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벤다졸 성분 '파나쿠어' 품절 대란… 효과·안전성 담보되지 않아

동물구충제 파나쿠어(펜벤다졸)로 말기 암을 치료했다는 검증되지 않은 유튜브 영상이 확산되자 해당 제품이 약국가에서 품절된 것으로 확인됐다. 말기 암 환자들이 장기간 병원 치료를 받다, 해당 영상과 정보를 보고 약국을 찾아 파나쿠어를 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국가는 이 품목이 사람에 대한 안전성·유효성을 입증받지 않았고, 허가사항도 사람 복용 대상이 아닌 만큼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대한약사회도 20일 오후 펜벤다졸 성분 동물용의약품 판매에 주의를 당부했다.

펜벤다졸 성분 동물용 구충제 '파나쿠어' (사진출처 : 대한동물약국학회)

최근 펜벤다졸 성분 동물용 구충제 파나쿠어와 옴니쿠어를 복용해 암을 완치했다는 유튜브 영상이 게시된 바 있다. 이 영상을 본 일부 암 환자들은 약국을 찾아 파나쿠어 구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A 약사는 "해당 영상 때문에 동물용 기생충약인 파나쿠어가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고 했다.

영상에 따르면 미국 오클라호마시에 사는 조 티펜은 지난 2016년 소세포폐암 말기 진단을 받아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그는 펜벤다졸 연구를 하는 수의사에게 이 약이 동물시험에서 항암 효과를 보였다는 이야기를 접해 복용했다.

하루 222mg의 펜벤다졸을 3일 섭취, 4일은 섭취하지 않았으며 감마토코페롤이나 커큐민 등을 함께 복용했다고 전했다. 이후 1년 뒤 그는 암 센터를 퇴원할 정도로 호전됐다. 그의 치료 과정은 미국 한 방송사와 인터뷰를 할 만큼 알려졌다.

A 약사는 "말기 암 환자들은 병원에서도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가 스스로 치료법을 공부한다"며 "주위에 해외 직구를 해 6개월 분을 구입했다는 환자도 봤다. 다만, 표준치료가 아니어서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자들의 복용에 대해 찬반을 떠나, 유튜브 영상을 통해 파나쿠어가 품절 사태를 빚게 됐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하지만 표준치료가 아니면서 사람이 먹도록 허가 된 의약품이 아닌 만큼 약사사회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튜버 정세운 약사는 유튜브를 통해 "정식 안전성 시험이 전무하고 그 누구도 효과와 안전성을 담보하지 않는다"고 했다. 온라인 상에서 환자들은 "효과가 있는지", "복용법은 어떻게 되는 건지" 등 문의와 질문이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는 사안의 파급력을 인지해 20일 오후 시도약사회장을 대상으로 '펜벤다졸 성분 동물용의약품 판매 주의 안내'에 대한 공문을 보냈다.

대한약사회는 "최근 개 또는 고양이에게 투약하는 '펜벤다졸' 성분 동물용 구충제를 섭취해 인체 말기 암을 치료했다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암환자 커뮤니티, 인터넷 영상매체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약사회는 "따라서 소속 동물약국에서 '펜벤다졸(Fenbendazole)'성분의 동물용의약품을 판매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구매자에게 용도를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용법 ·용량, 주의사항 등 의약품 허가사항을 안내해 불필요한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히 전달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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