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협 "한의사에 리도카인 판매 도매 불기소 환영"
한의사협 "한의사에 리도카인 판매 도매 불기소 환영"
  • 김경애
  • 승인 2019.08.13 1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의, 전문약 사용 합법 인정한 것"

"전문약 사용 앞으로 더 확대할 것"

한의사단체가 한의원에 전문의약품인 리도카인을 판매한 도매업체의 의료법위반교사 등의 혐의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것과 관련,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이 합법이라는 검찰 결정을 환영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대한한의사협회는 13일 오전 11시 회관 5층 대강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수원지방검찰청은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리도카인 사용 관련 A도매상의 '의료법위반교사'와 '의료법위반방조' 혐의에 대해 불기소 결정했다. 

2017년 2월 A도매상은 국소 마취제 '리도카인'을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B한의사에게 판매했고, 한달 뒤 B한의사는 리도카인 주사제 1cc를 약침액에 혼합한 후 주사기를 이용해 C환자(40대, 여성)의 경부에 투약했다. 주사를 맞은 C환자는 심정지 상태에 빠져 응급 심폐소생술을 받은 후 아주대병원 중환자실로 전원됐으나 결국 의식불명 상태에서 사망했다. 

이 사실을 접한 대한의사협회는 B한의사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A도매상을 의료법 위반 교사·방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수원지방검찰청은 2017년 12월 B한의사의 의료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벌금형(700만원) 처벌을 결정하고, 업무상 과실치사는 불기소 처분했다. 반면, A도매상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당시 의협은 "한의사가 한약이나 한약제제가 아닌 리도카인을 쓰도록 판매한 것은 의료법 위반 교사·방조에 해당한다"고 주장·불복했다. 올해 2월 대검찰청은 불복 절차를 받아들여 재기수사명령을 내렸다.

이와 관련, 수원지방검찰청은 지난 8일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한의사가 처방하는 한약·한약제제 또한 의약품분류기준에 관한 규정에 따라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도록 규정한 점 ▲한방 분야에는 의약분업이 실시되지 않은 것을 전제로, 한의사가 자신이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동물용 의약품을 자신이 직접 조제하는 경우 약사법 제23조 제1항 및 제3항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이를 조제할 수 있다는 점 ▲약사법에 한의사가 한약·한약제제가 아닌 전문의약품을 처방하거나 치료용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명시적인 금지 규정이 없는 점 ▲보건복지부에 의료기관으로 정식으로 등록된 자에게만 인터넷을 통해 의약품을 판매해 왔고, 그 중에는 한의원뿐만 아니라 일반 의료기관도 포함된 점 ▲한의사에게 판매한 리도카인 판매 내역을 복지부에 보고해 왔고, 복지부는 이와 관련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은 점 ▲통증이 수반되는 한의치료 과정에서 통증 경감을 위해 리도카인을 함께 사용할 필요가 있어 한의사의 한방치료 외의 의료행위를 예정하고 한의원에 리도카인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들의 행위가 논리필연적으로 의료법위반행위 교사·방조로 귀결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한의협은 "검찰의 불기소결정서는 한약·한약제제 이외 통증 감소를 위한 리도카인 등 전문의약품을 한의의료행위에 사용하더라도 범법행위가 되지 않음을 확인한 것이며, 앞으로 한의사가 더욱 광범위한 의약품 사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약사법 제23조 제1항·제3항 규정이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을 금지하는 게 아닐뿐더러,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이 합법이라는 한의계 주장이 법리적으로 옳다는 것을 이번 검찰 결정이 명확하게 보여줬다고 했다.

한의협은 "불기소결정서에서 한의치료 과정에서 통증 경감을 위해 리도카인을 함께 사용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리도카인을 판매한 것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한 것은 약침요법·침도요법·습부항의 한의의료행위에서 환자 통증을 덜어주기 위한 보조수단으로 전문의약품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며 향후 한의의료행위를 위해 수면마취·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와 협진하여 전신마취를 하는 것도 한의사의 면허범위에 해당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또한, 의협이 대형 로펌을 통해 한의사의 리도카인 사용을 금지하기 위한 재항고를 무리하게 진행했는데, 이번 불기소결정를 통해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에 대한 고발도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의협은 "B한의사가 처벌받은 것은 의약품 사용으로 인한 것이 아닌 한의의료행위 외 의료를 행한 것에 대한 처벌을 받은 것"이라면서, "이번 과정을 통해 한의사의 리도카인 사용은 한의의료에 필요한 행위로서 법적인 문제가 전혀 없음을 재확인했다. 앞으로 한의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들이 더 안전하고 편리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더욱 다양한 전문의약품 사용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현장 질의응답.

한의원에 전문의약품을 납품하는 것이 합법이라는 근거=보건복지부 질의 회신에 따르면,  의약품 도매상은 약사법 제47조 제1항 제1호 나목에 의거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자 외에는 판매가 불가능하지만, 약사법 부칙 제8조에 '한의사가 자신이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한약·한약제제를 자신이 직접 조제할 경우 제23조 제1항·제2항 개정 규정에도 이를 조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어 도매상으로부터 공급받는 게 가능하다. 또, 검찰청의 불기소결정서에 적시된 6가지 근거는 한의원에 전문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이 합법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한의원의 전문의약품 사용 현황=신바로 캡슐은 자생한방병원에서 처방하던 '청파정'을 전문의약품으로 개발한 것이다. 청파정은 한의원에서 수십년간 써온 약인데, 전문의약품으로 개발된 후 양방 보험급여가 적용돼 의사들이 쓰기 시작했다. 한의협에서는 한의사 전문의약품 사용운동을 2011년부터 전개했고, 이때부터 천연물신약으로 불리는 전문의약품을 한의사들이 적극 사용하기 시작했다. 

전문의약품 리도카인의 경우 통증을 유발하는 한방치료 과정에서 경감 수단으로 사용한다. 봉침치료, 침도요법, 매선치료 등이 대표적인데, 리도카인을 통해 마취하지 않으면 고통이 극심해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많은 한의원에서 통증 경감을 위해 마취제로서 리도카인을 써왔다. 쓰다 보니 불미스러운 사건·사고가 생기기도 했고, 의협으로부터 고발도 당했다. 

응급의약품은 봉침치료를 하는 한의원에서 배치하지 않은 경우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봉침치료 과정에서 응급의약품을 배치하지 않으면 아나필락시스 쇼크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봉침치료하는 한의원에서는 불법·합법 판단 이전에 환자 생명을 위해 어떤 형식으로든 응급의약품을 배치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한의대 교육과정에 전문의약품(응급의약품) 사용법이 포함됐는지=들어있다. 한의대 교육과정뿐 아니라 보수교육에서도 실제로 가르친다. 사용법을 모르면 의약품이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리도카인 희석 방식은 봉독 사용 설명서에도 있는데, 한의사 의료행위 정의에도 리도카인을 포함한 응급의약품 사용법이 다 적시돼있다. 각 임상학과의 모든 교육은 해당 약을 활용해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이므로, 당연히 교육 범위에도 들어간다. 

환자를 사망케 한 한의사에게 벌금형이 내려졌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도매상은 봉침치료 등 통증이 수반되는 한방치료 과정에서 리도카인을 함께 사용할 필요가 있어 한의원에도 리도카인을 판매했다. 불기소결정서에서는 한의사의 한방치료 외 의료행위를 예정하고 한의원에 리도카인을 판매한 게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즉, 리도카인을 쓰는 것만으로 한방의료행위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일 한의사가 리도카인을 쓰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면, 공급도 불법이다. 그런데 캐미컬 의약품 사용 여부로 양방의료행위와 한방의료행위가 결정되는 게 아니다. 해당 약을 사용해 어떤 의료행위를 하느냐에 따라 양방과 한방 의료행위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리도카인 공급까지는 합법이 되며, 리도카인을 사용한 이후 의료행위에 따라 합법과 불법이 결정된다. 특히, 벌금형을 받은 해당 한의사는 '왕도'라는 약침액에 리도카인을 섞어서 목 부위에 투여했고, 주사를 맞은 환자는 사망했다. 그런데 해당 한의사는 자기 행위가 한방의료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 말을 검사가 받아들여서 약식기소했고, 재판은 받지 않았다.

왕도 약침이 한방의료행위가 아니라는 말인지=한의원에서 왕도약침이라 불리는 치료법은 양방에서 쓰는 '프롤로 요법'과 유사하다. 무엇이 먼저 나왔고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지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이번 사망 사건에서 해당 한의사가 본인의 어떤 행위가 한방의료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이 사건은 약식기소됐고, 환자 사망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도 무죄 처분을 받았다. 해당 한의사는 의료법 위반을 스스로 인정했고 벌금형을 받았기 때문에 어느 부분이 한방의료행위가 아니라는 점은 명확히 적시돼 있지 않다.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받았다면 보다 명확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의원의 마약·향정신성 의약품 사용 실태=국감에서 지적해 보건복지부에서 직접 전수조사에 나섰다. 당시 마약·항정신성 의약품을 쓴다고 알려진 한의원을 다 찾아갔다. 그 결과, 실제 사용은 전부 양의사에 의한 케이스였다. 즉, 의약품 신청만 한방병원 또는 한의원 이름으로 이뤄졌으며, 재단이 같거나 한방병원 또는 복수면허자에 의한 신청이었다. 이 외 리도카인 등 전문의약품과 응급의약품에 대한 실태조사도 진행됐다. 보건복지부는 많은 한의원에서 해당 약들을 비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에 대해 위법한 판단은 내리지 않고 있다.

또, 모든 전문의약품은 공급 시 그 내역을 매달 보고하게 돼 있다. 해당 제약사도 한의원에 전문의약품을 납품한 내역을 수년에 걸쳐서 정부에 보고해왔다. 만일 이게 불법이면 정부가 행정지도를 태만히 한 것이다. 불기소결정서에도 도매상이 리도카인을 한의사에게 판매한 후 그 내역을 복지부에 보고했는데 복지부는 이와 관련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불기소 결정 근거의 하나로 적시하고 있다. 

한의사의 의약품 처방 범위에 대한 복지부 고시가 예상된다=우리는 한약으로 만든 전문의약품을 한의사가 써야 하고, 한방의료행위에서 수반되는 통증을 제어하기 위한 마취를 한의사가 할 수 있어야 하며, 부작용 예방·관리를 위한 응급의약품을 한의사가 써야 한다고 수년간 주장해왔다. 법원은 전문적·기술적인 사항을 입법 과정에서 전부 다룰 수 없으며, 최소한의 명확성 원칙을 반하지 않는다면 나머지는 해석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이 부분을 입법으로 해결할지는 잘 모르겠다. 만일 복지부가 이 부분의 가르마를 타기 위해 한의사의 면허범위 고시를 만든다면 우리의 3가지 주장도 당연히 포함할 것으로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