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4-5 마케팅| 보령제약 클리닉마케팅팀 김기창 대리

“특정 약물이 남성 환자에게 처방량이 낮았다고 가정해 볼게요. 이런 상황에서 문제의식을 갖는 것이 마케팅의 시작입니다. 왜 처방량이 낮은지 질문하고, 임상 논문을 찾아봐야 합니다. 임상 논문을 토대로 분석해 본 결과 실제로 그 약물이 남성 환자에게 더 효능이 좋은 약물이라면 마케팅 핵심 메시지를 만들기 훨씬 쉽습니다.”

보령제약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기창 대리는 제약회사 마케팅 직군 취업을 희망하는 취업준비생이 갖춰야할 역량을 묻자 위와 같이 답했다. 김 대리는 보령제약 영업 직군에서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제약 마케팅 일을 하고 있다. 제품의 기획부터 출시까지 전 주기를 책임지는 마케팅 업무에 대해 들어봤다. 

김기창 보령제약 클리닉 마케팅팀 대리 

-취업준비생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보령제약에 2011년에 영업직으로 입사했습니다. 저희 회사는 마케팅 직군은 신입사원을 뽑기 보다 영업 경험이 있는 사원을 마케팅 직군으로 옮기는 사례가 많습니다. 마케팅의 기본이 고객, 시장, 제품에 대한 이해이기 때문에 영업 경험을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제약·바이오 산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는 대학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했어요. 학사를 마치고, 전공을 살려 취업을 알아 보던 중에 제약 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제약 영업 직군에 대한 취준생들이 생각하는 두려움도 있잖아요. 가령 잦은 술자리, 워라밸이 지켜지지 않는 생활 등이요.

“제 생각이 내향적이다 보니, 주변에서 제가 영업 직군을 지원한다고 했을 때 걱정어린 말들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일을 해 보니 내향적 성격이 영업 업무에 큰 지장을 주진 않더라고요. 그리고 요즘 리베이트 법 강화 등으로 제약 영업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고요.”

-제약 마케팅 직군을 준비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역량은요?

“임상 논문을 읽을 정도의 영어 실력은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회화는 자주 쓰이진 않지만 각 의약품에 대한 임상 데이터 정도는 고객(임상의)를 설득하기 위한 필수 요건입니다. 여기에 약리학적, 생물·화학적 지식이 있다면 더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요즘에는 PM 중에 약사도 많이 있습니다. 또 제약업계 뉴스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의약품 시장을 알고 있으면 좋겠죠.”

-마케팅 직군도 약대, 생명과학 등을 전공한 출신이 많나요?

“상급자로 올라갈수록 관련 약대, 생명과학을 전공한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실무자 쪽에서는 꼭 전공자 비율이 높은 편은 아닙니다. 다른 전공자가 아예 진입하지 못 할 정도의 전공 지식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임상 논문이라는 것이 정해진 포맷이 있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쓰이는 단어들이 있거든요. 초기에 이를 학습하는데 전공자가 유리한 측면은 있지만 비전공자라고 해서 논문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임상논문을 읽는 학습도 따로 진행되나요? 실제로 글로벌제약사 PM들은 자신이 맡은 품목에 대해 시험을 본다고 하는데요.

“2주마다 논문을 선정해서 데이터를 분석하는 발표를 진행합니다. 각 팀원이 일종이 스터디를 같이 진행하는 것이죠. 또 시장을 분석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매출이 하락할 때 그 원인 분석이 중요하거든요. 경쟁시장 상황, 다른 회사의 마케팅 방식 등을 함께 분석하는 작업을 거칩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면접 질문 중 10년 후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이 기억에 남아요. 당시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못 했어요. 지금 다시 답변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원한 회사의 특정 제품을 사례로 들어 보다 구체적인 답변을 할 것 같아요.”

-처음 마케팅 직군으로 취업하게 되면 어떤 업무를 맡게 되나요?

“데이터를 통해 시장을 분석하는 업무를 맡게 됩니다. 물론 데이터 뿐만 아니라 실제 현장에 나가서 의사들과 대화를 통해 현장 상황도 파악해 두죠. 이밖에 영업부에서 의사들에게 의약품을 잘 소개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가공해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마케팅 핵심 메시지도 만들죠.”

-맡고 계신 업무를 하루 일과 형식으로 설명해 주신다면요?

“현재 백신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백신은 판매 수량을 예측하는 작업이 쉽지 않아요. 판매 수량을 정확히 예측해야 반품을 줄일 수 있어 이 작업이 매우 중요합니다. 공급량을 위해 시장상황을 조사하고, 국가예방접종사업(NIP) 등 정책 변화가 있는지도 미리 파악해 둡니다. 또 영업사원이 거래처에서 얼마나 물량을 받아오는 지도 확인합니다.

백신의 경우 특장점이 분명한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핵심 마케팅 메시지를 빠르게 만들어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 거래처로 빨리 공급될 수 있도록 물류팀 등 유관부서의 협조를 구해 시장에서 제품이 선점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밖에 영업사원이 현장에서 전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자료를 만듭니다. 요즘에는 영상 자료가 중요해 국내 실정에 맞는 의약품 영상을 기획하는 일도 합니다. 또 판촉물 등 마케팅 도구가 잘 적용되는지 점검하는 작업도 함께 합니다.”

-직무를 수행하면서 어려움 점은 무엇인가요?

“제네릭 제품 마케팅은 특히 어려워요. 비슷한 성분의 제품이 여러 개 출시되기 때문에 우리 제품만의 특장점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아요. 최근 금연치료제 제네릭이 약 40여개 출시됐는데, 이때에는 환자들이 복용한 것을 표기할 수 있도록 패키지를 구성했어요. 이 밖에 비염치료제 제네릭의 경우 버려지는 의약품이 많다는 것을 포착해 소포장 제품을 만들었죠.”

-업무를 수행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을 말씀해 주신다면요?

“마케팅은 제품의 기획부터 출시까지 전 주기에 관여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봐요. 제 입장에서는 이런 측면 때문에 보람을 느껴요. 개발, 제품 포장, 디자인 등 유관부서와 제품 하나를 런칭하기 위해 많은 작업을 거쳐 실제로 실적을 확인했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직장인으로서 제약바이오 산업의 비전을 이야기해 주신다면요?

“후배나 지인에게 이 산업 군에 들어와도 된다고 자신있게 말해 줄 수 있어요. 고령화 사회에서 의약품은 필수재에 가까워 질 것입니다. 신약개발 능력을 가진 제약사는 앞으로 큰 비전이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취준생들에게 제약업계 취업을 위해 조언해 주신다면요?

“사실 저는 남들이 말하는 스펙(학벌 등)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제약업은 비교적 공평한 인사 체계를 가지고 있어요. 본인의 업무 역량에 따라 승진기회 등이 열려 있습니다. 특히 마케팅은 인센티브 체계도 잘 갖춰져 있고요. 특히 제약사 취업을 준비하신다면, 가고 싶은 제약사의 주력 제품 정도는 파악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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