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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신약 접근성 확대를 반대할 사람은 없다. 건강보험 약제급여 제도의 변화 방향성 역시 중증 질환에 대한 약제 치료 경험의 혜택을 넓히는 쪽으로 변화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신약 론칭을 꺼리는 국가로 전락해 있다. 건강보험 당국의 약가 및 급여 결정의 간섭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뜻이다. 전락 또는 간섭이라는 두 단어의 의미는 부정적이지만 제약주권이라는 측면에서는 꼭 부정적이라 단정하긴 어렵다. 환자에게는 마지막 희망이라고 할 수 있는 신약의 패권을 우리 또는 우리 기업이 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발생하
박찬하의 CLUE
박찬하 기자
2024.01.3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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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오리온그룹이 국내 1세대 신약 개발 바이오 벤처인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바이오)를 인수한다는 소식은 인수합병(M&A)이 드문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 생태계에 모처럼 내린 단비였다. 이번 이종산업 간 딜이 국내 바이오 산업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쳐 향후 굵직한 M&A 활성화에 있어 첫 단초가 되길 바란다.레고켐바이오는 뛰어난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받으며, 그동안 13건의 기술수출(L/O) 및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ADC 분야에서만 총 10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어 경쟁력을 입증
기자수첩
남대열 기자
2024.01.3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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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때였나. 의원에서 '딸기약'을 받은 적이 있었다. 진짜 '딸기맛'이 아니라서 실망했지만, 우쭈쭈 해주는 엄마의 응원을 받으며 먹고나니 순식간에 아픔이 사라졌던 기억은 강렬하다.'약'이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어린 나이였지만, 약에 대한 신기함과 대단함이라는 감정은 지금도 여전하다. 약에 대한 존경스러운 감정은 자연스럽게 약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제약회사와 바이오기업으로 연결됐다. 6살 나에게 제약바이오기업이란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슈퍼맨' 같은 존재였고, 지금 제약바이오 생태계에서 일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좀
기자수첩
현정인 기자
2024.01.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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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취재원으로부터 듣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제약사가 코프로모션 품목 파트너를 A사에서 B사로 옮긴다는 식의 소문이다. 상당수 진짜인 경우가 많다. 코프로모션은 특정 회사가 어느 회사랑 의약품을 공동 판매한다는 단순 의미 그 이상을 내포하고 있다.코프로모션 형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①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유통을 함께 맡기는 경우 ②유통을 맡기지 않고 판매만 맡기는 경우다. 정확한 비율은 업계 관계자들도 모르지만 대개 공동 판매사가 전체 혹은 특정 지역, 아니면 특정 의료기관 범위에 맞춰 공급권을 함께 갖는다.이같은 경
기자수첩
이우진 기자
2024.01.2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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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산업을 취재하는 이 땅의 기자들은 저번 주 금요일부터 최고로 정신없는 한 주를 보내고 있다. 제약산업사를 통틀어 전례를 찾기 힘든 이종산업 간 통합과 인수가 이뤄졌다. OCI와 한미사이언스(이하 한미)가 얼싸안는 광경을 넋 놓고 보고 있는데, 몇 일 후에 오리온이 나타나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를 낚아챘다. 사건이 준 임팩트로 치자면 OCI-한미 건에 준한다.이 일련의 사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것일까. 당사자인 4개사와 많은 매체들은 이미 해답지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OCI와 한미는 이번 딜을 '통합'과
기자수첩
박성수 기자
2024.01.18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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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수급 불안정이 여전히 문제다. 정부는 제도 개선은 물론, 매점매석 행위를 단속하겠다는 계획도 꺼내들었다. 정부가 분석한 의약품 공급 부족 원인은 제약사들의 이윤 추구로 인한 오래된 제네릭 생산 중단, 시설 및 원료 부자재 부족 등에 의한 제조 문제가 크다. 정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완제의약품의 31.3%, 원료의약품의 88.1%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제약사들은 수익성이 높은 일반약과 전문약을 위주로 생산하기 때문에 약가가 낮거나 패치제 등 특수 제형은 뒤로 밀리거나 생산을 포기하는 상황이다.정부는 작년 의
데스크칼럼
이현주 기자
2024.01.1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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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국산신약 허가 제품이 0건으로 마무리됐다. 매년 국산신약 허가 현황을 공개하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올해는 아쉽게도 작년과 동일한 리스트를 공개하게 됐다.통상 '국산신약'은 라이선스 인(L/I) 계약 등을 통해 물질을 도입한 후 허가받은 것이 아닌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고유 기술로 개발된 신약을 뜻한다. 2021년에는 △렉라자정(유한양행, 31호) △렉키로나주(셀트리온, 32호) △롤론티스주(한미약품, 33호) △펙수클루정(대웅제약, 34호) 등 4개 제품이, 2022년에는 △스카이코비원멀티주(SK바이오사이언스, 국산신약 3
기자수첩
황재선 기자
2024.01.1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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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4년 갑진년 새해 벽두부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바이오업계 사관학교'로 불리던 LG화학(옛 LG생명과학)이 선급금(업프론트)만 1억달러인 대규모 글로벌 기술수출(L/O)에 성공했다고 지난 5일 발표하면서다. 총 기술수출 계약 금액은 3억500만달러로 4000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1981년 신약 연구를 시작한 이래로 이 정도의 대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이번 계약으로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Rhythm Pharmaceuticals)에 희귀비만증 치료
데스크칼럼
강인효 기자
2024.01.08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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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의 근간은 '저분자화합물(Small molecule)'입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약 개발 역량이 향상되려면 기본적인 모달리티(Modalityㆍ치료 접근법) 개발 능력이 뛰어나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모달리티를 얹는 방식이 오래 지속될 수 있고,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기자와 만난 한 바이오 벤처 대표는 저분자화합물 모달리티 개발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저분자화합물 개발에 대한 저평가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최근 국내에서 항체약물접합체(ADC) 같은 신규 모달리티(New modality)
기자수첩
남대열 기자
2024.01.0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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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삼천리 강토에 청룡의 기운을 휘감은 아침이 밝았다.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축복으로 맞이하려는 듯 연말 포근한 날씨 속에 탐스럽게 눈이 내렸고, 몽환적 자태를 보여주고 나서는 영상의 기온에 녹아 대지로 스몄다. 겨울이면 봄도 머지않다 했다. 바야흐로 대지에 안겼던 물은 생명체로 흘러들어 활력을 만들고, 꽃을 피워 열매 맺게할 터다. 해넘이에 애잔해했던 우리는 보신각 타종에 깨어 동해의 붉은 태양을 품고 각자의 일터로 향한다.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채 맞았던 작년 제약바이오산업계는 꿈을 붙잡고 너나없이 생존 투쟁을 벌였다.
조광연칼럼
조광연 기자
2024.01.0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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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에서 학과 후배를 만난 적이 있다. 장소가 장소인 만큼 '요즘 어떻게 살고 있는지', '취업 준비는 잘 돼 가고 있는지'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그 친구는 "채용 인력 관한 정보를 어디서 얻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리고 면접만 가면 중고 신입만 가득한데, '쌩신입(인턴 등을 포함해 한번도 근무한 이력이 없는 진짜 신입을 의미하는 말)'은 도대체 어떻게 경력을 쌓아야 하나?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그날 채용박람회에서는 취업 시장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한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기자수첩
현정인 기자
2023.12.2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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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올해 초부터 신약의 혁신가치를 적정하게 보상해 주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업계와 머리를 맞댔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그리고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등으로 구성된 민관협의체는 상반기 월 1회 회의를 하고 혁신가치 보상에 대한 논의를 이어왔다. 하반기에도 공식 또는 비공식적인 미팅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국내 제약사와 글로벌 제약사의 니즈가 차이가 있는 만큼 이를 조율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그리고 1년에 걸친 결과물이 나왔다.정부는 경제성 평가 수용 범위
데스크칼럼
이현주 기자
2023.12.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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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왔습니다. 취재본부 몰래 일기장 같은 기자수첩을 끄적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마침 연말이라는 명분도 있겠다, 계간지 마감으로 모두가 바쁜 틈을 타 약간은 색다른 시도를 해 보려 합니다.원래는 제약바이오 업계의 화두를 끌어다가 글을 쓰는 것이 정상적인 패턴입니다만, 오늘은 다른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기자 본인과 히트뉴스에 대해서 말입니다. 아, 그리고 제목은 일부러 저렇게 했습니다. '히트뉴스의 비전과 언론의 역할'로 제목을 달았다간 아무도 안 보실 것 같아서요. 일단 들어온 이상 한 번 읽어 주시길
기자수첩
박성수 기자
2023.12.1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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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생산자가 운영하는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뉴스를 직거래 하던 시절이 언제였던가.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이 뉴스의 주관자임을 부정하기 어려운 시절이다. 포털의 '뉴스검색 제휴' 관문을 뚫어 보려는 언론사들은 대기표를 뽑고 줄을 서 있다. 어렵사리 1차 관문을 통과한 언론사들도 콘텐츠 제휴(CP)사가 되기위해 2차, 3차 도전에 나서려 한다. 콘텐츠 제휴사가 된다해서 뉴스 주관자의 자리를 되찾는 것은 아니다. 포털 진열대 맨 앞줄을 보장 받고, 포털로부터 콘텐츠 사용료를 지급 받는 정도에 그친다.2018년 5월 첫 기사를 송
박찬하의 CLUE
박찬하 기자
2023.12.1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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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강기능식품 광고법과 관련해 업계가 시끌벅적하다. 한 건강기능식품 업체를 운영 중인 의사 출신 사업가 여에스더씨가 '본인의 신분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허위 광고를 했다'는 혐의로 전 식품의약품안전처 과장에게 고발당했기 때문이다.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기능성이 아닌 효능 및 효과와 관련된 홍보를 하는 경우 종종 문제가 되기도 한다. 특히 특정 제품의 기능성을 의사ㆍ약사 등 의약품 전문가들이 홍보하는 경우 법률의 제재를 받는다.다만 업계에 따르면, 의사 등이 해당 제품의 연구개발(R&D)에 직접 참여한 사실만을 나타내
기자수첩
황재선 기자
2023.12.0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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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에 날아오른 민들레 홀씨 '유노비아'는 새 봄에 싹을 틔우고, 여름에 쑥쑥 자라나, 어느 가을 탐스런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신약개발을 통한 성장을 목표로 근래 몇년간 R&D 비용을 대폭 늘려 쓰다 재무건전성까지 훼손된 일동제약은 신약개발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자본금 10억원의 바이오벤처 유노비아(대표 서진식 최성구)를 출범시켰다. 모기업 일동제약에게서 들고나간 유노비아의 살림 밑천은 스타트업들의 통상 시리즈A 투자유치금과 비슷한 규모인 자본잉여금 204억원 뿐이다.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해 감원 등 강력한 자구책을 펴고
조광연칼럼
조광연 기자
2023.12.0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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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Stay hungry, Stay foolish)."'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가 2005년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에서 한 말이다. 근래 국내 신약 개발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매일 매순간 치열하게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바이오텍들의 이정표에 적혀있을 법한 문구가 아닐까 싶다.국내 바이오 산업을 대략 2년간 취재하면서 체감했던 현장의 모습은 희망으로 가득 찬 채 도전과 모험을 하기보다는 펀딩을 걱정하는 신음이 더 크게 들려왔다. 수많은 벤처캐
기자수첩
남대열 기자
2023.11.29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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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분명히 생산량을 보면 청구량 대비 많은 양이 나오고 있거든요? 모자라는 약도 있죠. 그런데 최근에 물량을 많이 들고있다가 적발되거나 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납득이 안가는 부분도 있어요."#2. "분명히 정부 쪽은 많이 공급한다고 이야기하는데 정작 지역 약국가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니다' 싶은 거예요. 공급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궁금할 때도 있고. (중략) 어떤 근거로 공급량이 평균 이상이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마치 진실게임 같은 두 관계자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최근 매일 나오다시피 하는 의약품 공급을 둘러싸고 정
기자수첩
이우진 기자
2023.11.27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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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법 제정 기념과 의약품 산업 발전 공로를 치하하는 '제37회 약의 날' 기념식이 지난 17일 마무리됐다. 2021년 국가기념일 지정 이후 처음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건강한 미래로 도약하는 좋은 약'을 슬로건으로, 국민 건강 증진에 공헌하고 산업 발전에 기여한 여러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가 이어졌다.이날 개회사, 기념사, 축사 등에는 윤석열 대통령(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 대독),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서영석 의원 및 주최 측에서 후원단체로 처음 참여한 대한약사회 최광훈 회장
기자수첩
김홍진 기자
2023.11.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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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를 제법 해본 사람이 아니어도 꽤 유명한 단어가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다. 국내 증권거래소 상장 기업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현상을 말하는 이 단어는 허상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여러 데이터에서도 국내 기업의 주가 평균은 선진국 지수와 신흥국 지수 대비 낮은 수치를 보인다.투자업계 안팎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두고 무엇이 원인인지를 갑론을박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하나는 '한반도만이 가지는 위험성' 문제다. 지정학적으로 이웃 국가의 영향을 크게 받는 데다가 북한과 수십 년동안 이어져 온 정전 역시 해외 투
기자수첩
이우진 기자
2023.11.22 06:20