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 데이터 조작한 졸겐스마
임상관리 미흡 인보사-엔젠시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임상 데이터가 조작됐다고 밝혀진 유전자 치료제 졸겐스마와 인보사에 대해 각기 다른 결정을 내렸다. 졸겐스마는 데이터 조작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의약품 승인을 유지했다. 반면 인보사는 아직까지 ‘임상중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FDA는 졸겐스마와 인보사에 대해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졸겐스마는 임상시험이 진행되기 이전인 동물실험 데이터가 조작됐고, 인보사는 사람에게 직접 투여되는 임상시험 단계에서 허가되지 않은 물질이 혼입됐기 때문이다.

세포치료제 업계 관계자는 “동물실험 결과는 임상의 개시 여부를 판단할 때는 영향을 주기 때문에 졸겐스마의 경우 동물 데이터 조작으로 의약품 허가를 취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반면 인보사의 경우 데이터 조작보다 의약품으로 사용될 수 없는 물질이 사용된 것”이라고 했다.

FDA는 지난 5월 '임상보류 공문'(Clinical Hold Letter)을 발부해 임상재개 승인까지 인보사 임상을 보류하고, 임상 중지 해제를 위한 구성성분 변화 경위·향후 조치사항 등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현재까지 인보사에 대한 임상보류 상태는 유지되고 있다.

한편, 헬릭스미스의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VM202-DPN)’ 역시 임상 과정 상의 품질 관리 미흡으로 3상 결과 도출에 실패하며 개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엔젠시스는 인보사처럼 의약품으로 쓰일 수 없는 물질이 혼입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임상시험 절차 관리 미흡으로 대조군과 투여군간의 유전자 혼입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24일 회사 측이 기업설명회를 통해 밝힌 내용을 살펴보면, 임상에 쓰인 위약군과 약물 투여 군간의 유전자치료제 물질의 유전자 공정(engineering) 과정 혹은 임상 참여자 피험자 투여에 문제가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아직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임상시험 경험이 있는 한 관계자는 “(헬릭스미스의 임상3상 결과가 도출되지 않은 것은) 임상시험 설계의 문제가 아니라 임상약 자체가 잘못 관리됐기 때문”이라며 “(외부 세포가 혼입된) 인보사 사태와 같은 문제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임상 시료를 만들 때 플라스미드에 외부 유전자를 도입하는 방식이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헬릭스미스 측은 “현재 약 500명 규모로 진행된 단일 임상을 2-3개로 나눠 모든 데이터를 임상 당 5-10개 사이트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임상 병원(site)에 품질관리(QC) 전문인력을 파견해 실시간 오류를 체크할 수 있도록 데이터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