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녹십자, 부광+OCI 등 파격...JW중외는 싱가포르 과학기술청과

유한양행 연구소 R&D 현장.
유한양행 연구소 R&D 현장.

합종연횡!! 제약바이오 업계가 신약개발을 화두로 외부자원과의 윈윈 시너지를 모색하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계약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JW중외제약과 일본 쥬가이제약이 1992년 50대50 공동출자로 설립한 C&C신약연구소가 싱가포르 과학기술청 A*STAR(Agency of Science, Technology and Research)와 신약개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발표했다.

이번 계약은 C&C신약연구소가 보유한 면역질환 및 항암 등 분야에서 발굴한 후보물질과 25개 연구기관 및 5000여명의 다국적 연구원을 보유한 A*STAR의 최첨단 연구시설 및 기반기술의 결합이다. 양측은 2020년까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혁신신약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내놓겠다고 밝혔다.

최근 발표된 오픈 이노베이션 계약 중에는 매출 1위인 유한양행과 2위인 GC녹십자의 협력이 가장 파격적이다. 오너쉽 중심인 국내기업 풍토 탓에 협력 보다 경쟁이 우선이었던 그 동안의 관례를 깨고 대마(大馬)들 간에 이루어진 계약이기 때문이다.

유한과 녹십자는 고셔병치료제라는 희귀의약품 개발을 첫 과제로 삼았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환자 수가 적고 개발이 힘들어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지지만 개발과정에서 제공받는 허가기관의 다양한 심사혜택이 있고 약값 또한 고가라는 점 때문에 도전해볼만 하다.

희귀의약품 개발에 성공한 이력이 있는 녹십자와 신물질 합성 기술력을 확보한 유한양행간 기술적 시너지 뿐만 아니라 투자에 따른 위험부담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매출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R&D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유한양행은 2015년 이정희 사장 취임 이후 똘똘한 바이오벤처에 투자하는 방식의 광폭 오픈이노베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 테라젠이텍스, 유칼릭스, 바이오니아, 제넥신, 파멥신, 소렌토, 네오이뮨테크, 이뮨온시아, 앱클론 등 바이오업체에 공격적 지분투자를 했으며 최근에는 개발 중심 바이오벤처(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인 브릿지바이오와 유한이 자체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을 공동개발하는 “반대방향의 오픈이노베이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연간 매출 1500억원인 부광약품이 2013년 이후부터 선보인 오픈이노베이션도 주목할만 하다. 부광은 최근 화학?에너지 전문기업 OCI와 전략적 제휴계약을 체결하고 신약개발을 주제로 한 합작투자법인(JV)를 설립하기로 했다. 세계 8개국에 32개 사업장을 운영하며 임직원 수가 4727명인 OCI는 지난해 매출만 3조6316억에 달한다. 자금력이 풍부한 OCI와의 합작으로 부광약품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현재 확보하고 있는 다수의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 발굴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평가된다.

OCI와의 합작에 앞서 부광은 신약후보 물질을 점찍고 그 파이프라인을 위한 프로젝트 투자(PFC)를 진행하는 R&D 네트워킹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일라이릴 리가 약 6000억원(5.7억달러)에 인수한 캐나다 바이오벤처 오르카파마, 편두통치료 후보물질 라스미디탄(lasmiditan)을 보유한 코루시드(CoLucid) 등에 대한 투자로 이미 3800%, 300%의 수익을 거뒀다. 부광은 북미와 유럽이 거점인 헬스케어 전문 투자캐피탈 TVM과 꾸린 PFC를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 성과를 내고 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은 “암젠과 악텔리온 같은 성공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모두 외부와의 협력과 투자를 통해 현재와 같은 혁신적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며 “최근 들어 활발해지는 국내기업들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은 제약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으로 볼 때 매우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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