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처럼 임상약을 잘못 만든 것”
헬릭스미스 “임상 시험 나눠 진행해 유효성 입증 주력할 것”

헬릭스미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VM202-DPN) 임상 3상 결과 도출이 불발되면서 업계에선 인보사 사태와 유사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인보사 사태와 유사하게 엔젠시스 임상시료(임상약) 관리가 미흡했다는 것.

헬릭스미스 측은 지난 23일 공시를 통해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VM202의 3상에서 위약과 약물 혼용 가능성이 발견됐다"면서 "이에 따라 피험약 혼용 가능성으로 플라시보와 엔젠시스(VM202)의 효과가 크게 왜곡돼 명확한 (유효성에 대한) 결론 도출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공시했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가 24일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엔젠시스 임상 결과 도출 불발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이 밝힌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임상에 쓰인 위약군과 약물 투여 군간의 유전자치료제 물질의 유전자 공정(engineering) 과정 혹은 임상 참여자 피험자 투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아직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24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이번 피험약 혼용 가능성이 임상시험수탁회사(CRO)의 문제인지 병원(site)의 문제인지는 조사를 통해 밝혀낼 것”며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법정 대응은 결과가 나온 이후로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은 임상시험 관리 미흡이 원인이라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글로벌 임상시험 경험이 있는 한 관계자는 “이번 사안의 본질은 임상시험 설계의 문제가 아니라 임상약 자체가 잘못 관리됐기 때문에 (외부 세포가 혼입된) 인보사 사태와 같은 문제로 볼 수 있다”며 “임상시료를 만들 때 플라스미드에 외부 유전자를 도입하는 방식이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3상은 통상적으로 상업화를 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에 해당해 품질 관리(quality control)가 잘 돼야 한다. 때문에 통상적으로 한 배치(batch) 내에서 전 주기 임상을 진행한다”고 했다.

그러나 헬릭스미스의 엔젠시스는 한 배치가 아닌 여러 배치에서 만들어진 임상약이 3상에 사용됐다. 관련해 김 대표는 “여러 기업이 우리 약물이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어 여러 배치를 작은 규모로 만들었다”며 “이로 인해 각 배치 간에 변이(variation)가 만들어져 임상 결과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물론 여러 배치를 사용하는 것 자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여러 배치를 쓰려면 품질 관리 측면에서 더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 유전자치료제 개발 업체 관계자는 “품질 검사를 통해 여러 배치의 품질이 동일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과정을 거치니 배치 자체가 여러 개인 것에 문제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임상 과정은 철저하게 관리돼야 하는데, 사실 이 과정은 CRO가 관리하는 부분”이라며 “이런 이유로 임상 관리를 잘 하는 CRO와 협력해야 하는데, 사실상 CRO 질이 높아지면 상당량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했다.

헬릭스미스가 이용하고 있는 CRO 기업은 프라이머리 리서치(Premier Research)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통증 분야에 있어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CRO로서, ?진통제(Analgesia) 관련 임상을 지난 5년동안 약 850개 진행했다.

한편, 헬릭스미스는 측은 “후속 임상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기존 500규모의 임상을 2-3개로 나눠 유효성 입증에 주력할 것”이라며 “원래 시판 허가 시점을 본 2021년경 BLA 제출 시점이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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