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 "암센터 파업… 정부가 해결 위해 나서야"
환자단체 "암센터 파업… 정부가 해결 위해 나서야"
  • 강승지
  • 승인 2019.09.1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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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장기화로 암환자 치료 권리·투병의지 꺾어서는 안 돼" 주장

최근 국립암센터 노사가 파업사태를 빚고 있는 가운데,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연)가 "국립암센터 파업사태 장기화로 암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수백 명의 암환자들의 치료받을 권리를 침해하거나 완치에 대한 투병의지를 꺾어서는 안 된다"며 "노사와 정부는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국립암센터지부(이하, 노조)는 지난 6일 오전 6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국립암센터는 쟁의행위 시 필수유지업무의 범위·협정·결정 관련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규정(제42조의2 내지 제42조의4)에 따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결정한 내용대로 응급실·외과계중환자실·내과계중환자실은 100% 업무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술·투석·진단검사·응급약제·치료식환자급식·산소공급·비상발전·냉난방 업무는 40~60% 업무만 유지하고 있다. 

암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외래주사치료실·병동·외래 업무와 전국에 두 대 뿐인 양성자치혀료센터 업무에 관해서는 필수유지업무 규정이 아예 없어서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받는 암환자들의 치료에 차질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또, 암센터는 지난 2일부터 파업에 대비해 입원환자 540여 명 중 400명 이상을 동국대 일산병원·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등으로 전원시키거나 퇴원 조치를 했다. 

직원 2800여 명 중에서 노조원 1000 여명이 참여한 파업은 6일째를 맞고 있지만 사태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암·백혈병 등으로 국립암센터에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와 환자가족들이 파업이 6일째 계속되는 등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불안과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청와대 홈페이지에서는 "국립암센터 파업철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목의 국민청원이 진행 중이고, 현재 6000명 이상이 서명에 동참했다. 

국립암센터 사측은 노조의 "인력 충원, 개인평가성과급 비중 하향 조정, 시간외 수당 기준 마련, 임금 6% 인상, 수당 신설(면허수당 및 자격수당, 위험수당, 온콜수당 등), 일반직 신입직원 교육 시 예산 지원, 공짜노동 근절과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정규직화, 의료법을 준수하는 안전한 병원 만들기, 노사관계 발전과 사회공익실현" 요구에 대해 "공공기관 평가에 불리하게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정부의 공공기관 임금가이드라인을 넘을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이후 5일까지 진행된 두 차례의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 공익위원들은 1.8% 임금 인상안과 일부 직종에 대한 수당 인상안을 조정안으로 제시했다. 

이 조정안을 노조는 수용했으나 사측은 "임금을 제외한 대부분의 노동조합 요구를 수용했지만 「2019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 지침」에 따른 총액 인건비 정부 가이드라인 1.8% 범위를 벗어나는 임금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고, 기타공공기관인 국립암센터도 이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거부함으로써 교섭이 최종 결렬되었다. 

파업의 핵심 이유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 공익위원들이 제안한 1.8% 임금 인상을 내용으로 하는 조정안의 해석에 있어서 노조는 시간외수당을 제외한 임금으로, 사측은 시간외수당을 포함한 임금으로 주장하고, 노사가 그 간격을 줄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사측은 "파업기간 동안 당직의사 및 지원인력 등을 투입해 환자안전을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같은 날 노조도 "양성자치료센터가 비록 필수유지업무부서가 아니어서 전체 조합원의 파업 참가가 가능하나 '돈보다 생명을'이라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의 가치를 지키고자 인력을 추가 배치해 암환자의 방사선 치료일정에 지장이 없도록 결정했다"고 했다. 

하지만 환연은 "생명을 위협하는 암을 이기기 위해 투병하는 환자 입장에서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 일정이 의료적 이유가 아닌 노사분규로 인해 변경되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병원에서 파업을 하면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필연적으로 피해가 돌아가고, 그 피해가 환자의 사망이라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연은 "국립암센터의 설립 목적을 고려할 때 적어도 암 치료에 있어서는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항암치료실과 방사선치료실은 응급실·중환자실과 마찬가지로 정상 운영돼야 한다"며 "국립암센터 노사는 쟁의행위기간 동안 필수유지업무의 정당한 유지·운영을 위해 필수유지업무의 필요 최소한의 유지·운영 수준, 대상직무 및 필요인원 등을 정한 필수유지업무협정을 국립암센터의 설립 목적에 맞게 신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환연은 "노동부와 보건복지부 등 정부기관에서도 국립암센터 파업사태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을 경우 환자와 환자단체는 국립암센터에서 치료받는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자구행위에 나설 것이다. 또한 파업으로 국립암센터 환자에게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국립암센터 노사에 그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은숙 국립암센터 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환자와 국민들에게 "사죄드린다"는 공식 입장을 지난 10일 밝혔다. 

이 원장은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은 공공기관으로서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넘어선 인건비 상향이 불가하기에,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상조정안에 합의할 수 없다"며 "하지만 제반 사정을 정부에 호소했고 시간외수당을 별도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 이 상황이 종결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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