체가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했다.

프라사나 피탈레 아이큐비아 글로벌 컨슈머헬스 총괄 

그는 또 시장의 '플레이어' 역할을 하는 약국과 제약사에게 각각 '소비자 경험'과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고민하고 개선하라고 조언했다. e커머스,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의 전환 (Rx to OTC Switching) 등을 고려했을 때 컨슈머헬스 시장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다봤다.

히트뉴스는 프라사나 피탈레 아이큐비아 글로벌 컨슈머헬스 총괄을 만나 글로벌 컨슈머헬스 시장 환경과 한국 시장에서 약국과 제약사가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전략 등에 대해 물어봤다.

"글로벌 시장 연평균 3~4%씩 성장… 빅파마도 군침"

- 컨슈머헬스의 정의는 뭔가? 글로벌 시장 상황은?

"아이큐비아에서는 컨슈머헬스를 네 가지 파트로 나눠 정의한다. OTC(일반의약품), 퍼스널 케어(위생용품 등), 환자의 셀프케어(자가케어), 영양보조제(뉴트리션) 등이 그것이다. 국가들마다 경계는 다를 수 있지만 의료용, 의약품으로 쓰이는 음료에 한해 컨슈머헬스 정의에 들어갈 수는 있는데 예외가 있을 수 있다.

현재 글로벌 컨슈머헬스 시장은 연 평균 3~4% 비율로 성장하고 있다. 다만, 성장 폭이 크지 않다. 그 이유는 지난해 유럽의 겨울 독감 유행이 심하지 않았고,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 시장의 경제 부진으로 인해 성장세는 주춤한 상황이다.

하지만 인구고령화, e-커머스 성장, 중국의 경우 1자녀 정책 폐지 등 컨슈머헬스를 비롯한 OTC 시장을 견인할 수 있는 요소는 여전히 많다고 생각한다. 온라인이나 전자상거래 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나 실질적인 추적은 까다로운 편이다. 컨슈머헬스 시장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OTC 시장은 전체 제약 시장의 약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 글로벌 빅파마는 신약을 만들어야 하는 숙제가 더 급하지 않을까? 빅파마들도 컨슈머 헬스케어에 관심이 많나?

"당연하다. ETC나 신약은 투자가 굉장히 많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에 비해 수익성 자체는 악화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도 어렵다. 현재 신약 개발 R&D와 투자도 주로 항암제나 특수한 치료제로 쏠리고 있지 않나. 성공한다면 수익성 자체는 높지만, 환자군은 점점 더 줄어들고 좁아지는 한계가 있다.

빅파마 입장에서는 계속 '캐시플로우'를 확보해야 하니 컨슈머헬스 쪽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 환자는 물론 일반 컨슈머를 대상으로 한 제품에 관심이 많아지는 것이다. 앞으로 전문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 글로벌 컨슈머헬스 TOP 10 기업을 보면, 제약사와 유통사 · 식품회사가 양분하고 있는듯 하다. 앞으로 TOP 10 기업 명단이 바뀔 수 있을까?

"많은 소비재회사들이 컨슈머헬스 시장에 진입하기를 원하고 있다. 헬스 관련 브랜드라면 소비자들이 관심을 더 갖게 되고,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래서 헬스케어 제품, 위생용품 등을 주력사업으로 내세우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비제약사만 그럴까? 기존 제약사도 컨슈머헬스 사업 부서를 세우고 공을 들이고 있다. 앞으로 제약사가 조금 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GSK와 화이자가 컨슈머헬스 사업을 합병한 것처럼 이같은 움직임이 이어질 수도 있다. 강력한 포트폴리오와 브랜드가 제약사를 통해 탄생하고 매출도 증가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이다. 향후에는 테크놀로지 기반 기업들도 이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어 흥미로운 격변지가 될 것 같다."

"OTC 유통채널 제한...한국 약국은 운 좋은 편"

- 한국의 컨슈머헬스 시장은 어떤가? 한국은 ETC 비중이 크고 OTC 비중은 늘지 않아, 그 격차가 커지고 있는데

"글로벌에서 봐도 ETC 시장은 OTC 시장보다 훨씬 더 크다. 한국은 전체 한국 제약시장에서 OTC 비중이 11.5~12%에 달한다고 알고 있다. 아울러 한국은 OTC가 약국 외에서 판매되는 경로가 현재 굉장히 제한적인 편이다. 따라서 한국 약국은 다른 나라 약국에 비해 운이 좋은 편이다.

다른 나라 약국은 그렇지 않다. 많은 제품들이 마트, 온라인 매장에 있다. ETC에 대한 마진도 상당히 적다. 정부의 약가인하에 대한 압박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OTC나 비처방약에서 더 높은 마진을 얻고 있다."

- 사실 개국약사들은 OTC 판매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옛날에 비해 경제도 어려워졌고, 마트나 H&B 스토어에서 건강기능식품을 사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OTC 판매 경로가 아직까지는 제한적이긴해도 약국도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단순히 처방된 약을 조제하는 데서만 끝나선 안 된다. 다른 나라의 경험도 있듯 약국도 변해야 한다. 서비스 제공자로서 말이다. 예를 들어 콜레스테롤이나 혈압 등을 측정하고 이에 맞게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역할도 필요할 수 있다."

- 글로벌 시장을 조명할 때 블록버스터를 언급했다. 사실 한국에서 OTC가 100억 이상 팔리면 '블록버스터'로 부른다. 그런데 건강기능식품은 OTC 대비 6~7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경우가 속속 보인다. OTC보다 건강기능식품 키우는 게 수익 상 더 좋지 않을까?

"최고의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는 기회 · 투자 방향이 OTC와 건강기능식품, 혹은 타 제품 중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 질문같다. OTC는 규제가 더 심하고 규제기관의 품목 허가 하에 조절되는 시장이다. 물론 규제가 있지만 건강기능식품과 영양제 등은 OTC만큼의 규제를 받지 않고 소비자가 사고 싶으면 사는, 소비자가 '주도하는' 시장이니 수익성이 OTC보다 높을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도 가격대를 보면, 고가 · 중저가로 나눌 수 있다. 또 어떤 혜택을 홍보하느냐와 브랜드 인지도에 따라 가격대와 마진도 굉장히 차이를 볼 수 있는 시장이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일반 감기약 등 OTC 의약품보다 더 큰 매출을 끌어올릴 요인이 있긴 하다. 가령 계절성을 타는 OTC가 1년 동안 큰 변동 없는 건강기능식품보다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 글로벌 시장도 제약사 - 비제약사 간 컨슈머헬스 경쟁이 있었는데 이를 한국시장에 옮겨놓으면 어떨까? 한국 제약사에게 팁을 준다면

"제약사는 과학과 의학, 의료 전문기업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ETC에도 여전히 많은 투자를 하며 헬스케어에 집중한다는 인식이 있다. 특히 제약사로서 '혁신'해야 한다. 혁신의 종류는 많은데 기술적 혁신, 상품 다변화에 대한 혁신도 얼마든지 추구할 수 있다. 식품회사를 아예 인수해서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새로 진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 비제약사는 감기약, 소화제, 진통제 등 OTC를 출시해 성공하는 게 훨씬 어려울 수 있다. 소비재에 강점이 있었으니 보이지 않는 불리함이 작용할 수 있다.

생수 한 병이라도 건강하다는 이미지를 전달하면 소비자는 매력을 느낀다. 이로 인해 제약사는 건강 상의 이점을 접목할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해 혁신을 하고 임상시험 등을 거쳐 효능·효과를 입증한다면 비제약사에 비해 큰 이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제약사는 ETC를 통해 전문 비즈니스 영업과 시장 규제에 대한 경험이 많다. 비제약사는 이 경험이 부족할 수 있다. 차별화 할 수 있는 제품 특성을 고려해 어떤 마케팅 메시지를 만드느냐에 따라 매출을 높일 수 있다."

- 한국 약국과 기존 유통망이 향후 등장할 온라인, 새 유통망에 대응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약국가는 현재 많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글로벌 약국에 비하면 한국에서 약은 약국 외 판매가 제한적인 편이다. 사실 "어렵다"는 의미를 어떻게 정의할지가 한국 약국가의 해결 방안이 아닐까? 향후 리스크라면 약국 외 판매 허용 품목이 늘어나는 부분으로 보여진다.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느냐, 어떤 특정한 OTC를 원하느냐가 핵심이다."

"소비자 - 기업, 양방향 관계. 약국 소비자에게 신뢰감 줘야"

- 컨슈머헬스 시장은 누가 주도한다고 보면 될까? 소비자인가, 기업인가?

"소비자가 왕이고, 여왕이다.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 중심 전략을 세워야 한다.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브랜드들은 다양한 제품을 시리즈별로 구비하고 있다. 소비자 상황에 맞춤화시켜 제공하는 것이다. 진통제라도 30세 이상 복용 제품, 30세 이하 복용 제품, 여성 복용 제품 등을 따로 구분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면 소비자들이 선호할 수 밖에 없다. 참고로 기업은 인수전략과 카테고리 매니지먼트를 원활히 운영해야 하고 전통의약(한국은 한약제제) 기업과도 경쟁할 수 있다.

시장에서 소비자와 기업은 양방향 소통 관계라고 보면 된다. 기업이 시장에서 마케팅 활동을 하면 소비자는 이를 듣게 되고, 제약사가 시장에 제공한 정보를 통해 소비자가 구매를 고민한다. 양방향이다."

- 일부 개국 약사들이 소비자에게 "마진 높은 품목을 권한다는 오해"를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외국의 사례는 어떤지, 약국의 역할은 어떤지?

"약사나 약국의 위상과 평판이 어떤지에 따라 달라진다. 소비자가 약사를 신뢰한다면 약사의 말을 경청하지 않겠나. 그런데 약국을 '물건 사는 가게'라고 생각한다면 덜 신뢰할 것이다.

소비자가 약사에 대한 신뢰도가 어떤지에 따라 국가마다 약국경영 전략도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약국이 전문적 · 약료적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자 건강을 신뢰할 수 있다는 인식이 돼 있지만 단순히 거래의 개념으로만 인식되는 곳도 있다.

약국과 제약사는 소비자에게 '신뢰'와 '경험'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약사는 소비자 경험에 가장 최적화된 채널이 어딘지, 약국인지 슈퍼마켓인지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피탈레 총괄은 한국을 방문해 지난 18일 트라다노아 대치에서 열린 'IQVIA Client Day : Adapting to Rapidly Evolving CH landscape(빠르게 변화하는 컨슈머헬스 환경에 대한 적응 방안은)'에서 한국 제약사, 다국적 제약사 컨슈머헬스 마케팅-영업 담당자들에게 글로벌 OTC 시장의 트렌드 동향을 발표했다.

"소비자가 왕이다. 소비자에게 신뢰와 경험 만들자"

- 종합하면, 컨슈머헬스 시장 트렌드는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제약사와 약국에게 조언 한 마디 해달라.

"컨슈머헬스 시장이 급속하게 변화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왕'이라는 점이다. 오늘날 시장이 역점을 두는 분야는 '예방'이다. 이 분야에 비제약사도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 제약사는 그동안 아픈 사람에게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에 집중했다.

소비자는 이전보다 교육수준도 높고, 어디가 아픈지에 대해 관심도 많고 인지도도 높다. 소비자의 이러한 변화는 시장의 판도를 크게 뒤흔들었다. 더 나은 헬스케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고, 기업들이 컨슈머헬스 제품과 의약품을 빠르게 전달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만큼 시장은 흥미진진해질 것이다.

한국 약국의 약사들에게 다른 국가의 약국은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심을 가져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소비자들이 약국에서 겪은 경험의 '퀄리티'가 좋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계속 약국에 가고싶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약국은 서비스 공간으로 진화와 혁신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 H&B(헬스앤뷰티)와 의약외품 등 수익성 있는 제품을 고려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이 경우 더 많은 컨슈머헬스 기업이 약국 채널을 주목하고, 진출할 움직임을 보인다. 약국을 통한 소비자 경험을 개선시켜야 한다는 핵심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프라사나 피탈레(Prasanna Pitale) 아이큐비아 글로벌 컨슈머헬스(Consumer Health) 총괄은…

프라사나 피탈레(Prasanna Pitale) 총괄은 전세계 700여 명의 아이큐비아 글로벌 컨슈머헬스 전문가 그룹을 이끌고 있다. 또한, 컨슈머헬스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제약회사 고객들의 제품출시 전 과정을 지휘하고 있다. 그는 최근 컨슈머헬스에서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고객의 다양한 요청 사항을 지원하는 동시에 동남아 및 남미 같은 신흥 시장에서 아이큐비아의 글로벌 역량을 확장시켜오고 있다.

피탈레 총괄은 30년 간 아이큐비아(구 IMS Health)에 재직하며 2013년 컨슈머헬스 부문장으로 임명되기 전 Global Midas 및 Oncology 등과 같은 상업화 부문 시니어 직책을 역임한 바 있다. 경영학 중 마케팅을 세부전공 한 피탈 총괄은 런던 소재 Market Research Society에서 학위를 취득하고, 전세계 약 3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Chartered Institute of Marketing으로부터도 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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