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현상 단장·지동현 원장 등 바이오의약품 산업화 전략 제시

big C 2019 바이오인천 글로벌컨퍼런스

“바이오의약품은 (합성의약품과 비교해) 생산이 특히 어렵다. '제조품질관리(CMC)' 등을 초기부터 정확히 세워두면 개발 확률이 더 높아진다.”

지동현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원장은 인천광역시, 코트라, 인천대학교가 20일 송도컨벤시아에서 공동 주최한 'Big C 2019 바이오인천 글로벌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히트뉴스는 바이오의약품, 세포·유전자 치료제가 산업화에 다가가기 위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지 지동현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원장,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 사업단 단장, 김종균 유한양행 상무, 박준태 헬릭스미스 부사장의 발표내용을 토대로 정리해봤다.

(시계방향으로)지동현 국가임상시험재단 이사장, 박준태 헬릭스미스 부사장, 김종균 유한양행 상무

"CMC 기본은 일관성(consistency)"

FDA에서 규제 경험이 있는 박준태 헬릭스미스 부사장은 CMC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일관성(consistency)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바이오의약품과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제조 과정이 (합성의약품과 비교해) 훨씬 까다롭기 때문에 생산 과정 전반을 미리 마련해 두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약) 물질은 임상 3상까지 많은 제조 시설을 거치게 된다. 항상 지속적인 제품을 만드는 게 매우 중요한데, FDA에 제출할 각종 서류를 미리 준비해 둬야 한다. 예를 들어 바이오의약품은 아미노산 1개만 바뀌어도 완전히 다른 물질이 된다.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한 GMP 시설, 클린룸, 벨리데이션 과정 등을 미리 세워둬야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제(control)하고, 분석(assay)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는 특히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FDA가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또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FDA의 신속허가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걸 권고했지만, CMC 측면에서 쉽지만은 않은 도전이라 했다.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미국에서도 다양한 신속승인 프로그램을 도입할 정도로 최근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분야다. 하지만 이 분야는 바이오의약품보다 훨씬 더 CMC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신속승인 프로그램으로 빨리 허가를 받을 때를 대비해 CMC와 관련해 FDA와 디스커션 할 자료들을 미리 대비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DNA 단위로 통제해야 하기 때문에 최근 인공지능(AI) 기술까지 활용되고 있다.”

1상까지 성공확률 높은 바이오의약품…"제조와 생산에서 고배"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 사업단 단장은 기업, 학교에 신약개발 사업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특히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제조와 생산 단계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의약품은 합성의약품보다 임상 1상까지 가는 확률이 더 높은 편이다. 그러나 제조와 생산은 쉽지 않다. 개발이 완료돼도 산업화를 위해 규모를 조금만 더 키워도(scale-up) 제품을 만들 수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결국 바이오의약품은 생산기반과 기술력이 핵심이다. 개발 초기부터 어떻게 제조 과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할지가 관건이다.”

지 원장은 FDA와 원활한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TPP(Target Product Profile)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TPP는 임상시험 전 단계(pre-IND)부터 임상시험 전반에 걸쳐 약물라벨링(labeling)을 어떻게 작성할 것인가를 목표로 하고, 그 목표에 따라 신약개발을 계획하고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는 TPP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각 신약개발의 케이스라고 했다.

“TPP에 여러 항목 중 베스트 케이스와 워스트 케이스가 있다. 적어도 워스트 케이스보다 안 좋은 데이터 결과가 나오면 해당 개발은 중단해야 한다.”

이어 그는 CRO를 전적으로 믿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임상시험 프로젝트의 계획은 한정된 시간, 자원 안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CRO의 목표는 각 단계를 최대한 늘려 이득을 취해야 하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전적으로 CRO를 맡겨서는 신약개발 주기를 당기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동물모델, 세포주 등 초기 연구 투자에 적극 임해야"

김종균 유한양행 상무은 최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개발 과정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산업화 전략을 발표했다. 김 상무는 무엇보다 초기 연구에서 동물모델과 세포주 투자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통해 개발 후기 단계의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기술이전 계약을 논의할 때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동물실험 데이터가 있었다. 우리가 개발한 NASH 치료제 후보 물질이 실제로 NASH에 효과가 있는지, 단순히 체중감량 효과만 가지고 있는지 (베링거 측에서) 의문을 표했다. 그래서 우리는 살이 빠지지 않는 쥐(RAT) 모델을 만들어, 이 동물모델에서 우리의 신약후보물질이 약효가 있는지 증명하는 동물실험 데이터를 보여줬다. 이 데이터가 기술이전의 주요 데이터가 됐다.”

그는 글로벌제약사와 기술이전 할 때 결국 요구하는 것은 CMC 자료라고 했다. 때문에 다양한 세포주(cell line)을 대상으로 실험한 CMC 데이터를 글로벌 제약사에게 보여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다양한 세포주를 활용한 데이터를 마련해 두고 있다. 하나의 세포주를 개발하는 데 대략 4억원 정도가 드는데, 이 금액은 개발 후기 단계에서 감당해야 할 돈보다 훨씬 적다. 최소 2개 세포주(자체 개발과 외부 회사)를 잡아 개발 과정에 실험을 수행한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초기 단계에서 CMC에 임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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