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국회'서 줄줄이 쏟아져 나온 정책현안들

2018회계연도 결산안 상정을 위해 19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작은 종합국정감사'를 방불케했다. 봉천동 북한이탈주민 모자 사망사건에 혈액암 유발 인공유방 보형물까지 최근 사회적 관심이 큰 현안이 발생한 것도 이유였지만,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국정감사 분위기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복지사각지대, 혈액암 유발 인공유방과 인체삽입 의료기기 안전문제, 인보사 후속대책, 일본 수출규제와 백신, 부작용 피해구제, 전공의 기피과 등이 이날 정책이슈로 다뤄졌다.

인보사 후속대책 '중앙약심 개편'=기동민 의원은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는 3707명인데 장기추적조사 등록자는 2117명이었다. 지난 13~14일 열린 코오롱생명과학 주최 간담회에는 20여명 밖에 참석하지 않았다.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령 때문에 환자모집이 어렵다고 하는데, 환자안전관리 후속대책 잘 진행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의경 처장은 "환자 안전대책과 관련한 전반적인 계획서를 받아 수정하면서 '플랜'을 다듬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이며, 믿어도 좋다"고 했다.

기동민 의원은 중앙약심 개선 추진현황과 방향성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 처장은 "개선안을 만들어서 9월 중 관련 대통령령을 입법예고하려고 한다. 위원회 선정, 배제기준, 비상임이사 참석 가능범위 등을 구체적이고 명확히 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일본 수출규제와 백신 자급화=김순례 의원은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대상 백신 중 1개 업체가 100% 점유하는 경우가 있고, 1개사가 50% 이상을 차지하는 품목도 15개였다"고 했다.

이어 "어린이 국가예방접종 대상 17개 중 4개는 100% 독점이었다. 특히 전량 수입하는 일부 백신 중 거의 90%를 일본에서 수입하는 품목도 있다. 일본이 규제하면 국민건강에 치명타"라며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이에 대해 박능후 장관은 "백신 자급화와 안정적 공급은 2년전부터 각별히 신경쓰면서 대비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 기업 독점 공급 막기 위해 제2, 제3의 공급처를 이미 확보했다"고 했다.

이어 "BCG 백신도 일본 수급이 어려웠을때 곧장 덴마크로 수입선을 바꿨다. 이렇게 공급처를 다변화해서 크게 우려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했다.

박능후 장관은 그러면서 "일본이 다행스럽게 수출 규제대상에 의약품은 넣지 않았다. 백신은 인도주의적인 영역이다. 한중일 보건장관회의에서 공공위생과 백신에 대해서는 공동대처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 한다. 크게 문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박능후 장관은 또 "(백신 자급화를 위한)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예산이 확보돼 있다. 국가필수예뱅백신 자급화라는 목표를 가지고 차근차근 사업을 추진하면서 그 전에는 물량확보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했다.

기동민 의원은 "한중일 보건장관회의에서 공동 대처한다고 했지만 확신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좀 더 백신 국산화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능후 장관은 "공공백신개발센터가 이미 착공에 들어갔고, 민간기업에도 백신 자급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여러 차례 회의를 했는데 정부가 다 할 수 없으니까 같이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국산회에 더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혈액암 유발 인공유방 부작용 피해구제=윤일규 의원은 "무과실보상을 인정하는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제도는 굉장히 좋은제도다. 현재는 의약품만 있는데 의료기기, 의료행위에도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이어 "좋은 제도가 있는데도 이용건수가 많지 않은 건 문제다. 적립금만 늘어난다. 활성화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연장선상에서 이번 인공유방 이슈도 책임을 묻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무과실보상을 인공유방 보형물 등 의료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서 보고해 달라"고 했다.

전공의 기피과 해결 대책=김명연 의원은 정부가 전공의 기피과 문제 해법으로 시행하고 있는 단기해외연수제도의 실효성을 문제삼았다. 집행률이 떨어질 뿐 아니라 성과도 매우 초라하다는 것이다.

그는 "전공의 기피과 모집현황을 보면 2017년 대비 2018년에 오히려 더 줄었다. 핵의학과는 충원률이 10%에 불가했고 결핵과는 0%다. 그런데 정부가 하고 있는 유일한 기피과 해결대책이 단기해외연수 사업 밖에 없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1년 1억원 예산에 1인 500만원 한도, 40명 인원제한으로 하는데 이걸로 되겠느냐. 예산을 늘려서 다 보내줘서 원없이 공부할 여건을 만들어주던지 뭔가 화끈한 대책을 내놓으면 될지 모르겠지만 이걸로는 기피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박능후 장관은 "몇 가지 방안이 있는 데 그 중 하나로 공공의과대를 만들어서 부족한 전공의를 공공에서 충당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면서 "아직 법이 통과되지 않았는데, 이 부분도 함께 고민하겠다"고 했다.

'양진영 국장' 일어나세요=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은 현안질의 도중 갑자기 양진영 식약처 의료기기안전국장은 호명했다. 통상 장관이나 처장 뒷편에 배석한 실국장을 일으켜 세운 건 질책성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윤종필 의원이 이날 양진영 국장을 불러 세운 이유는 달랐다.

그는 "의료기기산업육성관련 법령을 제가 발의했는데 양진영 국장이 관련단체, 기업 등과 협의해 의료기기산업발전에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감사드린다"며, 격려했다.

김세연 보건복지위원장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는 "상임위에서 양진영 국장처럼 칭찬받는 사례는 좀처럼 없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적절한 규제는 필요하지만 혁신을 발목 잡아서는 안된다. 앞으로도 잘해달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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