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중압감이 큰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 시원섭섭하겠다'는 주위의 인사에 "시원하지도, 섭섭하지도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30년 넘게 그의 일하는 모습을 직간접적으로 지켜보았던 입장에서 참으로 원희목 회장다운 반응이다 싶다. 1990년 서울시강남구약사회장을 시작으로 공적 업무를 시작한 이래 그는 ① 최초 직선제 대한약사회장 ② 제약산업 육성법을 제정한 국회의원 ③ 6년간 새 방향성 찾기를 모색한 제약바이오협회장 등의 직함을 달았다. 돌이켜 종합하자면, 그는 타이틀이 제공하는 권한과 명예보다 그 자리에 부
조광연칼럼
조광연 기자
2023.02.28 06:03
-
국내 이공계 인재들의 의대 러시(Rush)가 이어지면서 의대가 이공계 인재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최근 대기업 입사가 보장되는 반도체 계약학과 합격생들이 입학을 포기한 후 의대로 진학한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린다. 이뿐만 아니라 종로학원 등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4대 과학기술원과 포스텍을 다니다 그만둔 인원은 5년 간 1105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상당수 인원은 의대에 진학한 것으로 추정된다.KAIST 대학원 총학생회는 지난 7일 '2022 대학원생 연구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K
기자수첩
남대열 기자
2023.02.22 06:01
-
노연홍 전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다음달 1일부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에 취임한다. 원희목 회장이 3년여 임기 동안 제약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큰 그림으로 꼼꼼이 그려내는데 집중했다면 그 바통을 이어 받는 신임 노 회장은 그 그림에 색깔을 차근 차근 덧입히는 책임을 맡게 됐다고 볼 수 있다. 방향성 측면에서 원 회장이 그려 낸 그림에 이견이 꼬리표처럼 달릴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첫 임기 2년 동안 그림을 새로 그리거나, 그 틀을 바꾸는데 힘을 쓸 필요는 없어 보인다. 방향성이라는 쳥사진을 받고 출발하는 노 회장 입장에서 본다면 회무
박찬하의 CLUE
박찬하 기자
2023.02.20 06:03
-
규제기관과 급여기관의 행정 기한이 겹치는 경우, 각 기관의 상황을 전달하고 설득하는 역할은 산업계의 몫이 됐다. 제약사들은 의견을 협회 측에 전달하고, 이는 각 정부 기관에 전달된다. 의견이 전달된 이후에도, 한 곳이 의견을 굽히기 전까지 상황은 해결되지 않는다. 규제기관·급여기관·민간업체 등이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자리 또한 쉽게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일례로 최근 시럽 제형의 전문의약품 상한금액 재평가를 들 수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시럽제의 상한금액(기준요건) 재평가 자료를 이의신청기간까지 제출하면 된다고 밝혔지만, 식
기자수첩
황재선 기자
2023.02.15 06:05
-
MZ세대는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당대 최고 여배우였던 고 최진실은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라는 CF 카피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에 힘입어 만인의 연인은 물론 CF퀸으로 등극했다. 당시 유년기를 보냈던 기자의 기억에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명대사를 패러디하면 이렇다. "오리지널 약가, 후발약 개발사 하기 나름이에요." 가장 핫한 치료제 중 하나는 당뇨병 치료제다. 급여등재 과정이 그야말로 관전잼이다. 취재를 하면서 가장 대비되는 오리지널을 꼽자면 한독의 DPP-4억제제 '테넬리아'와 아스트라제네카 SGLT-2억제제 '
기자수첩
이현주 기자
2023.02.13 06:03
-
"디지털 치료기기라는 정의를 명확하게 하지 않는다면, 많은 소프트웨어들이 디지털치료제라는 이름으로 무분별하게 출시될 수 있습니다."이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정의를 제도화 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그렇지만 제도 관점에서 이 관계자의 의견을 달리 해석해보면 건강관리 소프트웨어가 디지털치료제 타이틀로 출시될 경우, 이를 사전에 판가름할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 것으로 볼 수 있다. 2022년 치매 디지털치료제 이슈와 관련 법안 이슈 실제로 일어나기도 한 사안이다. 2021년 말 로완은 '국내최초 치매 디지털치료제'라는 슬로건을
기자수첩
김홍진 기자
2023.02.08 06:03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웹사이트를 주기적으로 살피는 기자들의 눈에 최근 한 행정처분 사항이 들어왔다.'휴토덱스점안제' 품목의 동등성 재평가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2개월 품목 판매업무정지 2개월 처분이 내려졌다는 공고였다. 이 제제는 포도상구균 등 토브라마이신 감수성균에 의한 감염증과 스테로이드 반응성 눈의 염증 및 안과질환 등에 사용된다.식약처는 '약사법' 제33조, 제76조,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95조 및 '의약품 재평가 실시에 관한 규정'을 근거로 제약사에 동등성 재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의약품안전평가과는
기자수첩
황재선 기자
2023.02.07 12:04
-
세상은 확실히 요지경 속이 맞는 듯하다. 지금껏 의약품을 둘러싼 걱정은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며 킴리아나 졸겐스마와 같은 초고가 혁신의약품을 건강보험에 등재시켜 급여할 수 있는지와 같은 유형들이었다. 다시 말해, 혁신 의약품들의 환자접근성 강화와 건강보험 재정건전성 간 균형점 모색에 관한 고민들이 주류였다. 이런 점 비춰보면, 감기약 수급안정화를 위한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650mg 보험 상한금액 인상은 마치 매일 등교 잘하던 모범생이 사고를 친 것처럼 낯선 장면이다. 정당 51원에서 70원으로, 여기에 1년 가산으로 최고
조광연칼럼
조광연 기자
2023.02.06 06:01
-
코로나19 3년간 그토록 많이 나왔던 그 단어는 바로 '검사'다. 어디선가 날아든 미지의 역병, 이를 위해서는 내가 그 병이 맞는지 확인을 해야 했고 그 여부를 알아야만 치료든 무엇이든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자가검사키트는 코로나 방역은 물론 누군가의 주머니까지 두둑하게 해준 귀한 물건이었다.그런 의미에서 그토록 쓰던 '검사'라는 단어는 어원부터 코로나19를 지칭하는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잡는다. 그런데 검사라는 두 글자의 한자 속에는 이른바 진단업계 안팎이 겪었던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는 듯 하다.검사하다의 '검'(檢)은
기자수첩
이우진 기자
2023.02.01 06:02
-
오시머티닙(osimertinib). 비소세포폐암(NSCLC) 중 경우의 수가 가장 많은 EGFR(표피성장인자수용체) 돌연변이를 타깃으로 한 3세대 TKI(Tyrosine Kinase Inhibitor) 치료제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타그리소정이란 이름으로 공급 중이다. 타그리소의 허가 받은 적응증은 ①EGFR 엑손19 결손 또는 엑손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 ②이전에 EGFR-TKI로 치료 받은 적이 있는 EGFR T790M 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박찬하의 CLUE
박찬하 기자
2023.01.30 06:06
-
국내서 여러 바이오텍이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병용투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맹목적 병용투여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MSD는 키트루다의 환자 반응률 개선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1500개 이상의 약물과 병용투여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바이오 기업이 MSD와 끝까지 키트루다 임상 병용을 같이 진행할 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면역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면역항암제와 병용투여를 진행했지만, 그동안 대다수의 약물들이 병용 임상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바
기자수첩
남대열 기자
2023.01.25 06:06
-
작년 PIC/S가 채택한 QP(Qualified Person, 출하 책임자)제도가 우리나라에 도입된다면 임의제조 등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위반 사례를 막아주는 방패 역할을 할 수 있을까? QP는 의약품 생산시설에서 기존 설정한 PQS(의약품품질시스템)에 맞게 올바르게 제품이 생산됐는 지 확인한 후 출하를 결정하는 최종 책임자다. 'EU GMP Annex16.'에서 정의되고 있는 이 개념을 작년 2월 PIC/S 또한 채택하기로 결정했다.QP는 의약품 품목허가권자와 함께 GMP 위반 품목의 출하와 관련된 추가적 법적
기자수첩
황재선 기자
2023.01.18 12:04
-
올해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는 기등재약(기준요건) 상한금액 재평가다. 2만여 품목의 상한금액이 수술대에 오른다. 그러나 본격적인 검토 시작도 전에 억울한 품목들이 등장한다. '디클로페낙β-디메틸아미노에탄올' 성분 해열진통소염 주사제 사연은 이렇다. 해당 성분2mg의 최초 허가자는 유영제약이다. 유영제약은 지난 1998년 식약처로부터 '젝스타주'를 허가받았다. 그러나 대조약으로는 유니메드제약의 '오베스타주'가 2013년 지정됐다.식약처의 대조약 선정 우선순위를 보면 1)신약 2)원개발사의 품목(여러 품목인 경우 허가일자가 빠른 품목
기자수첩
이현주 기자
2023.01.17 06:06
-
당신은 전도유망하며 미래 핵심 자원으로 당신의 가능성과 능력에 큰 기대를 얻고 있으며 칭찬을 듣고 있다. 그런데, 어째서 당신을 칭찬하는 사람들이 당신의 이름을 한 글자씩 틀리게 부르는가. 당신, 기분이 어떠세요?해외에서는 DTx(Digital Therapeutics)로 불리고 있는 이 의료기기가 바야흐로 대한민국에서 이 모양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핵심 품목으로 자리잡고 있는 의료기기로, 대다수가 소프트웨어만으로 이뤄져 있어 국내에서는 의료기기로 명명됐음에도 아직도 이를 디지털 치료제라고 부르는 경우는 부지기수다.2020년 8
기자수첩
김홍진 기자
2023.01.11 06:06
-
몽롱한 안개가 걷혀 드러난 자리는, 샤워부스의 거울 앞에 서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낮설고 어색하다. 그 모습이 아름답지 않지만, 전적으로 흉물 또한 아니다. 그것은 있는 그대로 날것의 모습들일 뿐이다. 조 단위 기술수출 소식들이 이곳 저곳서 팝콘 터지듯 들려오고, 자고나면 벤처기업들이 수백억 단위의 투자금을 유치했다는 보도자료가 홍보대행사를 통해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 소식처럼 밀려오던 시절 K제약바이오 생태계는 곧 닥쳐올 세렝게티의 건기를 생각하지 못했다. 안개가 걷히자 바이오벤처 3000개의 군상도 노출됐다. 드러난 현
조광연칼럼
조광연 기자
2023.01.10 06:04
-
과연 이만큼 국내 업계를 바꾼 사건이 얼마나 있었을까. 2000년 의약분업 이후 2006년부터 시작됐던 생동성 조작 파동 정도? 2011년 급작스러웠던 일괄약가? 2015년 메르스일까. 의약분업 정도의 파급력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토록 긴 기간 업계의 모든 것을 흔들어놓은 사건은 드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다.그렇다면 제약업계는 코로나19 전후로 '전진'했는가, '후퇴'했는가를 물을 필요가 있다.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고 특수를 누린 시기도 다르기에 예단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성장했다고 보는 편이 조금 더 맞
기자수첩
이우진 기자
2023.01.04 06:02
-
유튜브 알고리즘이 메간 트레이너(Meghan Trainor)의 'Made You Look' 챌린지를 여러 차례 보여주는 통에 급, 관심이 생겼다. 2022년 10월 그녀의 정규 4집 두 번째 싱글 곡인 Made You Look은 경쾌하고 솔직한 가사와 멜로디 덕분에 유튜브와 틱톡 등에서 자발적으로 챌린지(도전하고 이어가기)되고 있다.Made You Look이 무뎌질 대로 무뎌진 우리(필자) 감성의 일단을 깨운 건 경쾌하고 달콤한 멜로디, 그리고 히트뉴스라는 현실적 이유 때문이다. '바이오헬스(케어) 전문언론'을 지향하며 기성 매체와
박찬하의 CLUE
박찬하 기자
2023.01.02 06:05
-
이달 글로벌 제약사 암젠(Amgen)이 희귀질환·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 호라이즌 테라퓨틱스(Horizon Therapeutics)를 278억 달러(약 36조3000억 원)에 인수하며 관련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암젠은 호라이즌과 올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분야 최대 규모의 M&A(인수합병) 딜을 체결했다. 지난 2005년 설립된 호라이즌은 갑상선 안병증 치료제 테페자(Tepeza)를 보유하고 있고, 올해 매출은 4조5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희귀질환 한 우물만 판 호라이즌은 설립된 지 17년 만에 시
기자수첩
남대열 기자
2022.12.29 06:03
-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은 추격자 모델로 성장해 왔습니다. 카피(copy) 산업으로 평가절하되긴 했지만 제네릭의약품 생산·판매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는 제약주권(製藥主權)의 1차 버팀목이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제약바이오 산업계는 modify부터 innovate까지, 추격의 광폭 스펙트럼을 거치며 글로벌 플레이어의 말석에 신입으로 이름을 올리는 정도까지는 성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추격의 시대와의 과감한 이별은 CDMO(위탁개발생산)를 통해 현실화되는 중입니다. 물론 CDMO가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개념은 아닙니다. 위탁생산 단계인
박찬하의 CLUE
박찬하 기자
2022.12.27 18:20
-
"국내 바이오텍이 여태까지 수많은 글로벌 기술이전(L/O)을 진행했지만,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로 이어진 경험이 없습니다."취재를 하면서 만났던 한 바이오텍 대표는 K바이오 글로벌 L/O에 대한 현주소를 이같이 진단했다. 국내 신약개발 바이오텍의 역사가 짧아 글로벌 신약이 탄생하지 못한 이유도 있겠지만, 국내 바이오텍의 L/O가 전임상 단계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서 허가를 받는 것이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한 업계 관계자는 "전임상을 통해 검증받은 약물과 임상을 통해 검증받은 약물은 글로벌 L/O에 있어
기자수첩
남대열 기자
2022.12.20 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