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목적 제거, 타제품 조치확대 등 논의거쳐 최종 결정

유희상 식약처 의료기기안전평가과장

유희상 식약처 의료기기안전평가과장.
유희상 식약처 의료기기안전평가과장.

거친표면의 인공유방 보형물이 역형성 대세포림프종(BIA-ALCL)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식약처의 의료기기 안전관리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유방 보형물 확대수술을 받은 40대 국내 여성환자에서 BIA-ALCL이 첫 보고되면서 여론은 더 뜨거워지는 중이다.

국회나 언론의 비판은 문제가 된 앨러간사의 거친표면 유방보형물로 시술받은 환자와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이들에 대한 안전관리대책은 무엇인지에 맞춰져 있다.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식약처는 뭇매를 맞는 중이다.

사태의 중심에 있는 식약처 유희상 의료기기안전평가과장이 기자단과 20일 만났다. 유 과장은 식약처의 대처가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대응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또 앨러간 인공유방을 시술받은 환자가 예방목적으로 이를 제거해야하는지 여부와 앨러간 외 거친표면 제품에 대한 판매중지 확대 등 문제에 대해 추가논의를 통해 현재의 기조를 유지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현재 예방목적으로 제거할 필요는 없고 타 제품에 대한 판매중지까지 행정조치를 확대하지는 않고 있다.

이와함께 시술환자에 대한 앨러간 측의 보상문제에 대해서는 회사측 대책을 보고받은 후 “환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강력하게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유희상 과장과의 간담 내용을 질의응답으로 정리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식약처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아요. 특히 시술받은 환자들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모른다는 점이 부각됐던데요.

“거친표면 인공유방이 2007년 첫 허가됐고 유통량으로는 11만개 정도 됩니다. 재건은 1개, 미용은 2개가 쓰이고 시술받은 환자의 20% 정도가 7~8년 지나 교체를 하니까 대략적인 환자수는 나옵니다. 문제는 미용성형이 많고 대형병원 보다 의원급 시술이 많다는 겁니다. 또 환자들이 밝히기를 싫어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다보니 현재 상황에서는 정확히 어떤 환자가 문제의 유방으로 시술받았는지 파악하는게 어렵다는 겁니다.”

-식약처 대처가 늦었다는 지적도 있어요.

“7월 25일에 FDA 리콜권고를 미리 알고 한국앨러간에 미국 본사발표를 국내에서도 신속히 이행하도록 명령했어요. 그리고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등을 통해 사용중지와 리콜에 협조해달라는 공문도 보냈고요. 유방재건이나 성형수술 관련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도 홍보했어요. 우리가 홍보한 카페 회원수만 90만명입니다. 왠만한 환자들은 이 문제를 인지했을거라 생각해요. 이런 측면에선 좀 억울한 부분이 있어요.

3차례 연 전문가 회의 결론도 비슷했어요. 앨러간 보형물로 인한 암발생 사례가 아직 한국에 없고 인과관계 등도 명확하지 않다는건데 이후에 암환자가 보고됐어요. 16일에 곧바로 의료기관 사용중지를, 18일에 앨러간 판매중지 명령을 했어요. 이번달 28일까지 앨러간이 시중에 깔린 재고분을 완전히 회수하기로 했습니다.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체크하고 있어요.“

-근본적인 질문을 할게요. 앨러간의 거친표면 유방보형물로 시술 받은 환자들은 제거를 해야 하나요?

“그럴 필요는 없다는게 전 세계적인 대처방안입니다. 조기진단 할 경우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예방목적으로 제거하는 것을 권고하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시술환자들의 불안이 있기 때문에 관련 전문가들과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제거의 필요성을 판단해볼 계획입니다. 이 논의에서도 제거의 필요성이 없다고 나온다면 왜 없는지에 대해서도 납득할만한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앨러간 외에도 거친표면 제품들이 있습니다. 판매중지나 회수 조치를 확대할 생각은 있나요.

“미국은 다른 제품에 비해 암 발생 빈도가 높은 앨러간 제품에 대해서만 행정조치를 했어요. 현재는 우리도 그렇게 하고 있지만, 이 부분도 추가 논의를 할 예정입니다.”

-암이 발생한 경우를 포함해 환자보상 문제가 대두될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처리할 생각입니까?

“한국앨러간 측에 이달 말까지 피해보상, 환자 안전관리대책을 수립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했어요. 그 결과가 나오면 타당성을 검토하고 부족한 부분을 재요구할 생각입니다. 보형물 제거에서부터 예방목적 검사, 암발생 이후의 비용 등 구체적인 대책까지 요구했습니다. 시술환자들이 만족할만한 수준까지 강력하게 요구하겠다는 것이 식약처 방침입니다.”

-시술받은 환자에 대한 관리문제, 예방목적의 제거나 앨러간 외 제품에 대한 조치문제 등을 설명하셨는데, 구체적인 대책은 언제쯤 나오나요?

“FDA 조치 등을 그대로 따라가는게 아니라 전문가 논의를 통해서 우리의 대응방향을 정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움직일 계획입니다.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확정되기 까지 공개하긴 어렵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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