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전문직능도 본질 추구해야 생존"
"4차산업혁명? 전문직능도 본질 추구해야 생존"
  • 홍숙
  • 승인 2019.07.30 0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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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초대석|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 교수 ①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완전히 일치하는 시대...기술의 흐름 중요
정재승 교수

4차산업혁명. 2016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언급됐다. 3년이 흘렀다. 과연 4차산업혁명은 우리의 삶을 얼마나 많이 바꿔 놓을까? 이러한 의문을 품고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 교수를 찾아갔다. 그는 세종시 스마트시티 구축 마스터플래너로 선정돼 2021년까지 총괄감독직도 맡고 있다.

인공지능(AI)은 과연 사람의 노동력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을까. 헬스케어 분야의 전문인력인 의사와 약사의 역할은 4차산업혁명 시대 어떻게 바뀌고 대체될까. 혁명을 앞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하는지 그에게 묻고 싶었다. 

“업(業)’의 본질을 생각해 보는 계기”라고 4차산업혁명을 설명한 정 교수와의 인터뷰를 히트뉴스는 2편에 나눠 싣는다. 스마트시티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은 2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4차산업혁명을 대표하는 단어들은 떠오릅니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 확 와 닿지 않아요. 쉽게 설명해 주세요.

“많은 사람이 ‘4차산업혁명’이라고 하면 인공지능, 빅데이터가 발달한 미래 정도로 생각할 것입니다. 사실 구체적인 정의가 있어요. 우리를 둘러싼 오프라인 세상과 그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상을 측정해 데이터화 한 세상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이죠. 궁극적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완전히 일치하는 세상을 우리는 4차산업혁명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역시 쉽지 않네요…오프라인과 온라인 세상이 일치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요?

“오프라인에서 벌어진 일을 데이터화 해서, 이를 분석하는 일은 예전부터 했던 일이에요. 하지만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아직 완전히 일치되지 않았죠. 그런 경우에는 인간이 처리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았어요. 하지만 두 세계(오프라인과 온라인)가 완전히 일치하면 완전히 다른 일이 벌어져요.

두 세계가 일치하면 우리는 더 이상 오프라인을 신경 쓸 필요가 없어요. 가령 네비게이션을 생각해 볼까요? 현재 네비게이션은 지도 정보가 데이터로 내장돼 있고, 자동차의 움직임을 GPS가 감지해 목적지까지 가장 빠른 경로로 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러나 현재 네비게이션이 교통에 관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나요? 4차산업혁명 시대의 네비게이션은 교통에 관한 모든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야 합니다. 가령 이런 겁니다. 보행자가 30m 앞에 있으니 속도를 줄이라고 알려주고, 2차선이 막히니 3차선으로 이동하라고 알려줄 수 있어요. 이 밖에 교통사고 현장, 공사 중 정보, 노면의 미끄러움 정보 등 우리가 목적지를 최단 시간 내에 갈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알려줄 수 있어야 하죠.

이런 세상이 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궁극적으로 운전할 사람이 필요 없어요. 그 정보를 인공지능이 탑재된 차에게 직접 주는 것이 더 안전한 상황이 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율주행이 가능해 지는 것이죠. 그러면 대리운전기사, 화물트럭 운전사라는 직업은 사라지겠죠.”

-직업이 사라지는 것. 대중이 인공지능에 갖는 두려움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지 않나요?

“맞아요. 4차산업혁명이 오면 우리가 기존해 생각하던 ‘업(業)의 근본’이 흔들리게 될 거에요. 헬스케어 분야이니까 ‘약사’라는 직업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과연 약사 대신 기계가 ‘조제’하는 기술을 구현하기 어려울까요? 처방전을 토대로 기계가 포장된 약물을 포장해 내는 것은 현재의 기술로도 구현하기 어려운 게 아닙니다. 제가 보기엔 약사들 역시 이런 시대에 대한 고민은 있으나, 일정한 목소리는 없어 보입니다.

머지않아 약사의 조제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기계가 등장할 거에요. 한시적으로 약사 자격증으로 이런 흐름을 막을 수 있겠지만 언젠가 올 거에요. 저는 4차산업혁명을 계기로 약사들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봤으면 해요. 그저 약을 팔고 조제하는 것을 넘어, 약을 통해 지역사회의 건강을 책임지는 업 자체에 근본적으로 집중해야 합니다.”

-약사를 예로들어 설명하셨는데, 그렇다면 현재의 의대, 약대 교육 시스템으로 4차산업혁명에 대비할 수 있을까요?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교육이 시급합니다. 그동안 기존 지식들을 암기 중심으로 교육해 왔고, 지금까지도 이런 교육이 일정부분 이뤄지고 있어요. 한동안 약사들과 의사들이 가진 자격증이 4차산업혁명이 진행되더라도 당장 그들의 업이 기계로 대체되지는 않도록 막을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결국 4차산업혁명은 완결 되겠죠. 4차산업명이 기존 1~3차산업혁명과 가장 다른 점은 우리가 미리 인지하고 대비할 수 있다는 거에요. 교육 시스템도 4차산업혁명에 맞게 개편돼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헬스케어 전문가들의 역할을 그렇다면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요?

“다시 한 번 약사를 예로들어 설명할게요. 약사들이 가진 전문성을 ‘조제’라는 틀에 가둬 둘 필요 없잖아요. ‘약’을 매개체로 시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약의 오남용을 막고, 예방 차원에서 약을 권유하고, 환자들의 약물 복용을 모니터링한 데이터를 분석해 신약개발에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겁니다. 궁극적으로 ‘약’을 통해 시민들과 만나는 최전선에 있는 전문인력으로서 거듭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약국의 역할은 조제가 아니라, 판매된 약이 환자의 집에서 어떻게 투약되는지 모니터링하는 거점입니다. 결국 약물 데이터를 토대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일치되는 세상이 오는 것입니다.”

-헬스케어 분야 종사자들에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책을 소개해주세요.

“현실세계 데이터가 활용돼 온라인 세계가 어떻게 구축되고 활용되는지 잘 살펴봤으면 해요. 의사와 약사 등 헬스케어 분야 전문가들은 약물 데이터를 활용해 시민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있어요. 그들은 이공계 출신이면서도 기술에 대한 두려움이 큰 조직인 것 같아요. 기술과 그리 친숙하지 않아 보여요. 어떤 책이라도 좋으니 (4차 산업혁명과 연계된) 기술에 대한 책을 읽었으면 좋겠어요.

현재 인공지능 기술은 얼마나 와 있고, 블록체인이 무엇이고, 데이터를 가지고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고,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합니다. 기술 자체를 이해하기 보다 기술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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