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성인 대상 편두통 유병 현황·장애도 비교 조사
대한두통학회 창립 2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서 발표

편두통으로 인해 결근·결석 또는 가사노동을 하지 못한 환자가 과거 대비 2.5배 증가했다. 특히, 편두통 환자 5명 중 3명은 치료가 필요한 상태지만, 16.6%만이 병·의원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두통학회 주민경 부회장
대한두통학회 주민경 부회장

대한두통학회 주민경 부회장(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은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창립 2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주 부회장은 2009년과 2018년 국내 성인 대상으로 실시한 '편두통 유병 현황과 장애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9세 이상의 성인을 지역별·연령별·성별 분포에 비례해 할당한 비례 표본 조사로, 2009년 1507명, 2018년 2501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2018년 기준 편두통 유병률은 16.6%로, 2009년(17.1%)과 큰 차이가 없었다. 전체 인구로 환산하면 830만명이 편두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병률은 변화가 없지만 진단율과 두통으로 인한 장애 검사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됐다. 전체 편두통 환자 중 의사 진단을 받은 비율은 2009년 30.8%에서 2018년 33.6%로 약 10% 상승했다. 

편두통으로 인해 결근·결석하거나 가사노동을 하지 못한 경험이 있는 환자는 31.2%으로, 과거(12.1%) 대비 2.5배 증가했다. 학업·직장 업무·가사에서 능률 저하를 느꼈다는 응답도 44.8%로 2009년(26.4%) 대비 1.7배 증가했다.

두통으로 인한 영향을 평가하는 HIT-6(Headache Impact Test-6) 검사에서 영향 점수 평균 값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상당하거나(Substantial Impact) 심각한(Severe Impact) 영향이 있다고 답한 편두통 환자는 2019년 29.7%에서 2018년 40%로 약 1.3배 증가했다.

자료: 대한두통학회
자료: 대한두통학회

아울러 편두통 환자 5명 중 3명(66.4%)은 두통으로 인한 영향으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지만, 전문 치료를 위해 병·의원을 방문한 환자는 16.6%에 그쳤다. 

주 부회장은 "강도 높은 통증이 반복·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구역과 구토 등이 동반되는 편두통은 WHO에서 선정한 질병 부담 2위의 질환"이라면서, "이번 조사를 통해 국내 역시 편두통으로 인한 환자들의 사회적 제약이 심각하고, 그 부담이 과거 대비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편두통이 한창 사회생활을 하는 중년층에 많이 발생하는 질환임을 고려했을 때, 편두통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제약이 반복된다면 이는 곧 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병건 대한두통학회 회장은 "과거에는 두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두통을 꾀병이라 치부해 버리는 인식이 만연했던 탓에 통증이 심한 편두통 환자들도 고통을 숨기는 경향이 있었다"며, "학회에서는 2015년부터 두통의 심각성과 전문 치료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두통도 병이다'라는 메시지 하에 두통 인식개선 캠페인을 전개하며 두통 환자들의 올바른 진단과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학회는 20년 간의 주요 성과를 소개하기도 했. 1999년 국내 두통 치료 환경 개선과 학문적 연구 기반을 마련하고자 창립한 대한두통학회는 의료진이 두통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두통학 교과서를 편찬할 뿐 아니라 편두통 진료지침 개발, 지역별 보수 교육을 통해 두통 치료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전문가들에게 공유해왔다. 

또, 아시아두통학회(ARCH)의 국내 개최를 3회 진행했고, 최근에는 2023년에 개최 예정인 국제두통학회 국내 유치를 확정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 더불어 국민들이 두통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치료의 필요성을 전달하기 위해 2016년부터 1월 23일을 '두통의 날'로 지정해 매년 두통 인식개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그간 쌓아온 학회의 노력들은 올해 발간되는 '대한두통학회 20년사'에 담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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