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부터 정한 뒤 선택과 집중해야"
만능 자소서 사양…단정한 복장에 개성 살려야

"전공·나이는 중요하지 않지만, 직무는 고려해야죠. 제약사 입사를 준비한다면 자신에게 맞는 직무를 확실히 정하세요."

3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개막하는 '2019 한국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에 앞서 히트뉴스가 만나본 제약업계 실무자들은 취준생들을 위한 조언에 대해 이 같이 입을 모았다. 

열정과 도전정신은 충분한데 서류전형과 면접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시는 취준생이 있다면, 이참에 자신이 소소하게 놓치는 게 무엇인지를 점검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히트뉴스는 취준생들의 성공적인 취업을 위해 제약바이오업계 현직 선배들이 직접 전수한 '꿀팁'을 모아봤다. 

인문·상경·예체능 전공자도 지원 가능한가요?

"먼저 제약바이오산업 특성을 파악해야 합니다. 이공계 전공자들은 제약산업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데, 인문·예체능 전공자들은 '여기는 나와 맞지 않는 곳인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습니다. 제약산업의 문호는 굉장히 넓게 열려 있습니다. 특히, 영업 직군은 전공 불문이어서 예체능 전공자 비율이 꽤 높은 편입니다. 우리 회사의 경우 체대를 졸업한 영업사원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공계 전공자가 아니어도 마케팅·영업·경영 등 다양한 부서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선배들이 많으니 자신감을 갖고 지원해 보세요."

영업 직무는 술자리가 잦다고 들어서 꺼려져요

"리베이트 법 강화 등으로 요즘 제약 영업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어요. 무엇보다도 영업직은 자사 제품의 효능·효과를 잘 설명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며, 책임감도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제약회사에서는 영업직의 경험치가 중요한 편입니다. 영업 부문 채용도 가장 많고요. 만일 영업과 맞지 않는다면 향후 직무순환제도 등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업무를 찾아갈 수 있습니다. 영업직 지원을 너무 겁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람 상대하는 걸 좋아하거나 별도 성과보상이 따르는 점을 이유로 영업이 적성에 맞는 이들은, 영업을 잘해서 큰 보상을 받기도 해요."

학사인데 연구개발직에 지원하고 싶어요

"지난해 취업박람회에서 '제가 전공이 이런데 가능한가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자신이 이공계 학사인데 연구센터에서 연구직으로 일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실제 연구직은 석·박사로 일컬어지는 고학력 스펙이 많은 편입니다. 이 같은 질문에는 '만일 연구직을 원한다면,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향후 석사 과정을 밟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는 얘기를 해줍니다. 또, '본인 전공과 상관 없이 이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요?'라는 질문에는 '영업직의 경우 전공이 제한된 게 아니어서 지원하면 같이 일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글로벌 업무 지원 시 외국어 능력은 필수인가요?

"글로벌 업무에서는 어학 능력, 특히 스피킹이 중요합니다. 저는 외국에서 거주한 경험은 없지만 외고를 졸업했으며, 회화 수업도 따로 듣고 있어요. 우리 회사의 경우 공장·연구소가 모두 해외에 있고 해외법인만 8개여서 외국인과 대화할 일이 엄청 많습니다. 기본 어학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최소한 글을 통해 소통할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참고로 해외법인은 대부분 현지인으로 구성돼있기 때문에 채용 시 최소 영어 능력을 봐요."

연구개발직도 외국어 능력이 중요한가요?

"생명과학·약대 등 연관 학과를 나와 전문성을 갖추는 것은 기본입니다. 하지만 어학능력도 중요해요. 단순한 어학 점수가 아닌, 실제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로 연구 잘하는 사람과 영어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영어 잘하는 사람을 뽑겠다고 할 정도니깐요. 최근 글로벌제약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는 사례가 점점 늘면서 어학 능력이 더 중요해졌어요. 글로벌 빅파마와 심도있는 토의를 해야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기술계약 당사자들끼리 실험 데이터를 설명해야 하는 경우도 점점 증가하고 있어요."

스펙에 자신이 없지만, 누구보다도 성실합니다

"제약사 생산 직무에서는 성실함과 인간미를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꼽습니다. 스펙만 화려한 건 선호하지 않아요. 제약 공장에서는 항상 똑같은 품질의 똑같은 효과를 내는 약이 생산돼야 합니다. 이 같은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365일 눈이 오든 비가 오든 스케줄에 맞춰 반복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반복·지루함을 느낄 때도 있어요. 이 때문에 생산직은 성실함이 더더욱 중요합니다." 

저는 눈치가 빠르고 글을 잘 써요

"언론홍보 직무는 항상 제약시장 상황을 기민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센스가 있어야 해요. 언론홍보 담당자들은 일어나자마자 휴대폰을 보고 검색하는 게 습관입니다. 또, 연락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상황을 모니터링해야 해요. 여러 업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보도자료를 쓰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글쓰기에 부담을 갖는 취준생들은 홍보 업무를 수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을 거에요. 오인·과대 홍보 또한 주의해야 합니다. 좋게 알리고 싶다는 점에 함몰돼 중요한 내용과 주의사항을 놓치는 것도 조심해야 해요. 여러 번 생각하면서 꼼꼼한 사람이 홍보 업무에 적합합니다."

자기소개서 작성이 어렵습니다

"회사마다 원하는 인재상은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희망하는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정보·문화를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자기소개서 문항에서는 이 회사가 무엇을 물어보는지 그 의도를 파악하는 게 중요한데요. 실제 회사에서 물어보는 것과 별개로 본인 답변만 하는 경우가 많아요. 동문서답이라고 하죠. 그런 경우는 좋은 자기소개서로 평가받기가 어려워요. 

맞춤법도 굉장히 중요한데, 회사명 오기가 굉장히 많습니다. 오기가 많은 이유는 제약사명은 무조건 '제약'이 붙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에요. 또, 만능자소서라고 해서, 여러곳을 지원하면서 붙여넣기를 하다가 회사명을 실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데드라인에 쫓겨서 복사·붙여넣기하면, 인사담당자는 '이런 걸 왜 써왔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여러 번 떨어져서 너무 힘들다면, 너무 무분별하게 지원하고 있지는 않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면접관들에게 어필할 방법을 알려주세요

"면접장에서는 준비 전·후 태도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항상 있어요. 어떤 지원자는 면접 점수가 굉장히 좋은데, 대기 시 자세가 안 좋다거나 늦게 오기도 하고 약간 껄렁껄렁한 느낌을 주기도 해요. 그런 친구들이 면접 동안에는 자신을 잘 포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면접 후 인사팀의 피드백이 오갑니다.

옷차림의 경우 아무리 자유로운 사풍이어도 면접 때 청바지는 아닙니다. 면접관 대부분은 40대 이상입니다. 우리 회사의 경우 발목양말을 신고온 지원자를 보면 '영업할 때 저렇게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면접 과정에서 그런 점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실수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여성 지원자의 경우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 정장이 튀지 않으니 무난한데, 단정한 베이스에서 포인트를 주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저 친구는 왜 저렇게 입고 왔을까? 좀 다른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일단 직무를 확실히 정해야 해요. '나는 무조건 제약사를 가야지'가 아닌 제약사에서 어떤 걸 하고 싶은지를 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직무를 확실히 정하고 해당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어떻게 보일지 고민해서 면접을 준비해가면 좋아요. 우리 회사 면접의 경우 완전 정장이 아닌 세미정장(셔츠·슬랙스)을 입어요. 복장은 회사마다 다른 거 같아요. 너무 눈에 띄고 화려한 것만 아니면 돼요. 단정하게만 입으면 됩니다. 우리 회사는 자율과 몰입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면접 준비를 안 했는데 준비했다고 거짓말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요. 그러면 안 돼요. 면접은 원래 긴장되는 자리에요. 물어봤을 때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고 얘기하면, 우리는 준비했을 만한 것을 물어봅니다. 면접을 보는데 어떤 분이 얘기를 잘하지 못하면, 우리는 그 사람이 잘 아는 내용을 물어봐요. 그러면 금방 답하죠. 그렇게 기회를 줍니다."

저는 부족한게 없는 거 같은데 면접에서 계속 떨어져요

"떨어졌으면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오면 됩니다. 그런데 같은 회사에서 가령 세번 떨어졌다면 그건 분명히 이유가 있는 겁니다. 그건 그 회사 문화와 너무 안 맞는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똑똑한 사람이라고 모든 회사에 다 붙는 게 아닙니다. 똑똑한 사람인데 우리 문화에 너무 안 맞고 적응을 못한다면 뽑지 않아요. 회사는 조직이기 때문이죠. 능력만이 우선은 아닙니다. 그 회사의 경영철학이나 기업문화·인재상이 중요합니다.

참고로 우리 회사 인사팀에서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직무를 제일 먼저 파악해서 그 직무에 맞는 역량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그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한 결과를 면접장에서 보여달라'고 말합니다. 이 경우 자기소개서만 봐도 티가 납니다. 진짜 우리 회사에 관심을 가지는 지원자들은 회사 필독도서까지 읽고 오는데요. 그건 진짜 기업 하나를 깊게 판 거에요. 이 회사에 너무 가고 싶어서 집중한 거죠. 그런 사람들은 면접관들 눈에 안 들어올 수가 없고, 당연히 애정이 가죠."

저는 신입사원을 하기에는 나이가 많아요

"우리 회사의 경우 나이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직급을 없애고 이름에 '님'을 붙여서 부르기 때문이죠. 이 덕분에 나이가 많은 지원자가 신입사원으로 들어와도 대리인지 차장인지 모릅니다. 사실 나이를 잘 물어보지도 않아요. 입사 시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나이 때문에 지원해서 떨어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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