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도췌장암센터·유방암센터·폐암센터 순으로 많아

병원약사회지 최근호에 관련 논문 게재

국립암센터에서 최근 15개월간 발행한 임상시험용 의약품 처방 1만2387건 중 5.43%에서 처방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병원약사회지 최근호에 실린 '암 환자에서의 임상시험용 의약품 처방 오류 분석' 논문에 따르면, 2015년 1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673건의 처방 오류가 약사에 의해 발견돼 수정됐다.

의약품 처방 오류는 처방 과정에서 부적절한 약물 선택이나 용량·함량·수량·투여경로·농도·투여 속도·사용지시 오류가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임상시험용 의약품은 고주의·고위험 의약품으로 분류되는데, 만일 처방 단계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이후 조제·투여 단계의 정확한 수행 여부와는 상관 없이 약물 오류로 이어져 환자 안전에 위해가 생길 수 있다. 

연구팀은 2015년 12월부터 15개월간 국립암센터에서 발행한 모든 임상시험용 의약품 처방 1만2387건을 대상으로, 약사 중재로 수정된 673건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주사제 처방 4674건 중 오류는 338건(7.23%)으로 경구제 처방 오류 335건(7713건 중 4.34%)보다 1.7배 더 많았다. 

오류 유형은 약품배정번호 오류 283건(42.05%), 용량 오류 128건(19.02%), 투여 스케줄 오류 3건(0.45%) 등으로 나타났다. 

약품배정번호 오류는 약품배정번호를 기재하지 않거나, 틀린 배정번호 입력 또는 이전 처방의 배정번호를 복사한 후 입력하는 오류다. 약품배정번호 오류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경우 배정되지 않은 약품을 조제·투약하게 되므로, 치료군과 비교군이 바뀌는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처방 오류를 투여 경로별로 보면, 경구제는 약품배정번호 오류가 35.52%(119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총 수량 오류 20%(67건), 용량 오류 17.31%(58건), 투여기간 오류 13.43%(45건) 순이었다. 주사제 또한 약품배정번호 오류가 48.52%(164건)로 가장 많았으며, 희석 수액 관련 오류 22.19%(75건), 용량 오류 20.71%(70건), 기타 조제에 필요한 정보 누락 5.92%(20건)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처방 오류 원인에는 약물 지식 부족, 실수로 인한 입력 오류, 계산 착오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경우 임상시험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처방 형식·내용에서 기재 항목이 많고, 프로토콜별 기재항목 내용이 다르다는 점이 처방 오류의 가장 큰 원인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약효 분류별로 보면, 세포독성 항암제 처방 2132건에서는 136건(6.38%)의 오류가 발견돼 중재됐다. 표적치료제는 처방 4869건 중 329건(6.76%), 면역항암제는 처방 924건 중 127건(13.74%)의 오류가 발견돼 정정됐다.

세포독성 항암제 처방 오류는 용량 오류가 46건(33.82%)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약품배정번호 오류 35건(25.74%), 희석수액 오류 25건(18.38%), 기타 조제에 필요한 정보 누락 11건(8.09%) 순이었다.

표적치료제 처방 오류는 약품배정번호 오류가 157건(47.72%)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용량 오류 53건(16.11%), 총 수량 오류 41건(12.46%), 투여기간 오류 28건(8.51%) 순으로 뒤를 이었다. 면역항암제의 처방 오류는 약품배정 번호 오류가 69건(54.33%)으로 가장 많았다. 또 희석수액 관련 오류 30건(23.62%), 용량 오류 15건(11.81%), 기타 조제에 필요한 정보 누락 7건(5.5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표: 병원약사회지 제36권 제3호
표: 병원약사회지 제36권 제3호

처방을 발행한 진료센터별로 673건의 오류를 살펴보면, 간담도췌장암센터 184건, 유방암센터 146건, 폐암센터 97건, 자궁난소암센터 59건 순으로 높았다. 또 진료센터별 처방오류 발생률은 갑상선암센터(10.92%), 간담도췌장암센터(10.87%), 비뇨기암센터(9.79%), 자궁난소암센터(8.99%) 순이었다.

연구팀은 "대장암센터(0.83%), 위암센터(2.69%), 유방암센터(3.71%), 폐암센터(4.69%), 혈액암센터(6.62%) 등은 비교적 처방 오류 발생률이 낮았는데, 이들은 항암요법 처방이 종양내과 전문의들에 의해 이뤄지므로 처방 오류 발생률이 낮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표: 병원약사회지 제36권 제3호
표: 병원약사회지 제36권 제3호

연구팀은 "현재는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전자처방시스템을 사용하므로, 전산프로그램을 적용해 오류 발생에 대한 위험요인을 제어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전 처방의 복사 기능으로 인해 발생하는 처방 오류가 많고, 프로토콜별 처방 기재 항목·내용에 차이가 있어 이를 전산상으로 세세하게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어 "관리약사는 임상시험용 의약품 처방 오류를 예방하기 위해 연구개시모임 등을 열어 연구자들에게 프로토콜에 따른 처방 방법·주의사항에 대한 안내를 적극적으로 해야 하며, 때로는 처방 전산프로그램의 개발·적용에도 개입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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