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약제·RSA 적용약제 확대 등 여파"

사전 자문회의 안건으로 처음 올라
가입자위원들 정기 간담회 추진

지난달 19일 열린 건정심 대면회의 모습
지난달 19일 열린 건정심 대면회의 모습

국민건강보험제도 최고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회의에서 최근들어 보험의약품 제도와 약가정책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띠게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초고가 약제가 끊이지 않고 등장하고 있는데다가 위험분담제(RSA)를 적용받는 약제가 확대되는 등 건강보험 재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약품들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탓이다.

4일 건정심 위원과 관련자들에 따르면 그동안 건정심에서 보험의약품이나 약가관련 안건은 큰 이슈가 있을 때만 한번씩 짚고 가는 수준에서 다뤄졌다. 의료서비스 행위나 수가, 주요 보건의료 이슈와 맞물린 의료공급자 현안 등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던 것이다.

그러나 면역항암제나 표적항암제, 척수성근위축증치료제 스핀라자 등 고가약제가 등장하고 급여등재와 관련한 환자들의 관심과 요구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건정심 위원들의 시선도 약제를 향하게 됐다. 구체적인 분위기는 올해 초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먼저 건정심 대면심의 대상 의약품이 약가협상 약제 전체로 확대됐다.

종전에는 위험분담제 적용약제와 일부 논란이 된 약제에 한정돼 있었다. 이 과정에서 약가협상생략 약제도 건보공단과 협상을 거치도록 절차가 변경되는 예기치 않은 상황이 건정심 위원들의 요구로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달 19일 열린 대면회의에서도 약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1) 감염치료제 빅타비정(빅테그라비어/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어), 비엘엔에이치의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 치료제 에르위나제주(엘-아스파라기나제)와 중증급성알레르기반응(아나필락시스) 응급처치 치료제 젝스트프리필드펜주(에피네프린) 등의 신규 등재안과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주(아테졸리주맙) 급여기준 확대안이 당일 안건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특히 티쎈트릭주와 면역항암제에 대해 관심을 나타낸 위원들이 많았다. 티센트릭주에 적용된 '초기치료환급형' 계약에 대한 내용과 급여범위 확대 논의에 진척이 없는 다른 면역항암제 진행상황 등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건정심 위원 중에는 특히 공익위원과 가입자위원들이 약제이슈에 관심을 보였다.

또 복지부는 건정심 대면회의 전에 안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건정심소위원회 참여단체를 중심으로 사전 자문회의를 진행하는데, 이번에 약제를 처음 다뤄지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건정심 가입자단체 워크숍
지난달 26일 열린 건정심 가입자단체 워크숍

건정심 한 위원은 "초고가 약제의 등장은 약품비 전체가 아니라 특정품목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인 수치로 보여준다. 관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건정심 참여단체 한 관계자는 "건정심 내부에서 전반적으로, 특히 공익위원들의 약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가입자위원들의 경우 별도 세미나도 갖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실제 건강보험 가입자단체 관계자들은 지난 26일 정형선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를 초청해 건강보험 제도에 대한 강의를 듣고 토론했는데 이런 행사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정 교수는 건정심 부위원장 겸 소위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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